영화


토정토리들 안뇽 


내가 어제(2020/01/03) 참석했던 김혜리 기자님, 최다은 PD님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GV 내용 정리해 왔어.

한시간 조금 넘는 시간이었는데 쉴 틈 없이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쏟아졌음 ㅠㅠ


최대한 중복되는 부분은 정리하고 간단하게 들고오려고 했는데, 두분의 말씀을 내가 정리한다는게 좀 월권남용(?) 같아서 최대한 그대로 들고왔어. 




※ 영화 전반적인 얘기는 물론이고 결말에 대한 이야기도 있으니 영화를 보고 읽는 걸 추천해.


- (최)라고 표시된 부분은 최다은 피디님, 표시가 없는 부분은 전부 김혜리 기자님의 말씀임.

- 문장 간 구분을 했는데 PC 디토로는 문장구분이 안돼서 나오네 ㅠ 모바일로 보는게 훨씬 읽기 편할듯 ㅠㅠ 


- 기자님과 피디님의 이야기를 내가 그저 텍스트로 옮겨서 GV에 참석하지 못한 토정토리들과 나누고자 하는 것이니 여기에서만 봐주길 부탁합니다! 

- 스크랩만 하지 말고 꼭 보고 와서 어떻게 봤는지 나한테도 알려조.... 약속해조.....






들어가면서 


  • (최) 김혜리 기자님의 책 <나를 바라보는 당신을 바라보았다>가 생각났다. 관찰과 응시, 시선에 집중하는 영화라서 반가웠다. 그런 면에서 캐롤이 생각났다. 캐롤은 감정과 표현을 폭발시키고 섹스묘사도 다르지만, 눈빛으로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고 싶다.
  • <캐롤>에 이어서 사랑을 응시의 문제로 푼 영화. 또한 예술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욕망이 사랑으로 발전하는 과정과 평행하게 그린 영화. 캐롤에 예술과 사랑의 관계, 뮤즈와 연인의 존재를 더해서 유기적으로 그린 영화. 
  • 이 영화에서 응시가 매우 중요한데, 연인으로서의 시선과 아티스트로서의 시선이 일치된 모습을 그리는 영화라고 생각함.
  • 고정된 시선과 포즈들의 숏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숏으로 정념을 그린다는 것이 매우 독특하다. 그 숏들이 그냥 정지된 이미지가 아니라 그 안에 두 사람이 함께 보낸 시간과 함께 걸은 섬의 공간이 응축됐다고 생각한다.
  • 멜로드라마의 어원이 음악+드라마의 합성어인데 이 영화는 딱 두가지만 음악을 쓰면서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영화다. 
  • 영화의 제목을 다르게 바꾼다면 “낙도의 사랑”이 어떨까. 
  •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는게 좋은 선택인 것 같다.



