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S#1 병원 구내식당.

여느 때와 같이 광현을 둘러싼 전공의들. 그중 가장 집중한 겨울의 얼굴.

광현  정원이 다정하지. 근데, 철벽도 그런 철벽이 없어.

 

/플래시백/ 학교 앞 수돗가.

교복을 입고 서있는 정원과 여학생1.

학생  정원아. , ... (어쩔 줄 모르며 안절부절)

정원, 의아한 듯 하다 이내 난감한 표정.

학생  (, 심호흡하곤 결심한 듯) 나 있잖아-

정원  . 이따 애들이랑 중국집 갈 건데, 너도 갈래?

학생  ? , ..

정원  (시계 보더니) 미안. 가야겠다. 이따 봐.

등 돌려 뛰어가는 정원. 여학생, 황망한 듯 서 있다.

 

/시간 흘러/ 대학 캠퍼스 안.

플라타너스 나무가 푸르른 길을 나란히 걷는 정원과 여학생2.

학생  너 인턴가면 이제 자주 못 보잖아. 그래서, , 그러니까 내 말은-

정원, 익숙한 듯 난감한데. 이내 학생을 주시하며 다가간다.

순간 여학생, 숨 멈추는데. 정원, 학생 어깨에 붙은 나뭇잎을 뗀다.

정원  됐다.

새빨갛게 익은 여학생의 얼굴.

뒤로 멀리 보이는 익준과 준완.

정원  , 이익준! (이때다 싶은) 먼저 갈게. 잘 가.

대답할 새도 없이 뛰어가는 정원. 여학생, 뒤늦게 발을 구른다.

 

/다시 현재/ 율제병원 구내식당.

광현  정원이 연애는 본 적이 없지. 걔의 영원한 사랑은 하느님이거든.

겨울, 절망적이다.

광현  그래도 모~든 여자한테 다정해. 왜냐? 다 남이거든. 우리가 남한테 제일 친절하잖아? 식당 이모님, 경비 아저씨, 길 물어보는 낯선 사람들. 정원이한텐 여자가 그런 남이야. 생판 남.

울 것 같은 얼굴의 겨울. 안쓰럽게 보는 민하.

 

 

S#2 의국.

퇴근하던 정원, 불 켜진 의국 문 열면 각종 리포트, 서류 더미 속에서 엎드려 자고 있는 겨울.

/소리/ 익준  너 장겨울 어떻게 생각하냐.

그 새끼, 쓸데없는 소리.

미간을 찡그리는 정원, 홱 돌아 나가려다 멈춘다. 고개를 돌려 다시 겨울 보는데. 불편한 자세로 자고 있는 겨울.

어떻게 생각하긴 그냥 레지던트지.

자못 무심한, 더 나가 차가운 표정. 하지만 눈으로 계속 뭔가 찾는데. 한쪽에 구겨진 담요를 발견하곤 가져와 겨울에게 꼼꼼히 덮어준다. 순간 겨울 뒤척이자 얼음이 되는 정원.

겨울, 다시 미동 없자 황급히 떠난다.

 

 

S#3 익준 교수실.

겨울  저한텐 주말에 양평 간다고 하셨거든요.

익준  ?!

겨울  이제 마음 접어야 할까 봐요. 거짓말까지 하실 정도면 제가 그만하는 게 맞아요.

익준  (난감하고 당황스러운)

겨울  커피 잘 마셨습니다.

익준  아니, ,

겨울 나가고.

뭐지 싶은 익준. 거짓말하면서 거절한다? 안정원답지 않은데. 갸웃하다 이내 떠오르는 의구심.

익준  안정원 이거, 이거, (의뭉스러운 미소) 수상해?

 

 

S#4 병원 응급실 앞.

겨울을 태운 차가 멀어진다. 눈을 뗄 수 없는 정원.

/소리/ 교수 우리 겨울이가요, 연애를 하나 봅니다!!

   익준  장겨울 오늘 프로포즈를 받았대!

그래. 그럴 때지. 어리고, 예쁘고. 연애하다 결혼하고,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야지. 나는 나이도 많고, 곧 떠날 거고. 언감생심 누가 누굴.

[함성]  안드레아!

정원  (화들짝, 현실로 돌아오면)

맞은편 선 차 한 대. 그 안의 익준과 준완, 석형, 송화.

익준  얼굴이 왜 그래? 천사를 보셨나?

힘없이 웃는 정원. 그들을 향해 발을 뗀다.

