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토리들아 안녕!

요즘 현생이 너무 바빠서 매일 하던 노정도 뜸하고 신작은 펼쳐볼 엄두도 못 내고 인생작 토주만 짬 날때마다 재탕하면서 스트레스 해소하고 있어ㅠㅠ 오늘도 섬온화님이 새로운 외전을 써 주시길 기원하며 한 팀장이 이서단의 첫키스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 것에 대한 궁예글을 쪄 본다....

아래의 글은 토주 본편과는 절대로 관련이 없고 모든 것이 100% 내 망상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밝혀. 혹시나 방탈이거나 글에 문제가 있으면 바로 말해주고!



*********



"그래서, 팀장님 첫키스는 언제 하셨는데요?"

김 주임이 질문을 던지자마자, 시끌벅적하던 자리가 금세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작년 TF가 한창일 때, 눈치를 보면서도 팀장님 결혼하실거냐며 질문 폭탄을 던지던 김 주임 다웠다. 박 대리는 차마 말이 떨어지지 않는 모양인지 낯빛만 바꿔대고, 권 대리는 또 시작이라는 듯 작게 한숨을 내쉬곤 화장실에 다녀온다면서 아예 자리를 떠 버렸다. 중간에 낀 윤 대리는 모른척 하며 집게로 불판을 뒤적였지만, 호기심 어린 기색이 얼굴에 역력히 드러나 있었다.

"그걸 궁금해 할 시간을 다른 의미있는 일에 써 보는게 어떻습니까?"

한 팀장이 김 주임에게 면박을 주었다. 질문에 답을 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거절의 표현이었지만 말끝은 의외로 날카롭지 않았다. 생각한 만큼 격한 반응은 아니었는지 김 주임은 풀이 죽기는 커녕 외려 기세등등해졌다. 물러서지 않겠다는 듯 한 손을 허리에 척하니 걸치고, 김 주임은 목소리를 한 톤 높여 볼멘소리를 했다.

"지금 일하려고 모인 것도 아니고, 회식이잖아요."

컨설팅 2팀에서 추진하던 상반기 프로젝트가 얼추 마무리될 무렵, 각자의 팀으로 돌아간 TF 팀원들 또한 잠깐이나마 한숨 돌릴 수 있는 시기를 맞추어 식사라도 한 번 하자는 박 대리의 제안이 있었다. 물론 나는 그 자리에서 선뜻 가겠노라 약속을 했지만 쓸모없는 술자리라면 질색을 하는 한 팀장도 그러겠다고 할 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박 대리도 크게 기대한 것은 아닌듯, 같은 팀이니 이서단씨가 운이나 한 번 띄워보라며 가볍게 말했다. 그래서인지 한 팀장으로부터 단번에 알겠다는 답변을 들었을 때는 너무 놀란 나머지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아마도 꽤나 멍청한 표정을 지었을 것이다. 나를 통해 한 팀장의 참석을 알게 된 박 대리의 얼굴 만큼이나.

눈 앞에 차곡차곡 쌓인 고기의 산을 부지런히 먹어 없애는데 정신이 팔린 나머지 어쩌다 첫키스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는지 같은 것은 알 턱이 없었다. 한 팀장이 은근슬쩍 끌어다 놓아주는 고기를 보며, 달콤하게 젖어드는 기분을 만끽함과 동시에 혹시 다른 팀원들이 그와의 관계를 눈치챌까 같은 것에만 온 신경을 곤두세운 탓이다.

자기 기준에 차지 않는 음식은 입에도 대지 않는 한 팀장의 성미를 알아서인지 김 주임은 입버릇처럼 말하던 곱창집 대신 제법 맛있다고 소문난 회사 근처 고깃집을 예약했다. 한 팀장 덕분에 최근 까다로울대로 까다로워진 혀에도 확실히 비싼 고기가 다르긴 다르구나 싶을만큼 맛있었다. 하지만 한쪽 입꼬리만 비스듬히 올린 채 김 주임의 질문에 가타부타 대답을 하지 않는 그를 보니 갑자기 입안에서 고무 씹는 맛이 났다.

목구멍 안쪽이 깔깔하게 마르는 것만 같았다. 눈앞의 반쯤 채워진 물컵을 단숨에 비워버리자, 옆에 앉은 한 팀장이 물통을 가져와 컵을 채워주었다. 방금 물을 마신 참인데도 갈증이 가시지 않아서 찰랑이는 수면을 가만히 노려보았다.