<바라보는 행위와 사랑의 문제>
  • 투톱 사랑영화 치고는 한 주인공이 굉장히 늦게 등장한다 (18분48초에 등장)
  • 후드를 뒤집어 쓴 엘로이즈의 뒷모습을 따라가다가 후드가 떨어지고, 머리카락이 보인다. 관객 역시 마리안과 같은 입장에서 엘로이즈를 쫓아간다. 이것은 감독이 관객 역시 마리안과 동시에 엘로이드를 처음 보게 하는 의도이다. 이 영화는 엄밀히 말하면 마리안의 아주 긴 회상의 이야기인데, 이 장면이 우리가 마리아의 회상을 따라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 사랑을 그리는 전통적인 영화의 시각은 삼각형이다. 감독, 관객, 그리고 대상화된 스크린 속의 여성. 스크린 속의 이미지화된 여성을 소비할때의 일어나는 삼각형이 이러한 데 반해, 셀린 감독은 남성적인 시선을 제거하고 두 사람의 사랑을 구경하지 않게 만듦.
  • 여기에서 남성적인 시선이라는 것은 감독의 생물학적 성별에 기반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적인 시각문화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을 일컬음.그런 시선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을 여성적인 시선의 시도와 발견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시점숏들의 고려가 이 영화에 들어가 있다.
  • 다른 사람을 그린다는 행위는 모델을 응시하고, 그 사람의 윤곽선과 실루엣을 화폭에 옮기고 저 인물을 나타내는 개성을 포착해내 형성화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화가임을 숨기고 산책하면서 모델의 얼굴을 훔쳐본 다음 밤에 그림을 그린다. 즉 보는 행위와 그리는 행위를 분리시킨다. 두 행위 간에 시간이 벌어지면서 응시한 것들을 음미할 수 있는 시간, 마음에 가라앉을 시간이 생긴다.
  • 대상을 뜯어서 본다는 것은 대개 필연적으로 관음적 욕망을 충족시키는 데에서 끝난다. 그래서 많은 남성감독들이 레즈비언 컨텐츠들을 영화로 만들어도 (진보적인 뜻으로 만들었더라도) 시선의 문제에서 이러한 함정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것을 관음적이지 않게 하고 상호적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시선을 받은 대상이 나를 바라보는 당신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 시선을 돌려주고 바라보는 사람이 되면 착취적이거나 나의 쾌락을 위해서 상대방의 신체를 이미지로 파편화 시키는 행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 이 영화의 화면 안에서 서로를 보는 두 사람도 여성이고, 감독도 여성이고, 촬영 감독도 여성(클레오 마쏭)이다. 이 클레오 마쏭 촬영감독은 두 사람을 나란히 앉아서 이야기하게 하고, 자신도 그 옆에 일직선 상에 앉아있다. 처음에 마리안이 집요하게 쳐다보고 그 시선을 느낀 엘로이즈가 다시 쳐다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주로 옆에서 촬영했다. 이런 장면들이 영화를 보석같이 만들어주고 직접 보지 않고 얘기만 들었을 때는 영화를 실체를 알 수 없게 한다.

  • 퀴어에게 왜이렇게 보는 것이 중요한가 생각을 해보면, 18세기에는 이런 사랑에 대한 명칭조차 없었다. 사회의 주류가 인정하는 구애의 과정이라는 것이 소수자의 사랑에서는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욕망에서 연애로 가는 초기 단계가 눈빛, 눈의 교환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시선을 받고 그 시선을 돌려주면 일종의 시그널이 되고 서로를 보고 보여지는 행위에서 쾌감을 찾고 둘이 그 행위에 몰입할수록 말로 표현하지 않지만 관계가 진전되고 있다는걸 퀴어 관계에서는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함. 그래서 이 영화에서 보는 행위, 보여지는 행위, 보여지는 걸 의식하는 행위는 섹스보다 더 중요하고 에로틱하다고 생각함.
  • 또한 이 영화에서 섹스의 행위가 아니라 끝나고 누워있는 장면을 우리가 본다. 이 장면에서 중요한 것은 섹스 후에 두 사람이 같이 있는 지극한 편안함이다. 보통 에로틱한 장면에서 여성의 가슴이 사실적으로 그려지지 않는데(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누워있으면 자연스럽게 납작해지는 가슴을 그대로 보여주고, 제모하지 않은 겨드랑이도 익스트림 클로즈업 촬영을 통해 하늘을 날게 해주는 오르가즘을 느끼게 하는 장소로 표현된다. 즉, 섹스에 대해 관습적으로 생각하는 절정과 성감대는 지배적인 담론이고, 헤테로섹슈얼 위주의 담론임을 퀴어의 입장에서 묘사하는 것이다.
  • 이 여성들의 섹스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다. 여성과 여성과의 관계에서 스킨십이 굉장히 중요하다. 굳이 레즈비언 사랑이 아니라도 이러한 육체적인 교감에서 오는 친밀감을 나누는 것이 섹스에서도 연장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굉장히 다른 시선을 보여주는 묘사의 영화라고 생각했다.
  • 또한 퀴어적인 면에서 동등하다는 점이다. 보통의 연애를 그린 영화를 보면 그래서 누가 먼저 주도를 하는지에 궁금해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누가 주도했는지 말하기가 너무 힘들다. 처음에 시선을 준 사람은 화가지만 그것은 예술가로서의 시선에서 잘 구분되지 않는다. 이걸 가려내기 힘든 로맨스 영화는 정말 없는 편.
  • 실제로 두 배우의 나이가 같고, 키도 똑같다. 그래서 화면에서도 누구 한 명이 밀리지 않고 동등해 보인다. 퀴어 영화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주로 10대 청소년들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캐롤이나 이 영화처럼 성인 여성들, 충분히 자아가 형성된 성인 여성들의 로맨스는 드물다는 면에서도 퀴어적인 사랑과 섹스의 유별난 동등함을 시선의 묘사와 함께 잘 차별화한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사랑의 일생과 예술작품이 완성되는 과정을 어떻게 나란히 놓았는가.
  • 이 영화에서 중요한 전환점은 화가임을 드러내고 엘로이즈의 그림에 대한 평을 듣고 초상화의 얼굴을 뭉개버리는 장면이다.
  • (최) 처음의 그림은 남성적 시선에서 그린 그림처럼 보였다. 결혼 상대의 마음에 들도록.
  • 그렇다. 엘로이즈는 원래 잘 웃지 않는 사람인데 그림을 보면 웃고 있는 점이 당황스럽다.
  • 영화가 시작할 때 마리안이 제자들에게 잘 그리려면 대상을 봐야한다고 말하는데 첫 결과물이 그러한 것은 보는 행위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그림을 파기하고, 마리안은 내 앞의 엘로이즈를 엘로이즈 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마리안은 다시 생각한다. 연애에 대입해볼때 우리가 관계에서 내가 이 사람을 이해하면서 무언가를 빠트리고 있지는 않나, 내 마음속에서 더 작게 만들거나 더 왜곡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 사람은 나를 더 괜찮은 사람으로 보고 있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나도 거기에 맞춰주려는 노력을 하고.이것이 화가의 고민과 상당히 비슷한 면이 잇는 것 같다. 
  • 이것은 엘로이즈의 어머니의 초상과 대비된다. 어머니의 초상은 일종의 상품 카탈로그 같은 느낌을 준다. 즉 모델은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 상자에 갇혀서 결혼 생활이 지속되는 동안 박제되어 있다.

