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거리

니 엉덩이가 내 골반에 살짝 닿았을 때
구름같은 시간이 내 이마 위를 지나고 있었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평범한 손금 위에
현실감 없는 신기한 발가락 네 개가 올려지면
가느다란 실 하나가 단단 해지곤 했어.

다가오는 발자국이 더해질수록,
실은 길어지고 풀어지고 늘어져서 
우리를 가득 메웠고

니가 물고온 탱탱볼만큼 단단한 마음을 나는 가득 안고
구름이 내 이마 위를 지나갈 때처럼
너의 이름을 부르곤 해.

발자국들이 더해지고,
실들이 풀어지고 늘어져도
검정콩 두 알과 물풀 같은 코,
뷰러 고무 같은 입술,
알알이 박힌 쌀알들로부터 읽은
그 단단한 마음들
가는 실에 묶어 니 마음 단단하게 채울게.

구름은 흐르고 실들이 가득한 세계의 시간은 오늘도 우리를 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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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보니까 개를 주제로 여러 시인이 쓴 시를 묶은 시집이 나왔더라고.
우리 강아지 생각나서 나중에라도 울 갱얼쥐에서 헌사하는 시집 만들어보고 싶은 맘에
급하게 하나 써봤어
그냥 따스한 분위기가 느껴졌으면 하는데 잘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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