"아이 참, 묵비권 행사하시기예요?"

고기가 나오기도 전에 연거푸 들이킨 소주에 취기가 돌긴 했는지, 벌써부터 발그레한 얼굴을 한 김 주임이 재차 대답을 재촉했다. 콧방귀조차 끼지 않는 한 팀장 대신 찍소리도 않고 그의 안색을 살피던 박 대리가 대신 나서서 건배를 제의했다. 때마침 화장실에서 돌아온 권 대리까지 합세해 함께 소주를 입안에 털어넣었다. 김 주임은 여전히 툴툴댔지만, 화제는 물 흐르듯 바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다. 그 때까지 조용히 있던 윤 대리가 갑자기 신이 나서 가장 큰 소리로 떠들기 시작했고, 김 주임과 박 대리, 심지어는 권 대리마저 윤 대리에 이어 한두 마디씩을 보탰다.

"이젠 배가 좀 부릅니까?"

"...네?"

예상보다 가까운 곳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가 내뱉은 숨결이 뜨겁고 간지러웠다. 축 늘어져있던 어깨가 위로 튀었다. 한 팀장은 집게를 집어들고 내 앞으로 고기 한 점을 더 끌어다주었다. 어디 하나 과하거나 덜한 곳 없이 노릇하게 잘 익은 살점이었다. 큼직하고 두툼한 고기조각 위로 반지르르하게 기름이 돌았다.

"아까까지 열심히 먹다가 왜 갑자기 가만히 있습니까."

"그냥..."

무슨 말이 튀어나갈지 몰라 대답을 얼버무렸다.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파고드는 침묵이 못견디게 어색해 공연히 손가락을 눈 앞의 물티슈에 문질렀다. 그는 다시 한 번 조금 멀리에 있는 작은 접시를 내 앞에 가져다 놓았다. 간장이 찰박하게 부어져 있는 접시 안에 절여진 잎사귀 같은 것이 잠겨 있었다.

"고기 말고 다른 것도 좀 먹겠습니까?"

"아닙니다. 저... 잠시 밖에, 아니, 화장실에 좀 다녀오겠습니다."

이상하게 보일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몸을 일으켜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고깃집의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왁자지껄한 소란이 등 뒤로 멀어졌다. 결이 다른 도시의 소음이 빼곡하게 나를 뒤덮었다.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팠다. 피부에 닿는 공기는 아직 싸늘한 편이었지만 뱉어내는 숨이 어딘가 모르게 거칠고 뜨거웠다. 셔츠와 넥타이가 갑갑하게 느껴질 정도로 가슴을 부풀려 공기를 크게 들이마셔 보았다. 하지만 무언가가 꽉 들어찬 것 같은 속은 쉽사리 풀리지 않았다.

그의 첫키스 상대를 궁금해하는 것은 아마도 부질 없는 짓일 것이다. 매주 토요일 약속을 정하고 호텔에서 만나던 시절부터, 그와 나 사이에는 까마득한 간극의 경험이 존재하고 있었다. 게다가 연애는 처음이라고 하면서도, 그는 과거에 지속적으로 플레이를 하던 파트너가 있었음을 암시하기까지 했었다. 내게는 한없이 어렵고 낯설어 힘들기만 하던 것들이 그에게 숨쉬는 것처럼 당연한 습관으로 자리잡아 온지도 십여 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다.

아무리 노력해도 불가능한 일에 신경을 쓰는 것은, 그의 말을 빌리자면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소모적인 일이다. 하지만.

김 주임의 지나가는 질문 하나가 서서히 차오르던 감정의 둑을 단번에 무너뜨려버렸다. 그의 침실에서 눈을 뜨면, 지금은 텅텅 비어있는 옷장을 보는게 못견디게 괴로울 때가 있다. 그 옷장도 비좁아 온 방안을 각종 도구들로 가득 메웠을 시절의 그와, 그 도구를 온 몸으로 받아내며 그를 주인님이라 불렀을 얼굴 모를 상대들이 자연스레 연상되었다. 그럴 때면, 진득하고 불쾌한 무언가가 머리채를 잡고 자꾸만 나를 아래로, 아래로 끌어내리는 것만 같았다. 꼭 지금처럼.