 

 

S#5 얼마 뒤, 준완의 방.

늦은 밤, 휴대전화가 울린다.

이불 속에서 쑥 나온 손이 협탁을 더듬는다. 전화기 들면,

[ 도재학 ]

준완  (한숨) . 뭐야. (힘겹게 침대에서 몸 일으키는) ......에피네프린 용량 얼마야.

비틀비틀 일어나 방문을 연다.

준완  (비척비척 걸어나오는) 알았어. 계속 혈압 유지 안 되며으악!!!!!!

놀라 소리지르는 준완.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던 형상이 일어난다. 기도하고 있던 정원이다.

정원  깜짝이야.

준완  내가 더 깜짝이야! 뭐해!?

/핸드폰 속 목소리/ 교수님? 교수님???

준완  ..바소프레신도 걸어. 지금 가, 간다고!!!

괜히 전화기에 화풀이하는 준완.

절레절레 고개 저으며 돌아서는 정원. 자신의 방으로 향하는데,

준완  !!!

정원  (돌아보면)

준완  하지마!! 뭐야, 이게?!

정원  뭐가. (부루퉁)

준완  신부하지 말라고!!!

정원  (이 새끼가)(불퉁히 보면)

준완  하기 싫으면서 왜 난리야? 하던 거 해. 의무감에 매어있지 말고 하고 싶은 거 하라고, 이 새꺄!!

퍼붓고는 욕실로 들어가는 준완. 문을 쾅 닫는다.

우두커니 선 정원, 화나고 속상한 얼굴.

/플래시백/ (고해성사실-칸막이 너머 들리는 목소리)  꿈도 마음도 변하기 마련입니다. 진정 원하는 걸 거스르려 하지 마세요. ......하나님을 섬기는 모두가 사제입니다. 아이들 생명 구하고,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며 하나님 말씀 받드세요. ......형제님의 행복을 저버린 믿음을, 원친 않으실 겁니다.

정원  (헛웃음) ...신부는 쟤가 해야겠네.

창밖으로 동이 튼다. 칠흑 같던 어둠이 서서히, 일순간 밝아진다. 주황빛으로 일렁이는 강물, 짹짹이는 새들의 지저귐, 나뭇잎을 훑고 가는 시원한 바람. 평온하게 흘러가는 자연의 풍경들.

정원의 마음이 고요하게 가라앉는다. 제 자리를 찾는다.

/소리/ 익준  정원아, 하느님은 이해하실 거야.

이 새끼들은 다 귀신이야, 뭐야.

일출에 물드는 정원의 얼굴. 희미한 미소.

 

 

S#6 율제병원

병원 전경에서 입구로 오버랩되면, 여기저기 크리스마스 장식이 반짝인다. 여느 때와 같지만 연말을 맞아 조금 들뜬 분위기.

정원, 준완의 교수실 안. 정원이 겉옷을 걸치고 있다.

-똑똑.

정원  누구세요.

[문밖]  겨울이요.

정원  (멈칫) .. 들어와.

문 열고 들어오는 겨울. 정원 앞에 선다.

정원  무슨.. 일이에요?

겨울  교수님, 제가...

우물쭈물, 어쩔 줄 모르는 얼굴. 긴장해 굳은 표정. 익숙한 장면이다. 한숨이 나온다.

/플래시백/ 정원    가장 먼저 알려주고 싶은 사람이 있어.

의국에 가보려던 참인데, 한발 늦었다.

겨울  교수님 제가... 제가 교수님 좋아합니다.

바들바들 떨리는 작은 몸.

겨울  죄송합니다. 주제 넘는 말인 줄 아는데... 교수님 신부 되지 말고 병원에 계속 있으시면 안 돼요?

울컥, 얘가 이렇게 마음 졸일 때까지 난 뭘하고 있었나. 최악이다, 안정원.

겨울  하느님 말고 제 옆에 있어주세요, 교수님.

저릿저릿한 마음. 정원, 다가서 겨울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놀란 겨울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쏟아져 나오는 마음.

입을 맞춘다.

 

 

S#7 교수실 밖 복도

택배상자를 들고 나타난 준완. 문으로 다가서는 순간 보이는 한 덩이의 실루엣.

준완  ???!!!

, 놀라 옆으로 붙는다. , , 주변을 살피며 경계하는데. 한쪽에서 나타나는 익준.

익준  어이- (재기발랄) 메뤼메뤼 크뤼스마스!