  • 엘로이즈는 마리안의 뮤즈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뮤즈라는 말을 쓸 때 저작권은 화가가 다 가지고 있고 뮤즈는 움직이지 않고 말하지 않고 아름답기만 하다. 뮤즈가 주는 영감은 화가가 찾아내는 것이고, 주로 남성화가와 여성모델로 그 역할이 고정되어 있다. 하지만 그 관계가 이 영화에서는 완전히 다르게 제시된다. 마리안의 그림이 좋아지고 화가로서 비약하는 계기는 바로 엘로이즈가 마리안에게 "이게 당신이 보는 나야? 내가 이제 모델이 되어줄 테니 나를 충분히 보고 그리라"고 말하는 순간부터이다. 이러한 성장을 만들어낸 것은 뮤즈인 모델이다. 또한 조언도 한다. 소피가 낙태를 할때 너무 끔찍해서 보지 못하자 엘로이즈가 보라고 이야기한다. 화가인 마리안이 우리 삶의 일부인 그 모습을 그려야 하기 때문이다. 프로듀서의 역할까지 하는 것. 그렇게 화가 마리안은 엘로이즈의 조언을 통해 테크닉이 뛰어났던 화가에서 세상을 향해 열려있고, 변화하고 나아갈 수 있는 예술가로 본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 한 사람은 피고용인, 다른 한 사람은 고용주였고, 또 한 사람은 화가이고 다른 한 사람은 모델이었지만 이 과정을 통해서 지적으로 협력하여 예술을 업그레이드 하는 팀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감독과 배우도 시선의 담지자라는 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 보통 남성적, 이성애적인 결혼제도 혹은 애정 관계에서 사랑은 소유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은 감정을 느끼고 사랑할 때부터 결말을 알고있는 듯 보인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엄마만 돌아오시면 유지할 수 없는 관계이다. 어차피 결과에 대해서는 큰 희망은 없고 과정에 집중하는 사랑인 것이다. 사실 캐롤은 굉장히 현대의 이야기고, 이 영화는 캐롤같은 결말은 생각할 수도 없는 시대의 이야기이다. 감독은 그러한 시대성을 현대적 관점에서 전복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서로를 소유하지 못하지만, 그녀를 그려서 간직하고 소유함으로써 상대방을 실제로 소유해야하는 필요를 대체하는 사랑인 것이다. 이와 공명하는 숏이 소피가 생화를 수 놓는 장면이다. 수를 완성해갈 즈음에 꽃은 시들어있다. 두 사람의 사랑의 결말과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다. 영화에서 기억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결국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의 기억인 것이다.
  • 가지지 못할 거야 라는 공포감 같은 것은 이 영화가 대체로 사실적인데 반해 판타지적인 요소가 중간중간 나온다. 실제 웨딩드레스를 보기 전에도 마리안이 밤에 엘로이즈의 환각을 보는데 이런 장면들을 통해 사랑을 확인하기 전에도 마리안이 그런 공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음악