가라앉는 기분만큼 피곤이 어깨를 짓눌러 순식간에 나를 덮쳐왔다. 나는 벽에 등을 기대고 간신히 몸의 무게를 지탱했다. 할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시간을 돌려 과거로 돌아가고 싶었다. 어떤 형태로라도 그를 조금 더 일찍 만났어야 했다. 지금보다 더욱 날카롭고 단단한 가시를 세우고 지금보다 훨씬 더 난폭한 사람이었을 그 시절로 돌아가, 기꺼이 손목을 내밀고 매질을 당했어야 했다.그가 내 눈을 가리고 목에 목줄을 채우듯이, 나 또한 그에게 지워지지 않을 멍이나 흔적으로 남아 그렇게라도 남김없이 그를 소유해야만 했다.

스스로의 시커멓고 음습한 욕망에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정상은 아닐 것이다. 내가 그를 만나기 전 다른 사람과 관계맺는 연습을 했더라면 조금은 달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그렇게 했더라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초연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그를 좋아하게 될 수 있었을까. 이렇게 질척하고 기분 나쁜 감정이 아니라.

"여기가 화장실입니까?"

급하게 오르내리던 가슴팍의 움직임이 뚝 하고 멎었다. 천천히 뒤를 돌아보자 주홍빛 가로등 불빛에 젖어든 그가 서 있었다. 담배를 피우러 나온 모양인 듯, 그의 오른손에서 언뜻 담배갑과 휴대용 재떨이가 보였다.

내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자 그가 내 곁으로 다가와 담배 한 개피를 꺼내 불을 붙였다. 나를 한차례 스치고 간 밤바람이 그에게로 옮겨가 그가 태우는 담배연기를 멀리멀리 날려보냈다. 담배를 피울 때 그가 하는 사소한 동작 하나하나가 눈에 보일듯 선했지만, 지금은 어쩐지 그를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대신 그의 소매 끝에 달린 커프스 링크만 집요하게 노려보았다. 그의 눈동자 색과 꼭 닮은 깊고 검은 색의 장식에 비춰지는 밤거리의 불빛을 눈으로 좇았다.

"뭐가 마음에 안 듭니까?"

그새 한 개피를 다 피우고 난 그가 입을 열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목소리가 귓가에 무겁게 감겨들었다.

"...그런 것, 아닙니다."

"뻔히 보이는 거짓말로 굳이 감정 소모하는 취미는 없는 거 이제는 알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말해 봐요. 뭐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

아까 김 주임이 던진 질문 따위는 아무렇지 않게 넘겼으면서, 나에게 대답을 종용하는 그의 말끝에는 어느새 잘 벼린 칼처럼 날이 서 있었다. 울컥 치밀어 오르는 뜨거운 기운을 안으로 꾹꾹 눌러담으며, 나는 입을 여는 대신 입술 주위의 여린 살을 지그시 깨물었다. 시선은 이제 그의 손목이 아닌 잘 손질된 그의 구두로 가 있었다. 날렵하게 빠진 구두코를 보면서 그 와중에도 나는 선뜻 내게 슬리퍼를 벗어주던 새벽 베란다의 그를, 그리고 바닷가의 그를 생각했다. 내 살갗을 태워버릴 정도로 강렬하게 닿아오던 그의 체온을 떠올렸다.

불쑥 눈 앞으로 다가온 그의 손가락이 내 아래턱을 조심스럽게 잡아 내렸다. 무방비 상태였던 입술이 자연스레 살짝 벌어졌다. 놀란 나머지 고개를 들어 그의 얼굴을 보았다. 언뜻 무표정하게 굳어있던 얼굴에 아주 미세한 균열이 가 있었다. 그의 손끝이 내 입술을 쓸었다. 그의 지문이 느껴질만큼 느릿하고 집요한 동작이었다.

"나는 이서단 씨가-,"

나도 모르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 또한, 말을 끊고 잠시 숨을 골랐다. 망연한 내 시선의 끝에는 그의 얼굴이 맺혀 있었다. 밤거리의 빛이 고인 그의 눈동자에도, 복잡한 표정을 한 내가 선명하게 비치고 있었다.

"이서단 씨가 나한테 뭔가 숨기는 것이 있다고 느껴질 때마다, 화가 납니다. 알고 있겠지만."

"숨기는 게 아니라..."

"그럼 말을 해요."

"......"

