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하!
나톨은 평소 토리정원과는 거리가 먼 톨인데(머쓱
어제 기생충 보고 너무 재밌어서 감상 남기러 왔어!
감상 얘기하기전에 나톨에 대한 tmi 좀 풀자면
난 평소 영화를 잘 안보는 톨이야. 영화관도 몇 년에 한번 갈까말까 하고 누가 가자고 해야만 감ㅋㅋㅋㅋㅋㅋ
티비에서 해주는 영화도 잘 안 봐.
그만큼 영화에 관심이 없고, 무슨 영화가 재밌다고 입소문 타도 그렇군 하고 넘어가는 편임ㅋㅋㅋㅋ
그치만 기생충은 개봉 당시부터 꽤 핫했고, 최근에는 해외 영화상 수상하면서 세계적으로 인기가 이어지니까
국뽕이 차오르면서도 어떤 영화이길래 이렇게 인기가 많을까 호기심이 들었지ㅋㅋㅋㅋㅋ
보고싶다고 생각하게 만든 영화는 참 오랜만이네 그래서 뒤늦게 vod질러서 봤어
그리고 기생충을 다 보고난 뒤의 감상은 제목과도 같아
영화에 무슨 화려한 액션이 있는 것도 아닌데,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집중하면서 봤어
다 보고난 뒤에 기생충 본 친구랑 거의 한 시간 가량 기생충에 대해 얘기할 정도로 영화에 대해 얘기할 거리도 무지 많더라
현실과 대입해보면 뭔가 허술하거나 비어있는듯한 부분이 몇 가지 보였거든
근데 이런 점이 뭔가 더 상상할 여지를 주면서도 내 상상대로 진행되지 않아서 더 쫄깃했었어ㅋㅋㅋㅋㅋㅋ
송강호네 가족(하도 김기사라고 불려서 배역 이름을 까먹;;)이 백대표네 집에서 실컷 술먹고 안주까먹고 하다가
지하 벙커 사는 사람이랑 투닥투닥하고 나중에 8분내로 다 치워야하는 상황이 오는데
8분내로 어떻게 다 치우냐곸ㅋㅋㅋㅋ 그냥 대충 쓸어담고 대충 테이블 밑에 숨는데 당연히 들킬 줄 알았지ㅋㅋㅋㅋㅋㅋ
이걸 안들키네...?
난 심지어 다송이 캠프에 들어가고 부부는 소파에서 누워있잖아. 난 거기서 다송이가 여기 테이블에 누워있는 송강호랑 눈이 마주친다거나 할 줄 알았어. 다송이 1학년때 케이크 먹다가 지하벙커에 그 아저씨랑 눈 마주치잖아(이 부분만 공포영화인 줄)
그래서 이번에도 그렇게 눈 마주치나 했는데 안들키네...? 심지어 빠져나가는데 성공함ㅋㅋㅋㅋㅋㅋ
그 와중에 갑분배드씬 흠좀무... 이건 진짜 당황함 이거 15세 영화라매...? 친구랑 같이 봤으면 서로 민망했을 뻔
중간에 일하는 아줌마 다시 찾아왔을 때 얼굴이 성치 않으셔서
난 남편이 돈 못벌어온다고 아줌마 때렸나? 싶었지. 근데 지하에 두고온 게 남편이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네;;;
그 외에도 이게 현실적으로 말이 되나? 싶은 부분이 있지만 영화적 표현이겠거니 싶어서 거슬리진 않더라
이 영화에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그런 부분은 중요하지 않으니까ㅇㅇ
다송이 생일파티에 그 난장판 되고서 기정이 죽고 아줌마도 죽는거 아니야;;;?? 맘졸였다가
아줌마가 아저씨 찔러서 이대로 가족들 사기행각 발각되고 끝나나 했더니만
진짜 갑자기 송강호가 백대표 찔러죽여서 놀랐어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도 이 부분에 대해 나랑 같은 생각을 가졌는데
'송강호가 백대표를 찔러죽인 이유는 알겠는데 굳이 왜 찔렀을까?'
딱 이 생각이 들었어. 찔러죽인 이유를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워서 뭐라 적기가 어렵지만
찌르지 않았으면 송강호는 그저 사기죄로 감옥을 가거나 아님 다른 가족들처럼 집유 받고 끝났을 것을, 사람을 죽여서 결국 그 지하벙커에 기생충처럼 살아가게 됐잖아
근데 그렇기 때문에 더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엔딩도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게
아들이 편지로 돈 벌어서 내가 그 집 사겠다 하고는 그 집을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마지막에 부자가 끌어안는 걸로 끝나나 싶었는데,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그 반지하집 보여주고 끝나는게
보통 열린결말하면 어느정도 희망을 가진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데 기생충 엔딩은 희망없는 열린결말 같았어
반지하에 살 정도로 가난함+범죄이력 있는 사람이 그 집을 살 정도로 돈을 모으는게 지금 시대에서 가능할 거 같지 않거든
진짜 운이 좋게 성공해서 대박터지고 하면 아주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희망이 없는 결말이지...
송강호는 결국 거기서 평생 기생하며 사는걸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어
영화가 마냥 유쾌한 것만도 아니고, 마냥 어두운 것도 아니고 적당히 밸런스 잘 잡힌 거 같아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다송이에 대한 역할이 적은 거 같아. 애가 첨에 4차원이네 어쩌네 하면서 계속 그림 그리고 그러는데
지하벙커 아저씨랑 눈 마주치는 장면 보고나니, 애가 그리는 그림에도 뭔가 정보가 있을 것만 같았고
또 백대표네 가족중에 유일하게 모스부호를 해독할 수 있다보니 캠프안에서 애가 아저씨의 모스부호를 해독하는 장면이 나오니까 당연히 애가 알아채고 뭘 할 줄 알았는데...
내 기준 애가 가진 떡밥은 좀 있는데 덜 풀린 거 같아서 아쉽고
그리고 송강호네 가족중에 왜 기정이만 죽여야 했을까ㅠㅠ
아니 아들은 그 돌멩이에 투샷을 맞고도 살아남았는데 기정이 왜 죽여요ㅠㅠㅠㅠㅠㅠ
난 아들도 죽을 줄 알았는데 얜 살아남고 기정이만 죽은 게 좀 아쉬워
그나마 엄마 살아남아서 다행이지 엄마 죽고 아빠랑 아들만 살아남았으면...
생각나는 대로 감상 쓰다보니 좀 길어졌는데 감상 까먹기 전에 쓰고싶었어
아쉬운 부분도 적어놨지만 영화 자체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재밌었어. 오히려 영화관서 안본게 후회될 정도야
개봉할 당시에 봤으면 그 당시에 많은 스포감상글들 보면서 공감도 하고 이런 의견도 있구나 하며 배우기도 하고 더 재밌었을텐데!
나톨의 기생충 감상은 여기까지! 읽어줄 톨들 모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