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너희는 이런 거 하지 마라...

아버지 패딩을 건조기에서 꺼내 살펴보니 

앞판에 어디에 긁혔는지

작은 구멍이 뿅 나있는 거야. 

얼마 전에 인스타에서 본 구멍 막는 자수 방법이 생각나서 

아버지한테 전화해서 호기롭게 얘기했지!

나 : 앞에 작게 구멍 났는데 여기 빨간색으로 하트 자수 놔도 돼영?

아 : 그럼. 딸냄이 해주는 건데 뭐든 좋지. 아빠 머리 영구머리로도 만들었었는데 뭐 ^^

.....

뒷머리 밀어 달라셔서 우리집 냥이 바리깡으로 싹 밀어 버렸던 걸 

아직 마음에 두고 계시네 ... ^^...

3년이나 된 건데 .... ㅎ

유튜브에서 자수 모양 영상 여러개 보고 

그중에 제일 깔끔한 걸로 

초이스ㅡ!

물론 제일 하기 쉬운 걸 고른 건 아니야 ^^...

그래서 완성한 귀염뽀쨕 하투 ㅋㅋㅋㅋㅋ

좀 통통했어야 했는데 ..

처음 한 거니까 할 수 없지 ㅋㅋ

잘 보여? ㅋㅋㅋ

괜찮게 된 거 같지? ㅋㅋㅋ

잘 된 거 같아서 가족방에 자랑함 ㅋㅋㅋㅋㅋㅋㅋ

(베방에 올라간 배경화면 올려준 토리 고마워~ 아버지 프사 바꿔드렸엉 ♥)

이게 .... 

잘못됐던 걸까요 .....?

두둥.........

갑자기 스케일 커지기 있음? ㅜㅜㅜㅜㅜㅜㅜ

사람이 이래서 깝치면 안 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탄 모양이 너무 네잎클로버처럼 생기지 않았니??

그냥 패딩 수선하는 천 패치? 그런 거 사서 붙이려고 했는데 ㅋㅋㅋ 

그래도 아버지 마음에 드시는 거 같으니 자수 좀 하지 뭐!

라고 .... 생각하면 안 되는 걸 생각해 버림 ...... ㅜ

 

너무 많이 타서 바느질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가지고 고민하다가  

외커에서 < 구두 신을 때 발 까지는 거 싫으면 붙이라 >고 추천해주었던 테이프가 아직 있어서

(엄청 옛날 일이네? ㅋㅋㅋㅋ)

그걸로 바느질 할 수 있는 지지판 만들었어. 

그리고 작업 시작 .......... ㅋㅋㅋㅋㅋㅋㅋㅋ

유튜브 몇 개 보고 방법 터득해서 바느질 공장 돌리기 .....

잎 하나 떴는데 왜 이렇게 힘이 드는 것이냐....? ㅠㅠㅠㅠㅠㅠ

오른쪽 부분을 더 땡겨야했는데 처음이라 잘 몰랐음 ㅋㅋ 

풀기에는 너무 늦어서 ...

어차피 작업패딩이니 괜찮다 괜찮다 자기위안 하면서 계속 함 ..... 

여기서 멈췄어야 했어 ....

그냥 패치 사서 붙였어야 했어 ......

 

와중에 엄빠가 성당 다녀와서 드신다고 아바이 순대 삶아 놓으라고 ㅠㅠ

(나는 불교톨 ^^....)

순대 기름 다 튀어서 싱크대에 기름 ... 하 .... 

혹시 넘치거나 탈까봐 저거 보면서 또 열심히 바느질을 하였지 ...

크리스마스 이브에 바느질하는 건 신데렐라였던가?

(아님)

우리집엔 냥님 두 마리가 계시기에 쥐가 없어서 

파티에 못 가는 건가요 ㅠㅠ

뭐래 ....

아 실하다.......

근데 집에 돼지 누린내 쩔구요 ^^.....

순대 삶으면서 두번째 완성했어.

밑으로 갈 수록 바느질할 수 있는 공간이 타서 없어서 

쪼그라든 잎이 됨 ㅋㅋㅋㅋㅋㅋ

첫번째 잎에서 얻은 지식으로 실 잘 잡아당기면서 완성해따..!

성당 다녀오셔서 엄빠는 아기예수님 탄생 축하하시며 순대에 소주 드시고 

나는 그 앞에서 계속 바느질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힘들어 보이니까 

엄마가 그냥 살색 테이프 붙인 채로 입으면 된다고 ㅋㅋㅋㅋ

아버지도 힘들면 그만하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각설이 하겠다고 ㅋㅋㅋㅋㅋㅋ

깡통 주워오라고 ㅋㅋㅋㅋㅋㅋㅋ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지 

중간에 멈추는 건 없다.

근데 바느질은 계속 하고 있는데 왜 불안한 것이냐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깡통 주우러 가야되나 고민하면서 계속 함 ㅋㅋㅋㅋ

그리고 결국

완성했다! ㅎㅎㅎㅎㅎㅎ 

완성하자마자 패딩 끌어안고 아버지한테 

이거 수의로 입으시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성을 다해 만들었으니 가지고 가시라고 ㅋㅋㅋㅋㅋㅋ

마지막 이파리에서도 탄 부분 때문에 약해져서 실을 땡길 수가 없었음 ㅠ_ㅠ

그래서 좀 .... 헐빈하게 됐는데 ... 

할 수 없지 ......

나중에는 막 천 붙잡은 왼손에 전기 오더라 ㅠㅠ 

오른쪽 손목은 사망하셔써요 ........ 흑 ...

그래도 잘 됐는지 막 손도 위로 들어보이고 좋아하셔서 

뿌... 듯 .................

사실 처음 쪼그만 하트 할 때까지는 취미로 삼아볼까했는데 

아니 .....

너희는 이런 거 하지 마라 ..... 🚬

4시간 걸렸어 ....

그리고 아직까지 오른쪽 손목 회복이 안 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분간 바느질은 거들떠도 보고 싶지 않구나 ..... 크 ...

그래도 크리스마스에 아버지 기분 좋게 해드린 거 같아서 뿌ㅡ듯!

후후후

여기서 그냥 가기 좀 아쉬우니까 ㅎㅎ

토리들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