"안합니까?"

"키스..."

"키스?"

추궁하는 듯한 그의 말투에, 생각을 정리할 여유도 없이 가장 꺼내기 싫은 단어가 가장 먼저 불쑥 튀어나왔다. 수치스러웠다. 그다지 밝지 않은 가로등 조명에도 뻔히 보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얼굴이 홧홧거렸다. 애써 빼놓은 아랫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고 있는 나를 보고, 그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까 김 주임이 한 이야기가 신경 쓰였습니까?"

"......"

"그래서, 질투가 났고?"

"......"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그는 내 대답을 알았을 것이다. 그의 시선이 나를 비껴간 어딘가에 잠깐동안 머물러 있다가, 한참 만에 나에게로 돌아왔다. 나를 마주하는 그의 얼굴이 이상하게 비틀려 있었다. 부끄러워 어딘가에 숨어버리고만 싶은 와중에도 겁이 덜컥 났다. 그가 내 욕망을 기분나쁜 것처럼 취급해서, 이제는 꼼짝없이 이 곳에 뿌리내려버린 나를 버려두고 한 치의 미련 없이 깔끔하게 되돌아 설까봐 두려웠다.

그러나 동시에 될대로 되라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고깃집 안에서부터 계속된 갈증이 나를 바짝 말려버릴 것만 같아서 이미 참을성이 대부분 바닥난 상태였다. 그의 대답이 무엇이든 상관 없다는 마음과, 어떠한 대답이라도 그의 입으로 들어야 속이 시원하겠다는 마음이 충돌하여 부글부글 끓었다.

"...기분이, 색다르네요."

"화... 나셨어요?"

"화가 났다고 생각합니까?"

조심스러운 나의 반문에 그가 바람빠지는 소리를 냈다. 한쪽 입꼬리가 느리게 들려 올라갔다. 낮과 밤을 통틀어 수백 번, 수천 번을 본 그의 얼굴이 낯설게 느껴졌다. 나는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괜히 야단맞는 기분이 들었다.

"...이서단 씨는,"

그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어도, 이렇게 질투했을겁니까?"

언젠가 비슷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발표회의 막바지 준비 작업에 바쁠 시기에, 나는 일방적으로 그에게 매달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가 그렇게 하라고 해서 그의 집에 머물렀고, 그가 나를 깨우는 손길에 일어나 비몽사몽간에 그를 받아들였다. 그 때는 길고 고단한 하루의 끝에 그가 찾은 것이 다름 아닌 나라는 사실 하나로 모든 것이 괜찮을 때였다. 그의 마음을 몰라도, 그가 가끔씩 보여주는 마음의 한 조각에 실낱같은 만족감을 느끼며 흡족해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때와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어지럽게 흩어져 희미한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는 선을 넘지 않기 위해서 혼자 전전긍긍했던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의 모든 것에 욕심이 났다. 이름이 있는 명확한 관계로 엮여있다는 사실은 내 다리를 단단한 두 땅에 닿게 하는 동시에 끝을 알 수 없는 갈망도 함께 주었다. 주어진 애정을 게걸스레 빨아들이고도 만족하지 못해 몸서리를 쳤다. 손해를 보아도 좋고, 그래서 불공평한 관계나마 지속할 수만 있다면 다른 것은 아무래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던 예전의 나는 세상에 막 나온 갓난아기와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토록 어리석고, 자신만만 했던 것이 틀림없다.

"팀장님이니까..."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목구멍을 살라먹을 것 같은 열기가 치받쳐 입 밖으로 나가는 말끝이 가늘게 떨렸다. 뜨끈하게 달아오르는 눈시울에 힘을 주었다. 고작 이런 일로 눈물 흘리는 모습을 그에게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런 질문은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가 낮게 웃었다. 나를 바라보는 그는 눈빛만으로도 나를 족히 꿰뚫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심장이 지나치게 빠르게 뛰었다. 축축해진 손바닥을 바지에 문질러 닦았다.

"첫키스 같은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큰 의미를 두어 본 적도 없고."

