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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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왕별희 후기 한 짤 요약.gif

왜 패왕별희를 보러갔는지에 대한 개무쓸모 tmi
1.메가박스 오리지널 티켓으로 패왕별희가 뜸
2.아름다운 사람+색감쩌는 화장+화려한 장신구+반짝이는 홀로그램으로 구성되었음.
3.까마귀였던 나톨 취향저격 당해서 패왕별희 명작이라고 하던데 오리지널 티겟도 얻을 겸 보러가야지ㅎㅎ
4.는 근데 당일 품절이라 못 얻고 빡치는 마음을 식히며 영화를 감상함.
5.솔직히 처음 봤을때는 다들 명작이고 슬프다고 하던데 뭐지...그정도는 아닌것같은데...하면서 나옴
6.그래 저번에는 내가 초중반부터 봐서 잘 몰랐던가? 싶어서 한번 더 봄
7.그리고 지금, 맨 위의 짤 저 상태...

솔직히 이 벅차오르는 감정을 누군가와 얘기하면서 풀어내고 싶은데
주변에 패왕별희 본 인간도 없어서 아무도 나와 안 놀아주니까
익명 커뮤에 두서없이 주저리주저리 쓴다...

1. 데이는 샬루에 대한 감정은 겉으로 보기에는 사랑인것 같은데 뭔가 사랑으로만 표현하기에는 부족한것같다
엄마한테 버림받고 처음으로 따뜻하게 대해준 사람이라 그한테 지나치게 의지하면서 그게 사랑처럼 보였던걸까
아니면 유년기 시절 겪었던 일들로 인해 남자가 아니 여자의 정체성을 갖게 되면서 우희 그자체가 되어 패왕인 샬루를 사랑하게 됐던걸까

2.데이가 주샨을 처음 만났을 때 심정은 어땠을까
자기가 사랑하는 남자를 앗아간 여자이기에 질투했던것도 있지만 주샨이 자기를 버리고 떠난 매춘부 엄마와 겹쳐보이면서 더 미워한것도 있었을 것같다
다 커서도 엄마한테 편지를 쓰던걸 보면 자기를 버렸던 엄마라도 계속 그리워했던것같은데 사랑이 깊은만큼 자길 버리고 간것에 대한 증오도 깊지 않았을까
그래서 막판에 모두가 날 버렸어!하면서 소리지를 때 주샨은 자기를 배신하지 않았는데도 엄마로 곂쳐봤던 주샨에 대한 미움으로 그녀의 실체를 까발렸던걸까(물론 잘했다는건 아니지만)

3.자기 제자였던 샤오쓰한테 우희역을 뺏기고 데이는 무슨 심정이었을까
현실의 우희인 주샨한테 현실의 샬루를 뺏겼지만 경극 속 우희는 자신이고 패왕은 자신의 남자니까 그걸로 버틸 수 있었을텐데 그 우희 자리마저 뺏기고 나니 나한테는 패왕 한 사람 뿐인데 패왕에게 나는 그냥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구나 싶어서 정신적 충격이 상당했을것 같다
그래서 주샨이 겉옷을 덮어주었을 때도 그간 자기를 챙겨줘서 고마운 감정보다는 자신만의 패왕을 뺏어가버린 여자라는 감정이 더 쎄게 들어서 겉옷도 벗어던지고 가버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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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 장면 데이가 딱 나오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데이의 아련한 눈빛부터 하는 행동, 손짓 하나하나까지 이게 사랑이 아니라면 이 세상에는 사랑이 없다. 겁에 질려 벌벌 떠는 패왕마저 품어주는 우희라니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뭐란 말입니까아아아악!!!!
내 기준 패왕별희 최고 명장면이었음. 진짜 패왕별희 그 자체를 상징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함. 한나라 군사에 둘러쌓여 오도가도 못하는 패왕과 우희, 그리고 홍위병(한나라의 상징색이 붉은색)들에게 막혀 오도가도 못하는 샬루와 데이
이 장면이 패왕별희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영화 패왕별희 자체가 패왕별희를 이야기하는 내용임. 한나라(빨강)에 둘러싸여 이도저도 못하는 패왕과 우희, 그리고 시대는 다 다르지만 일본(빨강),중화민국(빨강),중국공산당(빨강)에 둘러싸여 암울한 인생을 보내는 샬루와 데이

5.문화대혁명 때의 주샨...믿었던 데이한테서 배신당하고 다시 사랑하던 남편한테 배신당했을 때의 표정과 모든걸 포기하고 뒤돌아가던 그 표정은 진짜 평생 잊혀지지 않을것같다...
주샨이 샬루한테 꿈에 높은 건물에 서있었는데 아무도 날 받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너무 무서웠다, 자길 버리지 말아달라고 했었는데 그게 복선이었는지 믿고 의지했던 남자들이 자기를 받아주기는 커녕 냅다 밀어버림...ㅅㅂ샬루새끼 입을 꿰매버려 아오
그 다음 장면이 불타는 옷이 하늘 높이 걸려있고 후두둑 떨어지던데 뭔가 섬찟했음. 주샨의 현실을 표현한 장면이었을까. 당시 화만루를 나오려는 주샨한테 마담이 매춘부 팔자가 어디가냐 운명을 거스르려하면 하늘이 벌을 내린다고 악담 아닌 악담을 퍼부었는데 매춘부임이 들통나서 사람들한테 조리돌림 당하는거 보면서 아무리 인간이 노력하고 발버둥을 쳐도 시대의 흐름까지 막을수는 없고 그 시대의 흐름으로 인해 터진 일이니 이것이 운명인가 허망하네

