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dmitory.com/garden/11476515
결국 아가씨 글만 따로 파서 돌아왔다!
다시 곱씹어보는 아가씨 속 그 대사
1. 숙희
「염병. 이쁘면 이쁘다고 미리 말을 해줘야 할 거 아니야. 사람 당황스럽게 시리.」
「저희 이모는요, 손님이 오신다고 하면 먹던 숟가락도 놓고 애기씨를 씻겻대요.
손님이 애기씨한테서 좋은 냄새 난다 그럴 때가 제일 기뻤거든요. 아가씨는 제 애기씨세요.」
「가엽고도 가엽고나. 가짜한테 마음을 빼앗기다니.」
「참, 아가씨는 하녀의 인형이구나. 이 많은 단추들은 다 나 좋으라고 달렸지. 단추 풀고 끈을 당기면,
그러면 그 안에 든 달콤한 것, 달콤하고 부드러운 것. 내가 여태 소매치기였으면 한 번쯤 손을 넣어서 만져봤을 텐데. 」
「사랑하게... 되실 거예요.」
「당신은 히데코를 숙맥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풉, 숙맥이라. 우리 이즈미 히데코 아가씨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그분은 처음부터 그냥 나쁜년이다.」
「아가씨는요. 그런거 모르고 사는게 좋아요? 큰 바다에 얼마나 많은 배들이 오고가는지.
떠나는 이, 돌아오는 이, 보내는 이, 맞아주는 이, 아가씨 제일 멀리 가본 게 어디에요, 뒷동산이죠?」
「태어나는 게 잘못인 아기는 없어요. 갓난 애기하고 얘기할 수만 있었어도 아가씨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을 거예요.
너를 낳고 죽을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고. 하나도 억울하지 않다고.」
「어? 사탕맛이 왜 달라졌지? 쓴가하면 새콤하고, 신가하면 달디 달고... 단가하면 고소하고...」
「에라 모르겠다. 딱 하나만 가르쳐주고 재우자. 가련하잖아. 엄마도 없이 남의 나라 와가지고...
이 큰집에서 혼자. 쓸데없는 책만읽고, 정말 쓸모있는 건 아무것도 못 배우고.」
「나는 생각을 해야 돼. 나는 아주 부자가 되어서, 아주 아주 먼 항구에 가고, 이름도 모르는 것을 먹고,
반짝거리는 것들을 잔뜩 사고, 그리고, 히데코 생각을 하지 않고... 히데코 생각을 절대...」
2. 히데코
「글 같은 건 배우면 그만이고, 욕을 해도 좋고, 도둑질도 좋은데, 나한테 거짓말만 하지마. 알았니?」
「숙희야. 넌 내가 걱정돼? 난 니가 걱정돼.」
「니 얼굴. 자기 전에 꼭 생각나더라, 난.」
「너, 내가 왔는데 내다보지도 않더라?」
「책에서 본 동무라는 게 이런걸까?」
「넌 내가, 천지간에 아무것도 없는 내가, 꼭 그분하고 결혼했으면 좋겠어?」
「약속할 수 있어? 나 안 버린다고.」
「세상에 많고 많은 계집 중에 하필이면 숙희를 보내줘서 약간은 고맙다고.」
「얘 왜 이럴까? 왜 이렇게 쿵쾅거리면서 제가 화났다는 걸 표시내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한숨쉬고 백작하고 마주칠 때마다 숙희의 눈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당신이 싫어요.」
「지금 이대로도 괜찮을 것 같아. 너만 같이 있어주면...」
「겨울이면 훔친 가죽지갑들을 엮어 외투를 만들었다는 유명한 여도둑의 딸.
저 자신도 도둑, 소매치기, 사기꾼.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
3. 백작
「우리 동네에서 순진한 건 불법이거든요.」
4. 유모
「니 애미는 천번 도둑질하고 딱 한번 잡혀서 딱 한번 죽었단 말씀이야.」
*
좋은건 역시 다시 봐도 좋은 법이지.
대사만으로도 영화의 분위기가 읽히는 것 같아서 너모 좋아 ㅠㅆ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