그의 손가락이 내 눈가를 가볍게 쓸었다. 다정한 손길. 내가 알고있는, 여느 때의 그였다.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무엇 때문에 마음이 상한 건지는 대충 짐작이 갑니다. 잘못했다고 변명을 하기에도 우스운 상황이고, 그렇다고 다 알고 시작하지 않았느냐고 적반하장 식으로 나갈 생각도 없습니다. 다만-,"

그가 말끝을 길게 끌었다. 언제나 명쾌하고 반박 불가한 해답을 내어놓는 그답지 않았다. 침묵이 길어질수록 초조해졌다. 그러쥔 손에 힘이 들어가, 손톱이 손바닥을 뚫을 듯이 파고들었다.

"내가 했던 모든 키스를 통틀어 이서단 씨와 하는 키스가 가장 기분 좋고 흥분된다고 하면, 기분이 좀 나아질 것 같습니까?"

"......"

"못 믿겠다는 표정인데."

"그게..."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사실입니다."

그가 한 마디 한 마디를 꾹꾹 눌러 말했다. 그의 새카만 눈동자가 단단하게 뭉쳐져 있었다. 어두운 욕망이 휘몰아치던 마음 속이 이제는 다른 감정으로 어지러웠다. 자꾸만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다스릴 수 없어 입술을 안으로 꾹 감쳐물어야 했다. 약간 수그러든 고개 위로, 낮은 웃음소리가 부스스 흩어졌다.

"그러는 이서단 씨는 어떻습니까?"

"...네?"

"첫키스, 말입니다."

"그게, 왜..."

뜻밖의 질문에 제대로 문장을 끝마칠 수도 없었다. 어이없다는 듯, 그의 목소리가 조금 높아졌다.

"왜냐니. 이서단 씨가 먼저 궁금해하지 않았습니까. 쌍방이 솔직해 져야지. 그런게 연애 아닙니까?"

"......"

"나는 이서단 씨의 첫키스에 대해서 알고싶지 않을거라 생각했어요? 아니면, 나한테는 얘기하지 못할 만큼 소중하고 혼자 간직하고 싶은 추억입니까?"

"그런게 아니라-,"

"그럼 대답하지 못할 것도 없겠네요."

얼굴이 뜨거웠다. 말하지 못할 것도 아닌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자꾸 입술만 달싹이고 있자, 그가 내 손목을 아프게 쥐어왔다. 멍 까지는 아니더라도, 손자국 정도는 족히 남을 것 같았다. 새어나오려는 신음을 참으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고백했다.

"저번 TF때..."

그의 눈썹 한 쪽이 움찔하며 튀었다.

"팀장님이랑, 그, 팀장님 차 안에서..."

손목이 거칠게 잡아 당겨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그와 내 사이의 간극이 없어지다시피 줄어들었다. 먹이를 사냥하는 육식동물처럼, 그가 사납게 키스했다.

그가 부딪혀 온 입술에서 매캐하고 쌉싸름한 담배연기의 향이 났다. 어느새 좋아하게 된 향이었다. 동시에 무척이나 달았다. 그는 혀를 길게 빼서 내 입안 구석구석을 샅샅이 핥았다. 예민한 부분을 빠짐없이 건드리고, 그의 허락 없이는 숨도 쉬지 못하도록 한계까지 몰아붙였다. 저절로 흐르는 신음소리가 빈틈없이 맞붙은 그의 입술 너머로 사라져갔다.

"미치겠네. 회식이고 뭐고, 오는 게 아니었는데."

한참만에 입술을 뗀 그가 숨을 몰아쉬었다. 나 또한 간신히 두 다리를 버티고 서 있는 정도였다. 혹시나 고깃집에서 TF 팀원들이나 회사의 다른 사람들이 나와 우리를 보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따위는 손톱만큼도 들지 않는게 스스로도 이상했다. 그만큼 제정신이 아니었다.

"앞으로도 나 말고는 다른 사람한테 이런 짓 허락하지 마세요."

무엇에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만족감이 빠듯하게 차올랐다. 환하게 웃음을 지어보이자, 다시 한 번 아랫입술을 아프게 깨물렸다. 거의 동시에 입 안으로 들어온 두툼한 그의 혀가 입 천장을 쓸고 여린 점막을 제 것처럼 마구 헤집었다. 숨이 달린 나는 언제나 반듯하게 다려진 그의 양복자락을 붙잡고 마음껏 구겼다. 그가 내 것이라는, 내 딴에는 가장 최선의 치졸한 영역 표시였다.