  • 영화 내내 음악이 거의 없다가 갑자기 영화가 뮤지컬이 되나 싶게 아주 강력하게 음악이 쓰였다.

  • (최) 최소화해서 다루었지만 어느 하나도 허투루 사운드를 쓰지 않은 영화다. 언뜻 들으면 굉장히 많은 관심을 할애하지 않은 것 같지만 나오는 것은 모두 중요하고 큰 역할을 한다. 오프닝의 콩테의 마찰음, 장작이 타는 소리, 파도가 치는 소리 등이 등장하는데, 아무리 외딴 섬이라고 해도 그렇게 파도 소리만 날 수는 없다. 마치 다른 소리는 다 제거된 것처럼 파도소리만이 소리의 세계를 지배한다. 그를 통해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내면을 예상해 볼 수 있게 한다. 

  • (최) 음악이라는 것이 처음 나오는 부분 모닥불 장면이 아주 중요한데, 당시의 음악이라면 그렇게 시작하지 않았을거 같아서 창작곡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비행기가 이륙할 때 엔진이 가동돼 날아가는 소리처럼 상당히 불협화음의 소리가 증폭된다.
  • 그 노래의 가사가 니체의 말을 라틴어로 번역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높이 솟구쳐 날수록 날 수없는 자들의 눈에는 우리가 작아보일 것이다” 영화와 너무 잘 어울린다.
  • (최) 이 노래를 기점으로 둘의 관계가 변화한다.
  • 그 노래와 드레스에 불붙은 밤 이후로 첫키스를 하고, 소피의 낙태 장면 등 강력한 장면들이 나온다.
  • (최) 악기나 다른 성별의 소리는 없이 오롯이 여자들의 목소리와 박수로 만들어진 곡이 주술적인 느낌이나 해방감을 느끼게 한다. 이 음악이 나오는 것이 1시간 17분 경이다. 이 음악이 너무나 중요하고 강렬하게 쓰여 기점을 만드는 것은 다른 사운드나 음악이 최소로 쓰였기 때문도 있다.
  • (최) 비발디의 사계 여름 3악장을 챔발로로 연주하는 장면도 초반에 등장한다. 사계 중에서 가장 강렬한 사운드로 시작부터 치고 들어가는 음악이다. 이런 강렬한 음악이 쓰이는 용례들을 살펴보면 아비규환에서 상황을 더욱 강화시키거나, 묘한 이질감이 주는 아이러니함을 주기 위해 쓰이는 경우가 많다(ex. 기생충 짜파구리). 
  • (최) 하지만 이 영화는 음악을 장식처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이 가지는 본래의 속성을 드러내면서 사용한 예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보듯이, 아주 정적인 장면, 변하는 것은 표정과 호흡 뿐인 장면에서 음악이 가지고 있는 흐름을 3악장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다 들려주면서 사용한다. 음악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를 그대로 느끼면서 화면 속 사람의 입술이 떨리고, 눈에 눈물이 고이고 호흡이 가빠지는 장면이 음악과 결합하여 관객들이 그의 감정을 오롯이 상상하게 한다. 
  • (최) 비발디의 사계는 상당히 회화적인 곡이다. 대상을 관찰하여 묘사하는데 충실한 음악이다. 바람이 부는 모습을 빠른 음표를 많이 쓰는 등으로 자연 상황을 아주 디테일하게 관찰해 음표로 옮기는데 최선을 다한 음악이라는 면에서 초상화와 매우 닮은 점이 많은 곡이라서 절묘하게 잘 쓰였다고 생각한다.
  • 감독이 이 곡을 선택한 이유는 모두가 이 곡을 알아서라고 한다. 모두가 듣는 순간 “아 그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민주적인 음악을 고르려고 했다고 한다.
  • (최) 그게 굉장히 위험한 도전이다.
  • 엘리제를 위하여를 들으면 누가 후진하는 구나 생각하는 것처럼.
  • (최) 이미 고정된 인상이 강할 수 있는 음악이 새롭게 들리도록 한 영화다.
  • 음향 관련해서 독특하다고 생각한 것이, 두 장면의 음악 모두가 화면 안 음악인지 밖 음악인지 애매하다. 화면 안이라기엔 음량이 너무 크고 잡음이 없다. 무대를 카메라가 안쳐다볼 뿐이지 사계를 연주했다고 볼 수도 있지 않나.
  • (최) 그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는게 사계 여름 3악장이면 그 곡의 중반인데 거기부터 연주를 시작했을 리가 없다.
  • 우리는 두 사람의 사계에 얽힌 추억을 이미 봤기 때문에 시적인 허용으로, 저 음악을 듣는 순간 정말 마리안의 생각처럼 아델이 마리안을 보지 못했다면 그 음악이 불러일으킨 기억으로 그녀가 고양됐을 수도 이해하거나 추리하게 된다. 실제로는 그런 구성이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

