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해변에서 혼자 (2017, 홍상수)
※이하 리뷰 스포일러 있음
참고로 나는 예술가의 사상/윤리와 그 사람의 예술은 달리 평가하는 사람이라는 걸 먼저 밝힐게
즉 이 영화도 만약 영화 자체로 좋았음 충분히 호평했을 거임
근데 이 영화의 문제는 뭐냐 절절한 위악과 자기 모에화가 심각함
그냥 영화를 만든 사람의 사상 자체를 이야기로 만든 거라 사상 얘기를 안할 수가 없음
이 영화는 그냥 대놓고 영화감독이랑 불륜한 여배우 김민희 얘기임 이름은 좀 달리 나오고 감독 역할도 다른 배우가 하지만 그게 그거임
근데 김민희가 술먹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대화를 하면서 자기 사상을 푸는데
우웩... 그게 진짜 장난이 아님
일단 김민희는 그 불륜 건이 알려져서 영화계에도 문제가 있고 감독이랑은 지금 사이도 좀 멀어진 상황으로 나옴
즉 되게 이 여자를 안쓰럽고 가녀리게 조명함
근데 이 여자는 사실 존나 짱짱 쩌는, 현실을 사는 위선자들이 모르는 진짜의 것을 알아서 이렇게 고통받는 것뿐
사실 개 매력 쩔고 진짜 사실 유일한 현자나 마찬가지인 거임 ((이게 영화 메시지임 진짜로))
그래서 이런 걸 아주 소소한 장면들로도 계속 보여줌
어떻게 보여주냐?
주위 멍청하고 속물적이고 못생기고 매력 없는 여자에 비해 김민희가 얼마나 쩌는지 ^^를 보여주는 식!
예로 들어 여자가 외국을 친구랑 다니는데 외국인들이랑 식사를 하게 됨 근데 그 친구는 영어를 못한다면서 되게 망설이며 말을 안함
근데 그거에 비해 우리 미니미니 민희찡은? 존나 솔직하게 영어도 하고 그 친구에게도 왜 말을 안하냐고 타박함
크으~ 이렇게 영어도 잘하고 솔직하고 자기 의사 표현 짱짱인 현실 밖으로 나갈 줄 아는 김민희!!
그리고 그 친구는 실패한 결혼생활이었나 그냥 칙칙한 결혼생활이었나 그런 걸 하고 있는 거에 비해 김민희는 꺄~~~ 이렇게 욕망을 좇아 솔직하게 용기를 내는 멋진 여자예요~~~ 파스타먹다가도 막 잘 먹고는 이렇게 말함 "저는 아주 배가 고팠어요 아주아주" 메타포는 뻔하지 뭐.. 그냥 현실에 안주해서 살고 영어로 말할 용기도 못내는 친구에 비해 김민희는 이렇게 솔직히 자기 욕망을 좇아간답니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도 김민희를 아주 좋아해서 난리임
김민희는 사실 너무 매력있고 머리도 좋고 속머리가 좋고 아주 똑똑하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뭐라는 줄 앎? 뭐 차라리 공부를 했음 좋았을 거다 이런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면서 김민희가 그럼 : 그래 공부는 차라리 깨끗해
?!?!?!? 씨벌 교수되려면 얼마나 온갖 암투가 있는데 뭐 공부는 해보고 하시는 소린지 <- 공부하는 토리 어이상실
차라리 방탄소년단 RM인가 걔는 자기가 공부를 안했던 게 아쉽기도 하지만 마치 공부를 했음 지금의 힘든 일이 다 없었을 거처럼 뭔가 평온했을 거처럼 생각하는 건 잘못된 생각 같다 이렇게 말하던데 크... 자기 분야가 아닌 공부는 깨끗하고 만만해보이셨는지 ㅎㅎ.. 참... 걍 이 말이 너무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이 영화에 나오는 삶에 대한 통찰은 다 플라스틱 껍데기처럼 아~~무 근거도 없고 그냥 파삭파삭거림 지들이 하고 싶은 말 꼴리는 대로 하는 거임
아무튼 친구들은 불륜으로 얻어맞는 김민희가 불쌍해서 다들 난~~리임
막 김민희 이야기를 거실에 모여 하면서 평생 친구가 되어주고 싶다고 한명이 선언을 하고~
그럼 다른 애들도 맞아맞아 김민희 불쌍해~ 하고 맞받아쳐주고~~ (즉 내가 없는 자리서도 내 친구들이 이렇게 ~ 날 아끼고 사랑하고 평생 지켜주고 싶다고 선언하고 있고~ 크 그정도로 내가 이렇게 사랑받을 정도로 쩔고~~ 날 진짜 아는 사람들은 내 가치를 알아보고 있고~~)
김민희는 막 카페를 지나가다도~~~ 근처 길거리에서 이렇게 꽃 한송이에 허리를 숙이고 향기를 만 끽 할 줄 아 는 쩌 는 여 자 임
근데 김민희가 무슨 가족을 찾아갔는데 거기 여자는 참.. 매력도 없는데!! 남편을 달달 볶음!!