* 이서단이 한팀장 만나기 전에는 희노애락을 표현하는 일 없이 꾹꾹 참고만 살았을 것 같아서, 연애 하면서 나름대로 지금껏 눌러왔던 감정을 실컷 표현하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듬뿍 담아서 써 봤어. 울음은 더이상 안 참아도 되니까, 이제는 질투도 해 보고, 투정도 좀 부리고, 떼도 좀 써 보고 그랬으면...... 물론 상대가 '그' 한팀장이니 만큼 상상한 것 그 이상의 반응이 돌아올 것 같기는 하지만ㅋㅋㅋ 근데 또 동시에 이렇게 감정을 쏟아부을 상대가 생긴건 이서단이나 한주원이나 똑같으니까, 그만큼 서로에 대한 감정의 농도가 짙고 순수할거란 생각도 들더라.

* 3권 바닷가씬에서 서로 마음을 알게 될 때만 해도 한팀장이 가진 집착을 이서단은 '욕심'이라 불렀는데, 4권에 가서 이서단이 한팀장한테 플레이하자고 고집부릴 때엔 한팀장을 전부 소유하고 싶어하잖아. 아마 한팀장과의 연애를 통해 서단이는 태어나서 처음 깨닫게 된 자신 안의 욕망이나 집착 같은 것에 놀라고 때로는 힘들어하지 않을까 하는 짐작이 들어. 내가 첫 연애때 그러했듯이...... 그게 절대로 이상하거나 불쾌한 게 아닌 자연스러운 사람의 감정이라는 걸 서단이가 잘 알아갔으면 좋겠다.

* 그러니까 결론은 서단이 한팀장 둘이 천년만년 행복하길...... 그리고 작가님 제발 외전 백 편만 써 주세요ㅠㅠㅠ
  • tory_1 2018.03.29 21:07
    토리야 이건 방탈글같다 도토리숲에 더 어울리는 글같아
  • tory_2 2018.03.29 21:0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9/11 10:04:02)
  • tory_11 2018.03.29 21:19
    3 전에 순조 상상글? 이었나 창작방에서 본거같오!
  • tory_3 2018.03.29 21:09
    엥 난 괜찮은것 같은디!
  • tory_4 2018.03.29 21:11
    글지우지마 토리야!! 내가 방탈인지 아닌지 문의하구 알려주께 전에는 이런글 올라왔었어서 애매해ㅜㅜ
  • tory_7 2018.03.29 21:14

    2 확실히 하자 찐토리 우선 지우지 마ㅠㅠ

    난 문제 없을 것 같은데;ㅅ; 이런 애정 담긴 2차창작글 좋아하기도 하고

  • tory_5 2018.03.29 21:12

    김주임 주책 ㅠㅠㅠ

  • tory_6 2018.03.29 21:12
    이게 방탈글이야...?
  • W 2018.03.29 21:14
    어 토리들 미안!!! 내가 노정에 요즘 자주 못 들러서 방탈인줄 몰랐어..... 지울까? 아님 문의 조금만 기다릴까? 알려줘!
  • tory_4 2018.03.29 21:15
    기다려줘!! 만약 방탈이면 여기토리들도 알아야할거같아서ㅠㅠ 문의남겼으니까 답변오자마자 댓글달아줄게
  • W 2018.03.29 21:22
    @4 4토리야 고마워!! 괜히 수고스럽게 만든 것 같아서 미안하네ㅠㅠㅠ
  • tory_4 2018.03.29 21:29
    @W 아직 답변안달렸오ㅠㅠ 12시전까지는 확인가능한데 그이후에는 나도자느라 바로확인못한담ㅠㅠ 그리고 그냥 내생각인데 이거만약 방탈이면 창작방도 맞을거같아 2차창작도 거기서 취급하긴하거든ㅎㅎㅎ 혹시 방탈이라도 글 꼭옮겨줘!!
  • tory_9 2018.03.29 21:15
    토리야 정체를 밝혀줘... 섬온화님 아니니?ㅠㅠ
  • tory_10 2018.03.29 21:15
    나 이거 맨날 망상했는데ㅠㅠㅠㅠㅠ 톨아 진짜 고맙다ㅠㅠ 방탈글 아닌 것 같은데 4톨 답 기다려보자
  • tory_12 2018.03.29 21:19
    토리야ㅜㅜ 토리글 읽으니까 다시 토주 재탕하고 싶어진다
    예전에 이런 글 노정에 올리건 했으니까 너무 신경쓰지 말구 아님 옮기면 되지. 서단이가 자기 감정에 충실해진게 보기 좋아
  • tory_13 2018.03.29 21:28