  • 음악 관련해서 또 흥미로웠던 장면이 영화 앞부분에서 음악에 대한 즐거움을 설명하기 위해서 챔발로로 연주하는 부분이다. 이 곡이 비발디의 곡이기도 하지만 사실 연주한 곡은 비발디 곡의 마리안의 기억이다. “악보가 다 기억은 안나지만 내 머리 속에 남아있는 비발디는 이거야” 라는 것이다. 이 영화의 전체적인 테마가 기억인데, 실체는 없지만 나는 그녀를 기억하고 있다, 낮에 본 그녀를 기억해서 밤에 그리는 것이 예술이고 사랑의 행위라고 이미지의 기억 뿐 아니라 음악의 기억으로 변주를 한번 더 했다는 것이 아주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 모닥불 장면이 굉장히 해방감을 준다고 하셨는데, 그날의 그 공간 자체가 굉장히 특별하다. 1760년대 사회로부터 동떨어져서 독립된 공간처럼 계급의 구분이 무의미해보인다. 서로를 보고 웃는 장면들이 이 사랑은 아마 안될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날 밤 그 장소에서만은 예외인 것 같은 해방구적인 시퀀스가 기묘한 음악과도 어울려서 영화 속에서도 특별한 구간으로 느껴지게 한다.

  • 이 섬은 굉장히 독특한 공간이다. 이 곳은 프랑스 북쪽의 브르타뉴 지방이기 때문에 꽃이나 풀이 많지 않고 오히려 척박해보인다. 그러나 두 사람이 산책을 했다는 행위 때문에 마치 섬이 만개를 한 것 같은 이미지를 준다.

  • 어머니가 집을 떠난 순간부터 집 안에 계급이 사라지는 느낌이다. 테이블에 세 사람이 일렬로 앉아서 하녀는 수를 놓고, 아가씨가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 이 세 사람을 그렇게 찍는건 인간을 나누는 여러 구분들 중에 젠더가 계급보다 앞선다는 감독의 생각을 보여준다.