파닥파닥, 사삭스럽게 신호를 보내는 준완. '입 닥쳐'

익준  왜 그래?

준완  . (익준 끌고 가는데)

익준  (문 안 그새 스캔하는)(으잉? 놀라운 광경)

준완  ,,, 도둑놈의 새끼 저거, (흥분해 사투리 폭발하는)

익준  어후, 메뤼 크리스마스네, 어후~

준완  저 미친놈, 장겨울 20대 아이가?

익준  둘이 좋다는데 뭐 어때?

준완  둘이 좋타꼬? 쌍방이라는 기가???

익준  그래 이 뒷북맨아. 룸메이트 연애에도 관심 좀 가지고 그래, !

투닥이며 멀어지는 둘 중심으로 카메라 줌 아웃, 복도와 교수실 문 함께 비추다 다시 화면 문 안으로 들어가면

교수실 안, 안고 있는 정원과 겨울.

겨울, 혼란스럽고 쑥스럽고 어쩔 줄 모르는 표정. 정원, 감정을 추스른 듯 안고 있는 겨울의 어깨를 토닥인다. 겨울을 감싼 팔을 푼다.

정원  (멋쩍은 정적) 저녁은, 먹었어요?

겨울  ..아뇨.

얼떨떨, 정신이 없는 겨울.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정원  이제 퇴근이죠.

겨울  (끄덕끄덕)

정원  가요. 밥 먹게.

겨울  (얼빵한 얼굴)

정원  옷 갈아입고 나와요. ER 앞에서 기다릴게요.

 

 

S#8 응급실 앞

건물 앞에 서 있는 정원. 병원 안쪽으로 목을 쭉 뺀다. 설레고 기대되는 얼굴.

조금 전 일이 생각나 얼굴이 달아오른다.

정원  미친놈... (고개 푹 숙이는데)

익준  (불쑥) 누가?

정원  아악! 미친놈아!!! (식겁한)

익준  ....뭐뭐!!!!! (덩달아 펄쩍 뛰는데)

정원  .....!!! 너가 미친놈이라고 이 미친 새끼야! (고함치며 놀란 가슴 부여잡는)

익준  이게 무슨.. 길 가던 사람 뺨 때리는 소리야? 갑자기 왜 난리야 난리는!

정원  갑자기 튀어나오니까 그렇지! 간 떨어지는 줄 알았네, 진짜. (인상 쓰며 숨 고르는)

익준  (정색) 간 떨어진다는 소리 함부로 하는 거 아니야.

정원  ......꺼져.

겨울  교수님.

그 사이 뒤로 나타난 겨울. 부산스러운 둘이 의아한 표정이다.

정원  . 왔어요. (표정 바뀌는)

익준, 그런 둘을 보며 휙,, 돌아가는 눈알. 스르르, 퍼지는 개구진 표정.

익준  너네...

흠칫, 하는 정원과 겨울.

익준  너네, 오늘 우리 우주가 짜장면. 짜장면 먹자고 빨리 오랬거든? 세상에 지금 시간이 몇 시야? 난 먼저 가봐야겠다. (정원에게) 안녕. (겨울에게) 안녕.

짓궂은 미소를 짓고 돌아서는 익준. 멀어지는 발재간이 점점 우스꽝스럽다. 흡사 탭댄스를 방불케 하는데. 저 미친놈, 하는 얼굴로 혀를 차는 정원과 그를 보는 겨울.

마주 보고 웃는 둘.

 

 

S#9 모 식당.

늦은 시간에 몇 테이블 남지 않은 작은 식당 안. 허름하지만 정갈하다. 창가 자리에 겨울과 정원, 앉아 있다.

정원  맛있는 거 사주고 싶은데 연 데가 별로 없네.

겨울  괜찮아요. 전 다 맛있어요.

다정한 미소에 수줍어 눈길을 피하는 겨울. 황급히 물잔을 드는데, 이미 비어 있다.

정원  줘요.

컵을 가져가 다시 물을 채워주는 정원. 겨울, 멍하니 그를 본다. 정원과 밥 한 끼 먹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이뤄지다니. 산타 할아버지가 정말 소원이라도 들어준 걸까? 꿈인가? 그래. 교수님이랑 내가 그런... 그럴 리 없어. 이건 꿈이야. 그럼 깨지 않고 영원했음 좋겠다.

식당주인  국수 둘이요.

먹음직스러운 잔치국수가 둘 앞에 차례로 놓인다.

정원  먹어요. 배고플 텐.

겨울  .