6.다시 생각해보면 주샨이 패왕인것같기도 하다.
원대인이 샬루한테 패왕은 들어올 때 일곱 걸음을 걷는데 왜 다섯걸음먀 걷냐고 꼽주는 장면이 샬루는 패왕 흉내만 내고 있고 진정한 패왕이 아님을 보여주는 장면같음.
항우는 전술(나름)과 용맹함으로 유명한데 주샨도 머리를 잘 굴리며 대담한 점, 결혼식에서 일곱 걸음을 걸어 샬루한테 가고 데이를 위해 원대인한테 갈 때도 일곱 걸음을 걷는 점, 마지막에 항우의 최후가 한나라 군사에게 둘러쌓여 죽고(자살) 주샨도 홍위병들에게 둘러쌓여 죽은걸(사회적 죽음과 자살) 보면 사실 진정한 패왕은 샬루가 아니라 주샨이었다는걸 알려주는것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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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이 글을 쓴게 된 진짜 이유. 마지막에 데이의 얼굴과 묘한 미소가 스크린을 꽉 채우는데 가슴이 쿵 떨어지는 느낌
데이는 마지막에 왜 자살을 했던걸까, 문화대혁명의 그 날 믿었던 모든 사람들한테 배신당했고 자기도 주샨을 배신한 죄책감에 최고로 비참하고 정말로 죽고 싶었을텐데 왜 11년이 지난 지금 자살을 했던걸까
샬루가 어릴 적 극단에서 배웠던 야분 노래를 부르면서 장난을 치자 데이가 무언가를 잠시 생각하는 것 같다가 마지막에 샬루를 바라볼 때 결심한 듯한 눈빛으로 칼을 가져가 그대로 자결...패왕의 검을 뽑아 자결한 우희와 동일한 죽음을 택한 데이. 둘은 그간 떨어져지내면서 서로에게 패왕과 우희가 아니게 되었는데 어린 시절 배웠던 노래를 떠올리며 데이는 나만의 패왕은 샬루 밖에 없다는걸 깨닫고 우희로써 살겠다는 마음으로 그와 동일한 죽음을 택했던걸까ㅜㅜㅜ데이한테 물어보고 싶어ㅜㅜㅜ
데이가 마지막에 지은 묘한 미소와 검으로 손을 가져가 만지고 뽑을 때만 해도 살짝 머뭇거리는것같았는데 마지막에 망설임없이 확 뽑는 그 장면이 아직도 아른거린다...보통 영화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가면 쿠키 있지 않는 한 그냥 퇴장하는데 이건 크레딧이 다 올라가는걸 그냥 하염없이 보고만 있었다...진짜 여운 장난아님 아 현생 어케 살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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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이 죽은지 20년이 넘었는데도 사람들이 왜 아직도 그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 것같은 작품이었다.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게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 톡 치면 눈물 한방울 또르르 흘러내릴것같은 데이의 물기 가득한 촉촉한 눈빛과 눈물 한방울 흘리는 청순가련 절대가인. 실제 배우의 삶과도 오버랩되어 영원히 간직하고픈 명작이었다. 물론 내 마음은 넝마 조각이 되어버렸지만....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 tory_1 2024.03.31 01:18
    나도 데이가 주샨을 자기 엄마를 투영해서 봤다고 생각해ㅠ 그래서 홍위병들 앞에서 고발할때도 주샨만을 비난했고... 자기의 모든 불행과 슬픔이 엄마에게 버림받으면서부터 시작됐으니까 모든 원망을 주샨한테 쏟을수밖에ㅠㅠ 근데 마지막까지 주샨은 자길 비난하지 않고 끝까지 칼도 지켜서 자신에게 돌려주러 오고 거기서 모성애라고 해야 되나... 이성적인 건 아니지만 주샨은 끝까지 자길 아끼고 버리지 않았다는 걸 느끼고 주샨을 쫓아갔던 건데 주샨의 최후가ㅠㅠ 그뒤로 11년동안 데이가 어떻게 살았을까 이젠 춥다고 속삭이면 괜찮다고 안아주고 토닥여주는 주샨도 없는데ㅠㅠㅠㅠ 영화 볼수록 데이랑 주샨의 관계성이 나를 너무 울컥하게 해
  • tory_2 2024.03.31 20:21
    나 이거 후유즈 무서워서 못 보고 있거든ㅜ
    토리 글만 봐도ㅜㅜㅜㅜ
  • tory_3 2024.03.31 23:47
    오 톨 진짜 깊게봤다 저짤 ㅋㅋㅋ공감해... 너무 명작이고 역사와 잘 엮은 감정선 ㅠㅠ
  • tory_4 2024.04.02 11:45

     톨 정성글 잘 보고 간당... 영화 다시 보고 싶어졌어!!!

  • tory_5 2024.04.02 12:48

    해석 왜 이렇게 좋아...........

    특히 6번에서 감탄했어...

    감상 보면서 다시 한 번 영화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됐네.

    장문 정성글 고마워.

  • tory_6 2024.04.07 23:26
    두고두고.... 명작이야.....
  • tory_7 2024.04.08 00:39

    명작이지.. 영화관에서 본 적은 없어서 이번주 수요일에 보고싶어서 고민중 

  • tory_8 2024.04.11 15:0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4/04/19 17: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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