  • 이 영화의 제목이 A portrait of a lady on fire이다. 유럽의 그 많은 미술관에 A portrait of a lady로 시작하는 남성 화가들의 그림 제목이 정말 많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당시 지배적인 예술계의 상황, 시각 예술에 있어서 우리가 모르는 역사, 우리가 전혀 이름을 알지 못하는 여성 화가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잘 알고 있는 고전주의 테마를 두 여자가 어떻게 다르게 해석하고 전유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 오르페우스와 에우르디케의 이야기가 엠블럼처럼 아주 옹골차게 영화 안에 들어있다.
  • 이 이야기를 우리가 해석할때 보통 두가지로 해석한다. ‘그냥 슬픈 운명이야’ 혹은 ‘남자 주인공의 실수야’. 즉 여기서 에우르디케의 주체성은 하나도 없다. 그는 남자 주인공이 실수를 해서 희생된 여자일 뿐이다. 근데 영화 속 이 두 주인공은 이를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다. 마리안은 ‘오르페우스가 예술가이기 때문에 가장 사랑이 충만했을 때 순간의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는 것을 선택한게 아닐까’ 하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엘로이즈는 (선조 페미니스트 답게) 에우르디케가 “뒤돌아봐”라고 얘기 했을수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되면 남자의 실수, 운명이었던 이야기가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갖게 되고, 이 영화의 주제인 이미지와 실체, 소유와 기억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이 영화의 결말 부분에 아빠의 이름으로 서로를 마주보고 이별하는 것처럼 그려진 마리안의 그림이 등장한다.

  • 전시회 장면에서 그 그림에 담긴 진짜 의미를 대중들에게는 비밀로 남겨두는데, 두 사람의 이별에서 에우르디케와 오르페우스의 이별을 마치 재현하듯이 표현된다. 몇 번의 엔딩이 있는 느낌을 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 콘서트 장면에서도 에우르디케와 오르페우스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마리안은 엘로이즈가 자신을 못봤다고 생각하지만 만약에 엘로이즈가 봤다면, 너무나 돌아보고 싶은데 선택을 했다고 상상한다면. 우리의 마지막 이미지를 간직하고 여기서 시선을 맞추지 않기로 선택한다면 여기에도 간접적으로 에우르디케와 오르페우스의 고전이 전유되고 감독에 의해 재활용 되었다고 생각한다.
  • 파도 앞에 초록 드레스를 입고 서 있는 프레임에서 엘로이즈는 거대한 자연 앞에 나약해보이고 추운 것 처럼 마치 시대의 흐름, 즉 결혼을 해야한다는 것을 거스르지 못하고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의 실루엣은 아주 밀도 있고 단단해 보인다.

  • 감독은 영화와 관련해 언급한 화가는 카미유 코로 라는 프랑스 화가이다. 인상주의보다 조금 앞서서 낭만주의와 사실주의에 입각해서 풍경화와 인물화들을 그렸는데, 야외에 나가 있는 여성들을 많이 그렸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감독은 풍경화인데 빛이 풍경 안에 서 있는 한 여성에게서 빛이 나오는 것처럼 보이는 코로의 그림에서 이번 영화의 힌트를 많이 얻었다고 한다(보여주신 작품명: Evening star).

  • 이 영화는 화가와 모델, 미술에 관한 영화지만 한 숏 한 숏이 회화같이 보이도록 찍은 영화는 아니다. 그 시대의 화가를 오마주해서 스타일을 연출한 영화는 아니고, 오히려 두 사람의 관계와 영화의 주제를 카메라의 앵글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초점을 둔 영화다.

  • (최) 두번째 볼 때 초반에 마리안이 초록 드레스를 입고 모델의 자리에 앉아보는게 내가 너가 되어보는 경험을 하고 서로가 서로가 되어보기 위해 애쓴 모습이 생각이 났다.
  • 두 사람의 섹스신에 겨드랑이를 이용해서 희열을 느끼는 장면 다음에 둘이 가만히 서 있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엘로이즈의 눈동자색이 마리안의 눈동자색으로 잠깐 변한다. 그 한 컷으로 내가 너가 된다는 이미지를 보여준 것 같다.


