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제곧내.

어렸을때... 한 4학년인가? 5학년? 하여튼 그때쯤에 일인데.

아파트서 살아서.. 일반적인 아파트 거실구조 있잖아? 한쪽 벽에 쇼파 있고 반대쪽에 tv있고 가운데에 협탁? 같은거 놓는.

TV

(남동생)

협탁

(나)

쇼파


이렇게 있는데 나는 인형놀이 하고 있고 남동생은 TV 보고있었어.

한참 1인 8역 하면서 인형가지고 잘 놀고 있는데 갑자기 뭐가 날라와서 머리에 탁 맞고 바닥에 떨어지는거야.

보니까 그 학습지 신청하면 주는 미니 다트판 (손바닥만한거)가 떨어져있었어. 뭐가 빨간게 묻어서.

동시에 머리가 축축해져서 뭐지? 하고 손바닥으로 정수리를 만져보니까 손바닥 가득 피가 묻어서 빨게져있었다..

나는 방금전까지 인형 놀이 하다가 이게뭐지...하구 상황판단이 안되가지고 손등으로 다시 정수리를 찹찹 쓰다듬어봤음.

근데 손등도 피로 범벅이 되서 빨게진 거...

그제서 상황판단이 되가지고 벌떡 일어나서 부엌 옆 베란다에서 일하고 계셨던 할머니보고

"할머니!!!!나머리에서피나요!!!!!!"

하고 겁나크게 외쳤음. 우리집이 부모님 맞벌이라 할머니가 나랑 남동생 봐주시는데 혼자 애 둘을 보던 할머니도 정신없으셔가지고 그말듣고 벼락맞은 거처럼

"뭐?????????!!!!"

하고 소리치면서 베란다에서 상체를 완전 빼서 나를 보셨음.

할머니가 보신건...,남동생이 tv 앞에서 장난감을 이리저리 던지면서 놀다가 올림픽 원반던지기 선수 뺨치게 다트판을 던졌다가 그게 하필 정통으로 맞아서 피가 철철나는 내머리.....

진짜 너무 놀라신 할무니가 할 수 있으셨던 유일한 처치는 부엌에 있던 해찬들 된장통에서 된장을 꺼내서 내 머리에 바르는 거였다....

아직도 냉장고에서 꺼내서 차가운 된장 머리에 치덕치덕 되는 느낌이 선함...

암튼 그렇게 된장으로 1차 처치를 끝내고 할머니는 회사에 갔던 아빠한테 sos를 치셨어.

아빠는 마침 회식 중이셔서 술을 잔뜩 드셨기에 대리운전 기사를 불러서 우리 아파트로 오셨고.

펑펑 울던 나는 할머니가 된장바른 머리에 휴지를 눌러 지혈하는 채로 그대로 차에 타 응급실로 향했다...

(다시 생각해보면 왜 아무도 119 생각을 안한건가...)

음. 대리운전기사 아저씨가 모는 자동차를 타고 응급실로 가면서 나는 지난주 서프라이즈에 사고후 머리에 피가 부족해지자 외계인 손 증후군에 걸려 자기손으로 목을 졸라 죽은 피아니스트 생각이 나서

할머니 나 외.외계인 손 증후군 걸리면 어떡해ㅜㅜ???

하고 더 서럽게 울었음.


병원에 도착해서(곰돌이 무늬 있는 완전 아기 잠옷 입은채로 머리에 된장 바르고 꺼이꺼이 울고 슬리퍼 신은 상태) 응급실 의사 쌤은 슈슈슉 하고 처치를 해주셨고. 외계인 손 증후군은 개뿔 완전 건강하게 나아서 지금의 나톨이 될 수 있었다.

아 근데 처치 후에 의사쌤이 매일 소독을 하러 와야된다구 하셨는데 말하시면서

아, ..그.... 머리에 된..장을 바르셔서. ... 원래는 이틀에 한 번 소독하면 되는데... 매일 소독하러 와야겠네요...

그래서 울지도 웃지도 못했던 기억이 남.


아 근데 사실 어떻게 보면 좀 웃기는 얘기를 공포 카테고리에 쓰는 건...

의사쌤이 다트판이 1센치만 밑으로 갔어도 신경 건드려서 반신불수 돼었을 거라고....운이 좋았다고 그러신게 소름끼쳤기 때문이야...