여느 때처럼 열심히 먹는 겨울. 정원이 의식돼 더 먹는 데 집중한다. 많이, 빨리 먹는다. 점점 벌어지는 정원의 입.

정원  혹시... 송화랑 밥 먹어봤어요?

겨울  NS 채송화 교수님이요? (터질 것 같은 양볼) 아니요.

정원  둘이 잘 맞을 거 같애. 꼭 한 번 같이 먹어요. , 준완이도.

갸우뚱한 겨울. 웃는 정원.

정원  뭐 더 먹을래요?

겨울  아니에요. 괜찮아요.

정원  ...안 그래도 계속 기다렸어요.

겨울  ?

정원  장겨울 선생 시간 비기를.

겨울  (보는데)

정원  맨날 수술에 당직에 쉴 틈이 없던데. 잠은 좀 자요?

겨울  . 짬 날 때마다 자요.

정원  (웃는다) 다행이네.

겨울  근데 왜.. 저 기다리셨어요?

정원  할 말이 있어서요.

겨울  무슨..?

정원  아까 나 보고 신부하지 말라 그랬죠.

얼굴이 어두워지는 겨울. 역시 주제넘은 말이었다.

정원  나 안 해요.

겨울  (보는)

정원  신부, 안 해요.

겨울  (두 눈 커지는)(눈빛이 흔들린다)

듣고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말. 교수님이 신부를 하지 않는다...?

정원  며칠 전에 정리 다 끝나서 말하려고 했는데, 계속 타이밍이 안 맞아서.

미동도 없는 겨울. 부동자세로 멈춰 있다.

정원  병원에 계속 있을 거예요. 장겨울 선생 옆에.

멍 때리던 겨울, 꿀꺽 침을 삼키다 켁, , 사레가 들린다. 정원, 부리나케 물컵을 건네다 콜록, 콜록, 겨울의 기침이 멈추지 않자 달려와 옆에 앉는다. 토닥, 토닥 겨울의 등을 토닥이고. 겨울, 경황없는 가운데 빨개진 눈으로 정원을 본다. 다정한 얼굴.

정원  그동안 모른 척 피하고 아닌 척해서 미안해요.

꿈이 아닌가봐.

/소리/ 로사  전 정원이 눈빛만 보면 딱 알겠던데. 우리 애가 많이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진짠가봐.

콜록, 콜록, 잔기침이 끊이지 않는 겨울. 정원, 계속 토닥이며 물을 건네고. 혼란스러운 겨울의 눈빛을 따뜻하게 마주 본다.

나란히 앉은 두 사람 중심으로 줌 아웃. 화면 페이드 아웃.

 

 

S#10 병원 앞 주차장

-자막- 한 달 뒤

퇴근하는 겨울, 종종걸음에 누가 봐도 수상쩍게 자꾸 주변을 살핀다.

정문 뒤의 두 사람, 그 모습을 보며 혀를 찬다.

보안요원  저 둘, 연애한다면서요?

익준    . 지들은 비밀인 줄 알아. 모른 척 해요.

보안요원  (푸흐흐) .

겨울, 구석의 차 창문 똑똑이면 달칵, 문 열어주는 소리 나고 이내 겨울, 조수석에 타는.

익준    어디서 또 저런 똥차를 샀대. 어휴...

이내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똥차.

 

 

S#11 닭갈비집 안.

닭갈비를 뒤적이는 송화와 익준, 석형, 준완.

송화  정원이는?

준완  안 와.

석형  장겨울 선생?

익준  (끄덕끄덕)

송화  늦바람이 무섭다더니. 걔 요즘 얼굴을 못 봤어.

준완  도둑놈 새끼. 열 살도 더 어린 레지던트를!

익준  부러워? 그럼 너도 익순이보다 어린 애 만나.

준완  ?! (그대로 굳는다)

석형  뭔 소리야?

송화  익순이? 너 동생?

익준  이모님, 여기 우동사리 추가요~!

준완  ..볶음밥! 밥도 두 개 주세요!

익준  , 두 개를 누구 코에 붙여. 밥 네 개요!

준완  (과하게 버럭) 네 개를 누가 다 먹어?

익준  우리 둘이 먹어! 우리 둘이! 니네가 고기 다 먹었잖아!

석형  난 됐어. 세 개만 해. 익순이가 비둘기 씨야?

송화  이모님, 여기 밥 세 개요. 진짜야?

준완  아니야.

