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토리들!
금방 폰으로 글을 쓰다가 다 날려먹어서 울면서 돌아온 나톨... 앞으론 폰으로 글을 쓰지 않겠단 다짐을 하며 눈물을 훔치면서 다시 글을 써...
나톨은 캘리그라피를 취미로 하고 있는데, 예쁜 펜대가 쓰고 싶어져서 인터넷을 뒤져보기 시작했어
내가 쓰고 있는 건 그냥저냥 무난 무난한 요런 펜대야 (오블리크 펜대)
그치만 눈에 차는 펜대는 이런 것들..
넘나리 예쁘고요... 일단 우리나라에서 사기는 어렵고, 가격도 적어도 몇 만원부터 몇 십까지도 가니 사는 것은 포기하고 만들어보기로 마음을 먹은 나톨!
분명 선구자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유튭을 뒤적 뒤적하다 보니 역시 금손 장인이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TQKHX_fH8Y&t=21s
딱 원하는 형태에 이쁜 디자인으로 깎는 영상을 찾게되어서(사실 검색하면 제일 위에 나옴..) 너로 정했다!! 하고 필요한 재료와 도구를 장바구니에 담음
- 지름 4cm 원목 나무봉
- 나무를 깎을 조각칼
- 표면을 정리하기 위한 사포
- 마감을 위한 바니쉬(니스같은거!)
- 닙을 끼우기 위한 플랜지를 만들 황동판
그리고.. 왔다ㅏㅏㅏㅏ 택배가!!
자 이제부터 조각을 시작해볼까! 부푼 마음을 안고 칼과 나무봉을 회사로 들고가서 틈틈히 쉬는 시간에 깎기로 함
ㅎ.. 너무 두꺼운 걸 샀나..? 뭐 금방 깎을 수 있겠지... 그치만 원하는 디자인을 위해서는 너비가 좀 있어야 해서 두꺼울 수 밖에 없었어 8.8
저렇게 생긴 조각칼로 계속 나무를 깎아냄.. 그리고 내 자리 아래는
(나톨 일하는 데 공방 같은데 아니고.. 프로그램 개발하는 개발자임 ㅋㅋㅋㅋㅋㅋㅋㅋ)
밑이 난리 난리 아마 집이었다면 바로 등짝 스매시였을거야. 옆에 동료분도 정말 신기한 사람보듯 봄
아무튼 깎다가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걸 만들고 있나.. 손에 물집도 잡히고.. 현타옴...ㅋㅋㅋㅋㅋㅋ
그치만 한 번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지! 하고 열심히 깎아내 봅니다..
얼추 조금씩 모양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오 그럴싸해지고 있어!!)
이쯤 되니 조금씩 나 스스로가 대견해지기 시작, 나란녀석.. 할 수 있잖아..?
위에 사진이랑 크게 차이는 안나지만 저렇게 연필을 잡을 때 손가락이 닿는 부분을 홈으로 파내서 손가락에 챡! 맞게 만들어줬어!
(사실 유튜브아저씨가 다 알려줌)
이런 식으로 나름 인체공학형의 모양을 갖도록 깎아내고, 사포가 기다리는 집으로 가져가서 열심히 사포질을 했지
처음 해보는 사포질에 요령이 없어서... 암튼 열심히 사포로 표면을 부드럽게 깎아줬어
어느정도 거칠기의 사포가 적당한지 몰라서 대충 800으로 하고, 1000으로 마무리를 지어줬는데,
(다음에 이 짓을 또 할지는 모르겠지만) 400방정도?로 먼저 거친 표면을 잡아주는 게 좋을 것 같아. 여차저차 또 한번의 사포 노가다를 거친뒤..!!
초ㅑㄹ ㅏ-!
비로소 어엿한 펜대의 모습을 가진 아이가 만들어졌습니다!! (왈칵)
위에 있는 봉이 처음깎기 시작했을 때의 봉 모습인데... 좀 얇아도 될 걸 그랬나봐...ㅎ..
(마지막엔 좀 귀찮아져서 사포질 좀 대충해서 중간중간 흠들이 보임..;;)
이제 펜 몸통은 완성이 되었으니, 닙을 꽂을 수 있는 플랜지(Flange)를 만들고, 그걸 꽂을 홈을 파서 꽂으면 이런 모습이 돼
자아 이제 나무를 다듬는 일은 마무리가 되었으니 마감작업을 해줍니다.
일단 펜대는 잉크가 묻기도 하고, 헹궈낼 때는 물이 묻기도 하니, 그런 액체들이 나무를 오염시키거나 펜대의 상태를 나빠지게 할 수도 있고, 나무 그대로면 손 때가 잘 타니까 마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재료들을 구매할 때 바니쉬를 샀는데,
색깔을 입히는 스테인? 도 있고 같이 쓰기도 하고? 그러는 거 같던데 잘 몰라서 바니쉬만 하기로 함
(하지만 바니쉬를 하고 난 후 조금 저렴해져서 살짝 후회..)
냄새도 적고 해로운 성분도 없다는 수성 바니쉬를 사서 붓으로 슥슥 발라주고,
마르면 덧칠을 해서 총 세 번 덧칠을 해줬어! (2~3회 정도 해야 한다고 하더라구)
이제 마지막 바니쉬가 다 마르면...! 완성!!
크으..! 감동 8ㅅ8... 시중에 판매되는 퀄은 당연히 나오기 힘들지만 나름 디자인이 있는 나만의 펜대가 만들어졌어!!
회사에서 점심 시간에 종종 캘리그라피 연습을 하고 있어서 시필을 해봄니다
원래 쓰던 펜대가 만든 거에 비하면 조금 얇은 편이라 처음에는 조금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익숙해지니까 내 손에 딱 맞추기도 해서 금새 편하게 쓸 수 있게 됐어! 이제 한동안은 펜대 욕심 안내고 이 아이를 애지중지 하면서 쓰게 될 것 같아 :D
그리고 저렇게 펜대를 만든 나톨은.. 욕심을 내어 저 펜대를 복제해보기로 마음을 먹는데(!?)
레진을 이용해서 저 펜대 모양으로 만들어보려고 하고 있는데 아직 신나게 실패 중이라..
(굳는데 2~4시간 걸린댔는데 붓는 도중에 굳어버림????)
열심히 실리콘과 레진을 날려먹고 있지만 ^^ㅎ... 성공하게 된다면 복제기(?)도 가지고 돌아와볼게!!
그럼 이제 끝!! 모두들 안녕!!!
(ps. 이걸.. 꾸방에 쓰는 게 맞나 고민을 하다가 캘리 관련되어있으니까 얼렁뚱땅 꾸방에 올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