카페에서 콩 언제 볶냐고 그러고!! 남편이 머리 아픈데 챙겨주지도 않고!! 그래서 남편은 피곤함!! 그때 김민희가 싹 말함
"바람 좀 쐬러갈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네 현명하고 매력적이고 김민희 오졌고~ 지리고~ 구박만 하는 멍청한 마누라들보다 김민희가 참 오억배 오조배 낫다 그거죠 ㅋㅋㅋ
거 참 '바람'이란 말 이중적으로 잘 쓰시네
막 머리 아픈 것도 챙겨줌 ㅋㅋㅋ
아니 이렇게 장면장면들이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는 또 처음 봄 ㅋㅋㅋㅋㅋ
술자리에서 꼰대 할배 술주정 들어주는 기분임
그리고 나중에 다 술자리를 벌이는데 (내 글 맨 첫 짤)
다들 김민희 매력 있다 칭찬하고 난리나니까 그 여자가 흉하게 나는? 나는? 식으로 자기 칭찬을 받으려해서 옆구리 찔러서 받는 장면이 나옴
아니 시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김민희가 예쁘고 섹시한 거 나도 인정해 근데 너무.. 아.. 오그라든다.. 무슨 일본 80년대 순정만화도 아니고 그런 엑스트라를 비치해서 김민희를 띄워주는 게.. 그리고 똑같이 예쁘고 매력있어도 윤리적으로 잘 사는 사람들 많은데 그 매력이란 게 무슨 김민희 같이 살아도 되는 뒷받침이라도 되는 거처럼 영화 내내 쓰이고 있음 ㅋㅋ
그러다 김민희가 막 사랑받을 자격이 다들 없다 다들 진짜를 모른다 지랄지랄을 함 근데 ㅋㅋㅋㅋㅋ 그 여자가 왜 평범하게 그냥 서로 사랑한다고 하고 살고 이런 식으로 살면 안 되냐니까 김민희가 아주 또 지랄지랄을 함 근데 ㅋㅋㅋㅋㅋ
술 자 리 의 모 두 는 김 민 희 만 칭 찬 함 ㅋㅋㅋㅋㅋㅋ
아니 세상에 술자리에 그 깽판을 치는데 다들 김민희만 감싸고 돌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가 나중에 김민희가 홍상수를 만남.. 다른 이름의 다른 영화감독이지만 그냥 홍상수 역할이나 마찬가지임
근데 걔는 뭐 얘 이쁘다 쟤 이쁘다 하고 예쁜 사람들과 일하는 게 좋은데 근데 김민희가 제일 예뻐서 좋대 ㅋㅋㅋㅋ
??????? 아 네 그러시군요
근데 진짜 웃긴 건 주위 스탭들 태도임 뭔 말만 해도 맞습니다 좋습니다 하면서 홍상수를 아주 신처럼 모시다못해 안달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또 홍상수가 뭔 책을 가져와서 김민희한테 읽어줌 뭐 내용도 기억 안남 개똥 같은 책이라서
근데 그러면서 불륜한 걸 후회했는데 그걸 곱씹으니 달콤해졌다는둥 이상한 소리를 함...
뭐 씨발 그냥 자기 혼자 자아도취에 존나 취해있음 ㅋㅋㅋㅋㅋㅋ 뭐 어쩌란 거임 ㅋㅋㅋㅋㅋ 그냥 사실 그 윤리를 해치는 행동 자체에 쾌감을 얻고 있는 거임. 김민희 캐릭터도 자기가 주위를 부순다 이런 말도 하고. 내가 보기엔 그냥 얌전히 사는 게 심심하고 얌전히 살지 않아도 충분히 그 매력이나 재능으로 다들 주위에서 우쭈쭈 해주니 누울 자리 보고 발 뻗으며 사는 거에 불과한데.