익준  네 개 해야 된다니까. 적다고. 이모님, 밥 네 개!

이모  사리예요, 밥이에요?

다요! 사리는 몇 개? 사리 하나, 밥 네 개요! 많은데.. 야 김준완, 너 비둘기, 익순이야? 아니라니까. 뭐야, 너 내 동생 까냐? 뭔 소리야 미친놈아! 어허, 매부. 그렇게 말하면 서운해?

와글와글, 시끄러운 와중에

[전화 벨소리]

석형  , 엄마? 익순이랑 준완이랑 사귄대. 익순이. 익준이 동생. 어어- 그러니까.

송화  김준완 뭐야, ? 언제부터?

준완  나중에. 체할 거 같애.

익준  그건 니가 빨리 먹어서 그래, 이 먹보야.

유유히 사리를 놓고 가는 식당 이모.

 

 

S#12 늦은 밤, 겨울의 집 앞

정원  들어가.

겨울  . (대답하지만 몸은 움직이지 않는)(아쉬워 꼬물거린다)

정원  (역시 아쉽지만) 추워. 들어가.

겨울  들어왔다 가실래요?

정원  (멈칫 보는)

겨울  내일부터 수술 풀이잖아요. 계속 못 보는데. 잠깐 그냥... , 차라도 한 잔 하고 가시면...

중언부언하는 겨울. 정원, 올라가는 입꼬리를 애써 꾹꾹 누른다.

정원  (긁적이다) 들어가면 안 나올 거 같은데.

동그랗게 커지는 겨울의 두 눈. 정원, 머쓱한 듯 눈을 피한다.

정원  얼른.. 들어가. 조금이라도 자.

겨울  안 가셔도 돼요.

정원  (보는)

겨울  들어와서 안 가셔도 돼요.

이어지는 적막. 묵직해진 밤공기가 두 사람을 내리누른다.

정원, 사실 굉장히 들어가고 싶지만 이래도 되나 싶고. 벌써 그러면 내가 너무 그런 사람으로 보이지 않나? 들어가면 가만 있어봐 내가 콘돔이 있던가? 아니 그냥 정말 잠깐 들어 왔다 가라 하는 걸 수도 있잖아? 그런 건가? 난 들어가 있고 싶진 않은데, 아니 들어가고 싶긴 한데 아무것도 안 할 거 같진 않은데, 아니 안정원 침착해. 침착해. 오바하지마. 겨울이 얘가, 아냐, 진정해. 진정해, 진정하자, 안드레아. , 하나님.

겨울  (결심한 듯) 교수님.

정원  (혼란스러운 얼굴, 멍하다)

겨울  들어오세요.

, 정원의 이성의 끈이 끊어진다.

 

 

S#13 닭갈비집 앞

왁자지껄 나오는 네 사람. 질문이 쏟아지는 송화, 익준의 눈치를 보는 준완. 유유자적 휘파람 부는 익준. 관망하는 석형.

 

 

S#14 겨울의 집 안.

단출한 집 안. 한켠에 커피포트 끓고 있고 싱크대 앞에서 입 맞추고 있는 두 사람.

쿠르르르르, 물 끓는 소리 점점 커지며 수증기 올라오고 그 뒤에서 깊어지는 입맞춤.

정원, 겨울의 뺨에 입 맞추며 흐트러진 겨울의 머리칼을 넘긴다. 한손에 허리 감싸 안으면 숨 차 들썩이는 작은 가슴. 정원, 고개 더 숙여 겨울의 목덜미에 입 맞추고 겨울, 눈 질끈 감으며 정원 꽉 안으면

달칵, 포트 스위치가 올라온다.

 

 

 

 

 

  • tory_1 2020.07.14 10:47

    너무 좋다. 다음 시즌에는 토리 글처럼 두 사람 연애도 보고싶다

  • tory_2 2020.07.15 00:00
    하 너무좋다ㅜㅜ 고마워
  • tory_3 2020.07.15 11:22

    미쳤다 너무 좋아

  • tory_4 2020.07.17 15:43

    진짜 말도안되게 너무 좋다 톨이 필력 무엇ㅠㅠ익준송화치홍 서사도 이렇게 좀 써주면 안되겠니ㅠㅠ

  • tory_5 2020.07.18 23:26
    작가님.. 보약 한첩 지어올리겠나이다....
    대박이다 원톨 ㅜㅜㅜㅜㅜㅜㅜㅜ
  • tory_6 2020.07.23 18:07

    +_+bbbbbb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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