  • 이 영화를 젠더정치학적으로 어렵게 해석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예술을 통해서 사랑을 발전시킬수도 있고 사랑으로 예술을 더 성장시킬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나에게 저 영화가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어 라는 의식 하나도 없이 영화적인 언어만으로 전달한 흠결을 찾기 힘들었다는 것이 전체적인 감상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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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ry_1 2020.01.04 22:57
    나도 어제 같은 GV를 보고 왔는데 정리 고마워. 글로 다시 읽어봐야지.
    이번 칸느 각본상이란것만 알고 봤는데 감독님이 연출도 잘하셨고 촬영도 음악도 그리고 거의 여자 캐릭터들만 등장한것도 좋았고 GV까지 완벽했어.
    이 영화 또 보고 싶어.
  • W 2020.01.04 23:22

    같은 장소에 있었구나! 반갑다! ㅎㅎ 

    엽서 계속 왔다갔다 하면서 그림 본다 ㅠㅠㅠㅠㅠ

    영화 계속 생각나서 유튜브 예고도 주야장천 보고있어 ㅠㅠ 빨리 다시 보고 싶어. 

  • tory_2 2020.01.04 23:21
    부국제에서 보고 여전히 앓고 있는데 정성 글 고마워 내가 놓쳤던 부분, 언어화하지 못했던 것들까지 명쾌하게 지브이에서 다뤄졌구나 싶어 ㅠㅠ 정말 너무 잘만든 영화였어.. 황홀
  • tory_4 2020.01.04 23:42
    와 못가서 너무 아쉬웠는데 이렇게 정리해줘서 너무나 고마워 톨아. 부국제에서 보고서 가슴이 벅차오르던 영화였는데 텍스트를 읽으니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 다음에 또 보고서 다시 이 글을 찾아와야겠다. 고마워 정말!!
  • tory_5 2020.01.04 23:57
    와 GV 미쳤다 너무 알차다ㅠㅠㅠ
    너무 잘 만든 영화고 독보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감독의 섬세한 고민들이 총체적으로 모여 이렇게 좋은 영화를 만들었구나 싶네ㅠㅠ
    개인적으로 에우르디케 이야기~이별장면까지의 흐름 너무 좋아하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엘로이즈가 마리안을 봤을 수도 있지만 우리의 마지막 이미지를 여기서 간직하기 위해 시선을 맞추지 않았다는 해석 너무 소름돋고 좋다!!! n차 찍을 때마다 이 글 복습할래ㅜㅜ 톨이 너무 고마워
  • tory_6 2020.01.04 23:5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2/09 18:40:12)
  • tory_7 2020.01.05 00:33
    나도 갔었는데 이걸 다 정리해서 올려주다니 찐톨 최고다ㅠ엄청난 정성글 추천할께
  • tory_8 2020.01.05 01:34
    나도 여기 있었음 ㅠ 영화 좋았던 건 당연하고, 혜리기자님 감상도 너무 좋아서 중간에 나도 모르게 박수침 ㅋㅋㅋ 정리해 줘서 고마워...! 개봉하면 두세번 정도 더 볼 거야
  • tory_9 2020.01.05 04:40

    올려줘서 고마워. 영화 보고 난 후에 읽고 싶어서 스크랩해두고 간다ㅠㅠㅠ

  • tory_10 2020.01.05 22:37
    여기 갔던 사람 많네! 나도 다녀왔는데 정리 고마워!
  • tory_11 2020.01.16 22:35

    정성글 정말 고마워. 드디어 개봉하고 읽어봤다.

  • W 2020.01.17 01:09

    재밌게 잘 봤니 ㅠㅠㅠ 오늘 개봉날이라 안그래도 보고 온 토리 있나 궁금해따 ㅠㅠㅠ

  • tory_11 2020.01.18 18:17
    @W 진짜 재밌게 봤어 ㅠㅠ 보고 와서 찐톨이 올려준 GV 정리글 읽고는 오늘 2차 찍고 또 읽어 볼려고 들어왔어. 정리글 한번 더 고마워!!
  • tory_12 2020.01.17 02:29
    캠프파이어?씬 노래 가사 의미 궁금했는데 예상했던것보다 더 좋다 ㅠㅠㅠㅠ 토리글 덕분에 영화가 더 여운이 남네 고마워!!
  • tory_13 2020.01.17 17:18
    ㅠㅠ 나이거 글 오늘에서야 드디어 읽었어...어제 개봉날 보고왔어...GV 보니까 더 좋네...소장해서 돌려보고싶은 영화네...스크랩!!! 정리해줘서 고마워
  • tory_14 2020.01.17 19:15
    오늘 보고 와서 이 글 읽는다ㅠㅠ 다시 이렇게 곱씹어보니까 더 좋네.. 사운드 좋은 mx관에서 2차 찍어야겠어
  • tory_15 2020.01.17 22:30
    진짜 나는 영화의 일부만 느끼고 왔네ㅜ 서로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또 봐도 좋겠다
  • tory_16 2020.01.18 16:30
    영화보고와서 읽었다 정말 좋다 ㅜㅜㅜ
  • tory_16 2020.01.18 16:31
    글 올려줘서 고마워ㅜㅜ 나는 왜 이 gv룰 놓쳤는가
  • W 2020.01.18 18:17