그건 좋은데 왜 다른 사람들을 후려치는 거임? 너희들과 달리 매일매일 일해서 먹어야하는 사람들이, 어쨌거나 부부관계를 유지하려하고 카페에서 콩 볶으라 하고 가끔 서로 실수도 해서 머리 아픈 거 못봐줄 수도 있고 이런 걸 왜 후려치는 거임??? 너네처럼 매일 노는 느낌으로 살아도 돈이 남는 사람들이랑 같냐구 ㅋㅋㅋㅋ김민희도 영화에서 그냥 하릴없이 돌아다님 다 이쁘다 이쁘다 하고 외국 거리 감상하고 어디 악보 구하고 피아노 듣고.. 그런 게 이 사람들 인생임.. 하긴 그냥 애초에 타인들의 입장은 씨나락도 생각도 못해보는 영화 같음 ㅋㅋㅋ 남들은 멍청하고 인생 철학 없고 속머리가 없고 매력이 없어서 이렇게 사는지 아나봄
영화 결말 장면으로는.. 술자리가 지났는데 김민희가 그게 꿈인가 싶고 정신차리니 바다에 있는데 쓰러져있다가 일어나세요 이러다 큰일나
요 하는 소리가 들려서 일어나고 휘청휘청 걸어감
그니까 이 영화는 전체적으로 뭔가 불쌍하고 상처받을 게 분명한 길로 가는 김민희란 여자를 >>애처롭게<< 조명하고 있음
근데 씨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너네가 자초한 거잖아 ㅠㅠ
하 그냥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너무 어이가 없었음 근데 그 와중에 솔직히 영화의 리듬감 같은 건 잘 만드는 거 인정함 한국의 우디앨런임
응 여러모로 한국의 우디앨런임 ^^ 뭐랄까 그 추호도 의심의 여지가 없이 자기 삶의 방식이 맞다고 믿는 데에서 나오는 엄청난 영화의 견인력? 같은 건 있음
근데 나는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마음가짐과 삶의 태도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선가 도저히 ㅋㅋㅋ 납득이 안 가는 영화였음
솔직히 홍상수 매니아들이 이런 맥락도 모르고 좋아하는 거라면 이해 안 갈 거 같음 누가 봐도 너무 분명한 자기 위악의 과시 영화인데 ㅋㅋ;; 그냥 이걸 솔직하고 멋진 거라고만 생각하고 좋아함 맥락맹이고 이거까지 감안하고도 좋아하는 거겠지 뭐..
토정에서 말나와서 오랜만에 그때의 빡침이 생각나서 글 써봤다 ㅋㅋ 다들 대체 홍상수가 뭔 사람인가 궁금함 이 영화를 봐봐 ㅋ...
연출이나 대사 처리, 연기 같은 게 좋았던 건 부정 안하겠음 그리고 뭐 한국 순문학 단편처럼 상징 메타포 분명한 거 몇 개 넣어두고 그거로 분위기 조성하는 건 잘하더라 ㅎ
되게 술집 꼰대 아저씨들 같은 삶에 대한 한탄과 삶의 주인공이 자기자신이여야 한다는 강박적인 확신, 그니까 자기자신은 모든 윤리를 초월해야하고 자기자신들의 삶의 철학은 아름답다는 그런 식의 나르시시즘 감각을 마치 그럴 듯한 예술을 보는 것처럼 포장해주는 걸 잘하더라고 ㅎㅎ 고상하게 말이야 근데 그래봤자 조금도 가까이 가기 싫은 나르시시즘이긴 함.. 걍 생각해봐 저런 사람과 가까이 살고 싶은지.. 윽...
물론 누구나 아주 깊은 마음 속으론 이런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그걸 크게 대신 말해주는 홍상수가 인기있는 거 같단 생각은 했긴 했어; 다만 홍상수식 윤리의 위험함은 알아야 한다 생각이 들더라 숫제 마스터베이션 수준의 영화.... 듀나 말도 생각나더라. 자기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권력이 엄청난 거라고 평했었는데 ㅋㅋ ㅇㅇ ㄹㅇ 홍상수 아내 이야기는 싹 없애고 자기들을 구슬프게 포장한 이야기가 베를린 상까지 받으니... 홍상수 아내와 딸은 뭐 속이 문드러질듯 싶더라
아 나 이영화봤는데 이 리뷰는 진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