    토리야ㅜㅜ 이 글 읽는데 좋아 죽겠따ㅠㅠ 만약 방탈글이어도 도토리숲에 꼭 다시 올려줘야돼ㅠㅠㅠㅠㅠㅠㅠㅠ

  • tory_14 2018.03.29 21:28
    안녕하세요 작가님 전 김토리입니다
    서단이와 한팀장 잘 보고있습니다
    사는동안 많이 버세요 작가님^^

    와아... 토리 진짜 글 잘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덕분에 무지무지 잘 봤어!!!!
  • tory_14 2018.03.29 21:30
    응??이 댓글 쓸때까지만 해도 이글 노숲에 있었는데 댓글등록 누르니까 내가 창작룸에 있어!!!!!
    뭐지... 공간이동같은건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tory_15 2018.03.29 21:31
    톨 글 진짜 잘쓴다ㅠㅠㅠㅠ 혹시 또 망상글 올린거 있음 링크주라ㅜㅜ
  • tory_4 2018.03.29 21:31
    원톨아 문의글남겼는데 그거보고 헬퍼가 방옮긴거같아!!!!ㅠㅜㅠ

    내가 2차창작글이나 상상글은 전부 창작글로 가야하냐고 물어보니까 헬퍼가 추가로 달아준 댓글 여기 적어놓고갈게ㅎㅎㅎ

    ---------------
    간단한 썰풀이정도는 노정게시판에 자유롭게 쓰셔도 됩니다!
    문의 주신 글은 창작방이 더 어울리네요:)
    ---------------

    이렇대!! 암튼 원토리 글 잘봤고 또 써쥬ㅠㅜㅠ
  • W 2018.03.29 21:32
    오 진짜 창작방이네! 문의글 남겨준 4토리랑 의견 남겨준 다른 토리들 전부 고마워!!! 창작방은 1차 창작하는 작가님들만 올리는덴줄 알고 생각도 못 했는데 2차 창작도 가능하구나..... 새로운 거 알았어!
  • tory_4 2018.03.29 21:34
    순간 노숲에서 글 안보이길래 삭제된줄알구 놀랐다ㅜㅜ 정성글 소중해ㅎㅎㅎ 창작방에 제발 종종 올려주라 너무잘썼다!!!!!!! 창작방오니까 베스트에서도 보인다ㅋㅋㅋㅋ
  • tory_13 2018.03.29 21:34

    헐 토리야 이 글 너무 좋다ㅠㅠ 진짜 몇번이고 곱씹었어ㅠㅠ 토리 톨온화님이 분명하시다ㅠㅠ 종종 올려줘ㅠㅠ 여기서 망부석처럼 기다리고 있을게ㅠㅠ

  • tory_14 2018.03.29 21:36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찰떡이닼ㅋㅋㅋㅋㅋㅋㅋ
    톨온화님이라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이글 스크랩 해놨어 울적할때마다 꺼내볼거야ㅠㅠㅠㅠ
  • tory_16 2018.03.29 21:39
    토리 진짜 섬온화님 아니야?ㅠㅠㅠㅠㅠ 어떻게 이렇게 서다니랑 한팀장 감정선, 텐션 그대로 살렸어ㅠㅠㅠㅠㅠ 방금전까지 토주 2권 재탕하면서 서다니가 팀장님한테 매달리는거보고 마음 아파서 울컥했는데 찐톨덕분에 너무 행복해ㅠㅠㅠㅠㅠ 둘이 연애하면서 서단이가 욕심도 내고 투정도 부렸음 좋겠어. 그래봤자 보통사람만큼 티도 못낼거 같아서. 한팀장님이 또 얼마나 멋진 얼굴로 서단이 봐줄까ㅠㅠㅜㅠㅠ 서다니 또 팀장님한테 반하겠지ㅠㅠㅠㅠㅠ 댓글에 너무 울기만 해서 미안해. 근데 너무 좋다 토리야ㅠㅠㅠㅜㅠ 스크랩해놓고 외전 나올때까지 아껴가며 읽어야지. 고마워ㅠㅠㅠㅠㅠ
  • tory_17 2018.03.29 22:53

