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 글은 유전(조금), 미드소마(스포 많음), 서스페리아(아주 살짝, 내용스포 없음) 세 작품에 대한 스포가 있어!


최대한 자제했지만 안 본 톨들 '뒤로' 눌러줭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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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소마 보기 전, 어제 아리 에스터 감독의 전작 '유전'을 봤었어.

다들 유전을 많이 극찬하기도 했고, 최근 공포 영화 중에서는 호평이 자자해서 궁금했었는데 무서울까봐 안봤었거든ㅠㅠ
그렇지만 미드소마 보러 가기전, 그래도 감독의 전작은 한번 보고 가자~ 해서 어제 급 보게 됨!!!


영화가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무서웠는데ㅜㅜㅜ 솔직히 유전은 이상하게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어ㅠㅠㅠ

나 톨은 영화볼때 주인공한테 감정이입을 심하게 함 ㅋㅋㅋㅋ 그래서 영화에 따라서 기쁠 때도 있지만
어떨 땐 굉장히 우울하고 슬프고 기가 잘빨리는 타입이라 그런 영화는 후유증이 좀 크고 오래감 ㅋㅋㅋ

역시 유전을 보고도 나톨은 또 감정이입을 심하게 해버림 ㅋㅋㅋㅋ

엄마와 아들 피터와의 대화와 싸움에서, 내가 엄마랑 부딪힐 때 상황이랑 너무나도 오버랩되서 이상하게 내가 마상입음ㅠㅠㅠ

피터 눈빛이랑 표정을 보고 헐 ㅠㅠㅠ 하면서 내가 다 상처입어버림 ㅠㅠ ㅋㅋㅋㅋ
알렉스 울프라는 친구가 연기 잘해서 내 마음이 더 아팠을 수도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유전은 내가 피터가 되어가지고 죄책감에 슬픔에 마상도 입고 어제 내내 우울했어 ㅠㅠㅠ




그리고 대망의 오늘, 미드소마를 보고 왔당!

고어하다고 해서 엄청 걱정했엉. 잔인한 거는 잘 보는데, 고어한 건 좀 잘 못본단 말야.
내가 다 아픔이 느껴지는... 고통을 표현하는 그런? 고어일까봐 걱정되었음 ㅠㅠㅠ

얼마전 개봉한 서스페리아는 솔직히 진짜 엄청 불쾌했거든? 막 내가 다 아프고 고통스럽고 극한에 몰고 이래서 (글고 노골적인 묘사들이 넘 불편)

진짜 너무나도 불쾌하고 기분 나빴는데 이 영화는 보고 나서 오히려 기분이 홀가분해지더라!



대니의 감정선에 쭈욱 따라 가다보니 대니의 마지막 선택과 표정이 이해되더라구 ㅠㅠㅠ

대니는 그동안 마음이 참 많이 아팠는데 표현도 못하고 괜찮아 보일려고 노력하고....
아무렇지 않아보일려고 남친이나 남친 친구들한테 괜찮다고 억지로 웃어보이고...

부모와 동생을 한번에 잃은 그 슬픔이 너무나도 커서 누군가가 살짝 그런 운을 띄우면 도망치듯 그 자리를 벗어나는 대니였는데ㅠㅠ

주변에는 대니를 진심으로 보듬어 주거나 대니의 슬픔을 제대로 봐주는 사람이 없더라 ㅠㅠ

남자친구라는 놈은 속으로 헤어질 생각 하고 있으면서 그 관계를 질질 끌지 않나 회피성에 가스라이팅에 무관심한 태도로 대니를 대하면서 널 위한다는 개소리 시전하는 거 보고 정말 대니가 안쓰러웠어 ㅠㅠㅠㅠ (이런 개 똥차한테서는 제발 벗어나! 하고 소리치고 싶었음)

남친 친구들도 역시 끼리끼리... (끼리끼리는 사이언스) 하지 말라는 짓은 기어코 하는 놈(조쉬), 뇌에 든게 없어서 하는 짓마다 사고치는 놈(마크),
펠레라는 이 놈도 소름끼치는게.... 진짜 첨부터 끝까지 뭔가 다 계획한 놈 처럼 부추기지도 않고 말리지도 않아.
크리스티안이 뭘 마시거나 지 친구들에게 뭔가 사건이 터질때 펠레의 표정은 "계획대로 되고 있군~후후" 이런 느낌이 들었어.

펠레와 그 마을 사람들이 짜 놓은 빅 픽쳐에 대니와 그 친구들이 희생된 거 같기도 하면서, 그 친구들이 지은 죄로 벌 받는 느낌이라 묘하더라구.

