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지기
그냥저냥 매일은 아니어도 자주 톡도 하고
일년에 10번 정도는 같이 영화를 보고 밥을 먹었다
그 오랜 세월 내가 공포영화를 못 보는 걸 알면서
지난 달 파묘를 보다가 팔 좀 잡았다고 툭치며 빼는데
진짜 찬물을 맞은 기분이었다
그 후 나는 그 친구가 원하는 방향대로 대꾸하기 보다 내 생각대로 내 느낌대로 대꾸했다
그러더니 오늘 그 친구가 그런다
자기가 손절했던 그 누군가와 비슷해진다고
30년 동안 나는 그 친구가 손절했다는 사람을 정말 수도 없이 알고 있다
당장 엑셀로 정리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많고 강도 높은 헌담과 욕설도 얼추 기억한다...
그런데도 그러냐 싶다
그래 너랑 내가, 아니 내가 일방적으로 네게 손절당한들 그게 뭐 대수냐 싶은 이 차분한 마음
이 가벼운 마음
너랑 내가 일년에 한 두번 형식적인 계절안부나 새해인사하는 사이가 된 들 뭐가 달라지고 뭐가 슬프거나 아쉬울까 싶은 그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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