    톨온화 오셨능가...!ㅠㅠㅠㅠㅠㅠㅠㅠㅠ잘오셨네!!! 잘오셨어...!ㅜㅠㅠㅠㅠㅠ

  • tory_26 2018.05.09 23:05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11/28 10:21:29)
  • tory_18 2018.03.30 05:26
    원톨 대다나다. 엄지척!!!!!
    나톨은 아직 외전부분 안읽어서 이 글도 외전부분에 있는 글인줄 알았어. 댓글 읽고 놀라서 본문 서두부분 다시 읽어보니 원톨 창작글이었네. 감정선에 대한 위화감없이 그냥 빠져들게 만든다. 망상글 많이 쪄주라~~~♡♡♡
  • tory_19 2018.03.30 06:34
    나는 이 글 노정에서 못보고 베스트에 뜬 것 보고 왔는데
    톨온화님 감사합니다ㅠㅠㅠ 제 삶의 낙이 되어주셨어요ㅠㅠㅠ 감정선부터 한팀장이나 서단이 캐릭터까지 하나하나 너무 좋아! 정말 잘 살렸어ㅠㅠ
  • tory_20 2018.03.31 15:58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ㅠㅠ
  • tory_21 2018.04.03 15:46

    아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진짜 엄청 몰입해서 봤다규ㅠㅠㅠㅠ

    다음 궁예는 언제인가요,,? 후 기다릴 수 없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tory_22 2018.04.03 19:00
    ㅜㅜㅜㅜ넘 좋다.....외전외전 부르짖는다
  • tory_23 2018.04.08 01:20

    으어ㅓㅓ어ㅓ어어어ㅓㅓ 대박이야..

  • tory_24 2018.04.18 20:41
    세상에...이런 장면이 있었나? 하면서 읽다가 토리가 쓴 글이라고 해서 엄청 놀랐다ㅠㅠㅠㅠ톨온화님 진짜 감사합니다 너무 좋다ㅠㅠㅠㅠㅠㅠ
  • tory_25 2018.05.08 14:39
    나 이거 너무 좋아서 거의 맨날 들어와서 계속 본다 톨아ㅠㅠㅠㅠㅠㅠ
  • W 2018.05.12 06:56
    앗 오랜만에 들어왔더니 새 댓글 달아준 토리들이 있었네ㅠㅠㅠ 정말 고마워!!! 그런 의미에서 섬온화님 제발 외전을......
  • tory_25 2018.05.13 12:55
    제발 외전을...22222222
    나 또 이거 보러 옴... ㅠㅠㅠㅠ
  • tory_27 2018.05.21 00:36
    나톨 이거 뒤늦게 알아서 지금 읽었다!!!ㅠㅠㅠㅠㅠ하ㅠㅠㅠ토리야 일단 글 써줘서 고마워! 너무 좋아ㅠㅠ 외전 한 편 본 기분이야ㅠㅜㅜㅜㅜ엉엉 ㅠㅠㅠㅠㅠㅠㅠ 나도 요즘 노정 잘 못 들어오고 이북도 많이 못 읽고 있는데 토주는 틈틈이 재탕하고 있다ㅠㅠㅠ하ㅠㅠㅠㅠㅠㅠ진짜 토주 뽕 차오른다..!!!! 오늘 새벽도 토주와 함께..! 잘 읽고 갈게!!!!
  • tory_28 2019.05.22 00:15
    찐토리 암만 봐두 작가님인데ㅠㅜㅠㅠㅠㅜㅜ하 너무 좋다ㅠㅠㅠㅠ 흑흑 심장 뻐렁쳐ㅠㅠㅠㅠㅠ
  • tory_29 2020.03.05 01:00
    톨온화님 ㅋㅋㅋ
  • tory_30 2020.05.11 19:20
    와 토리야 진짜 고맙다 덕분에 죽기전에 이런 씬을 또 보는구나ㅠㅠ 진짜 토리 천재만재 아니야? 아니 어떻게 이런 글을 써네... 진짜 오백만번 읽고 너무 감격스러워서 우찌좌찌 다 부여잡았잖아 이젠 더 이상 잡을 찌찌도 없어... 나 진짜 한치의 의심도 없이 발췌한 줄 알았잖아 토리 진짜 이거 하나만 알아둬 이거 삭제하면 나 주님 곁으로 간다... 톨하나 살리는 셈치구 박제해줘 주기적으로 재탕할거니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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