만약 크리스티안의 시선으로 그려졌다면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이 달랐겠지만 미드소마는 대니의 시선으로 그려져서 대니의 아픔의 깊이와 대니가 받은 고통이 나 톨에게는 크게 다가옴 ㅠㅠㅠ


호르가 마을 사람들이 대니의 아픔을 이해하려고 같이 울어주는 장면은 처음에는 괴기했어.

가장 가까운 관계의 남친과 친구들은 심리적으로 가장 멀고 대니와 관계도 없는 사람들이 오히려 심리적으로 가까워지다니... 이것도 진짜 묘하더라.

호르가의 여인들이 같이 대니와 울어주면서 점점 대니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울어주는 것 같이 느껴졌어. (아마 이때 대니가 마음이 바뀐 거 같아)

대니는 크리스찬의 그 장면을 보고 배신감과 알 수 없는 혐오감 여러 감정이 들었을테고, 그것을 함께 울어주고 분노해주던 호르가의 주민들에게 더 마음이 갔겠지.

그리고 9인을 고를때 아마 대니는 고민없이 크리스챤을 고르지 않았을까?

크리스챤의 비명이 들리지 않았지만 대니의 마지막 표정 만으로 통쾌함을 느꼈어. 어떤 관객들은 이 영화를 보고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는데 내가 그랬어.


영화 내내 입꼬리가 내려가있고 슬퍼하고 힘들어하던 표정의 대니가 처음으로 밝게 웃는 얼굴이 아. 대니의 마음의 짐이 내려갔구나. 하고 안도감이 들더라.

비록 그 곳이 미친 놈들 소굴이지만 대니가 그곳에서 호르가 마을 사람들이 하는 말처럼 가족이 생겼고,
대니의 아픔과 괴로움이 씻겨 나간 것처럼 보여서 좋았어.

분명 감독이 말하는 바나 숨겨놓은 사실들을 다 알진 못하겠지만 나는 생각외로 심리적으로 위안과 힐링? 이 되더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말이 좀 이상하고, 이상하게 느끼는 톨들 있겠지만 ㅋㅋㅋ 대니를 아프게 하고 힘들게 하던 놈들이 벌 받은 것 같아서 통쾌하고 마음이 후련했어.

아리 에스터 감독이 상실에 대한 과정을 좀 잘 그리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

또 심리적으로 약해진 상태의 사람들이 사이비에 잘 빠지는 이유가 보이기도 했고, 그래서 사이비 놈들이 그런 부분을 노리겠구나 하고 느껴졌어.

또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들더라. 영화 자체는 좀 징그럽고 기괴한 부분들도 있는데 색감도 예쁘고 시체장면도 보는데 힘들진 않고 꽃과 과일로 장식해서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하더라구.

남들에게 쉽게 추천하진 못하겠지만 또 보고 싶은 이상한 영화였어 ㅋㅋㅋㅋ



횡설수설한 긴 내 감상평을 읽어줘서 고맙구!
마무리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서
톨들아! 요즘 사이비 많으니까 조심하자!
(혼영하고 나오면서 집 가는 길에 사이비들한테 세번이나 잡힘;;;)
  • tory_1 2019.07.11 23:14
    초반부는 진짜 감정적으로 힘들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대니가 웃을때 따라웃게 되는 영화야
  • tory_2 2019.07.11 23:26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06/16 22:53:17)
  • tory_3 2019.07.11 23:27
    유전은 마지막이 별로였는데 미드소마는 후반으로 갈수록 좋아지더라! 대니가 영화 내내 울상이었는데 마지막에 환하게 웃을 때 되서야 홀가분해졌어 나두 ㅋㅋ 근데 영화가 너무 길어서ㅜ 러닝타임을 조금만 더 줄여도 괜찮을텐데 아쉽다
  • tory_4 2019.07.12 02:19
    대니에게 초반부터 감정이입해서 그런지 나도 좋았어. 비록 사이비긴 하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대니는 더 행복할 것 같음 우리 모두 사이비 조심하자 신천지 안돼 대증진리교 안돼
  • tory_5 2019.07.13 16:16
    이 글 너무 공감된다
  • tory_6 2020.01.20 14:28

    황석희 번역가의 감상평이 "관객의 멘탈을 제물로 삼은 민속전통 호러" ㅋㅋㅋㅋㅋㅋ GV에서 들었는데 왜 힐링무비라고 했냐는 질문이 나오니까. "누가 힐링의 대상이라는 얘기는 안 했어요. 사실은 대니의 힐링 여정극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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