    김혜리의 필름클럽 이번 회차에 이 영화 다루셨는데 내용 비슷해 찾아서 들어봐!

  • tory_17 2020.01.19 19:27
    영화 보고 왔는데 이 글 읽고 나니 한번 더 보면 영화를 온전히 더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2차 찍어야지ㅋㅋㅋ 정성글 고마워!
  • tory_18 2020.01.20 20:41
    영화보고와서 읽을려고 스크랩해뒀는데 보고와서 읽으니까 역시 더 좋다! 약간 아리송했던부분들이 명확해지는 느낌이야
  • tory_19 2020.01.20 20:58
    영화 보고 나서 읽으니 너무 좋다 ㅋㅋ 정성글 고마워!
  • tory_20 2020.01.21 17:55
    고마워. 오늘 보고 와서 읽으려고 드릉드릉 했어.
    마지막 장면을 마리안의 독백으로만 생각해서 해석했는데. 김 기자님 말마따나 엘로이즈가 "보지 않음"을 선택했을 수도 있겠다 싶어. 단지 음악만으로 추억을 되새기며 그렇게 오열하지는 않았겠다 싶기도 하고.

    보고나서 해석의 여지도 많고, 상징과 암시도 곳곳에 숨어 있어서 즐겁고도 시린 영화더라. 시작부터 끝을 정해놓은 사랑의 모습에 영화 막바지에 계속 울음이 터져서 힘들더라고. 진짜 좋은 영화야. 완벽하더라. ㅠㅠ
  • tory_21 2020.01.22 00:43
    2차 하고싶어지는 글이다 ㅜㅜ 1차를 좀 작은데서 봐가지고 2차는 큰 좋은 영화관에사 보고싶다 ㅜㅜ
  • W 2020.01.22 22:04
    28일 코엑스 메박/대구 메박 MX 취소표 존버해보자!!
  • tory_22 2020.01.27 22:58

    오늘 보고 와서 이 글 읽었는데 2차 땡긴다 텍스트로 남겨 줘서 고마워 해석 좋다 필름클럽도 들어 봐야겠어

  • tory_23 2020.01.29 21:32
    오늘 보고 왔어. 영화가 내 가슴에 불을 질러서 아직도 두근거림.... 찐톨아 글로 잘 정리해줘서 고마워.
    난 마지막에 완전 마리안느에 과몰입해섴ㅋㅋ엘로이즈 얼굴 보는데, 만약 마리안느가 뒤를 봐라고 했으면 엘로이즈가 시선을 돌리지 않았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들더라ㅋㅋ
  • tory_24 2020.02.20 03:06
    나도 오늘 보고 와서 (내리기 직전에 간신히) 뒤늦게 글 찾아봤어 영화도 글도 다 너무 좋다 ㅜ 글 올려줘서 고마워!
  • tory_25 2020.03.02 14:02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10/25 11:19:08)
  • tory_26 2023.04.07 23:04
    영화관에서 봤더라면,,
  • tory_27 2023.05.07 04:11
    와 솔직히 보고 별 감흥 없었는데 이 글 보고 다시 봐야겠단 생각이 들어 내가 놓친게 많은거같다 ㅠ
  • tory_28 2023.08.11 16:28
    갑자기 생각나서 오늘 넷플 2차 관람 후 감성에 젖어 관련글 찾아왔어. 좋은 글 고마워
  • tory_29 2023.09.14 14:01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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