그때 그게 운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여기에 글 쓰지도 못했겠지(


(+ 신기하게 머리에서 피가 철철 나는데 나는 아프지가 않았다.,. ... 감각이 하나도 없었음... 꼬메기 전에 마취할때도 옆에 있던 남자애는 아프다고 울고불고 난리였는데 나는 감각이 하나도 안나서 그냥 ??? 하는 사이에 처치가 다 끝났다. 불행중 다행이라면 다행)
  • tory_1 2020.02.26 19:15

    ㅠ울 고모도 낫질하다가 손가락 절단됐는데 거기다가 된장바르고 병원가셧다는데ㅠㅠㅠ도대체 된장이 뭐라구ㅠㅠㅠ 현실공포야ㅠㅠ

  • tory_2 2020.02.26 19:50
    헉 이미 얼얼해서 꼬매는것 따위는 아픈 축에도 아니었나부다ㅜㅜ고생 많았어 토리ㅜㅜ
  • tory_3 2020.02.26 19:52
    옛날 민간요법인데 그게 참... 잘못된 처치법인데 연로하신 분들 중에 잘 모르시는 분들이 계시지..
    머리가 안 아팠던 건 너무 놀라면 그럴 수 있어. 아드레날린같은 게 순간적으로 많이 분비되면 고통을 못 느끼니까.
  • tory_4 2020.02.26 20:03
    토리... 아픈 이야기인데 오늘 이 글 보고 제일 많이 웃었어..... 토리 고생 많았다....
  • tory_5 2020.02.26 20:10
    두피가 통각이 둔한가... 나도 넘어져서 머리 찢어진 적 있는데 통증이 별로 없었어; 의료용 스테이플러(?)로 여덟 번인가 찝었는데ㅋㅋㅋ 머리 찢어지면 피 진짜 많이 나더라 우리 이제 다치지 말자ㅠㅠ
  • tory_6 2020.02.26 20:28
    할머니 엄청나게 놀라시고 급하셨나보다 ㅠㅠ
    시골 장독 된장도 아니고 해찬들 된장이라는 부분에서 살짝 웃음이
    근데 조금만 비꼈다면 큰일났을거란 말에 소름이
    진짜 다행이다
  • tory_7 2020.02.26 22:40
    난 어릴때 벌에 쏘였다고 했더니 할머니가 된장발라준 적은 있어
  • tory_8 2020.02.27 00:32
    나도 머리에 뭐 부딪혀서 피났는데 외할머니가 된장발라주샸어ㅜ
  • tory_9 2020.02.27 00:5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5/01 04:53:48)
  • tory_10 2020.02.27 01:00
    아이고 남동생 이녀석아ㅠㅠㅠㅠㅠㅠ
  • tory_11 2020.02.27 01:03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7/13 16:20:48)
  • tory_12 2020.02.27 01:41
    ㅠㅜ으악ㅠㅠ그래도 다행이야
  • tory_13 2020.02.27 12:29

    나도 우리집이 낭비하는거 되게 싫어하는집이라 몰래 크레용 가위로 자르면서 놀다가 내손가락 끝쪽 반마디정도를 가위로 잘라버린거야(뼈가있어서 다잘리진않고..) 근데 그와중에 아픈게 아니라 헐 아빠한테 들키면 죽었다하고 몰래 휴지로 감으려 일어났는데 바닥에 피가 뚝뚝 흘려서 들킴..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때 아빠가 왜 피나?????하고 왔는데 그때까지도 아픈줄 모르곸ㅋㅋㅋ난 죽었다 생각했엌ㅋㅋㅋㅋㅋㅋ

  • tory_14 2020.02.27 13:47
    나도 엄마가 머리에 바른적 있음 네살때
  • tory_15 2020.02.27 14:45
    진짜 큰일날뻔했네! 나도 머리 찢어져서 8바늘 꼬맸는데 마취도 안하고 꼬맸는데 안아프더라
  • tory_16 2020.02.27 17:44

    와 진심 큰일날뻔했네 ㅠㅜㅠㅜ 너무너무 다행이다 ㅠㅜㅠㅜ 디게 살벌하고 무서운 얘긴데 쓴토리가 귀여워서 덜 살벌해짐

  • tory_17 2020.02.27 19:36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4/01/25 17:47:15)
  • tory_18 2020.02.27 21:52
    으아악ㅠㅠ 별일 없어서 다행이야ㅠ
    https://img.dmitory.com/img/202002/7d1/k0l/7d1k0l5OjmMOuUMCIMsEkw.jpg
  • tory_19 2020.02.28 09:17

    휴 다 나아서 다행이야... 할머니는 모르셔서 그렇다쳐도 동생은... 너톨한테 진짜 잘해야겠다

  • tory_20 2020.02.28 13:06
    난 초등학교 1학년때 학교옆 문구점에서 외벽 벽돌공사하다 떨어뜨린 벽돌에 머리 깨져서 학교쌤 차로 병원에 실려간적있는데 1센치만 더 옆이었음 죽었다고..ㅎ 근데 그거보다도 더 지금까지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건 날 태운 차 주인인 쌤이 카시트 걱정하던거...ㅋㅋㅋ
  • tory_21 2020.02.28 14:28
    나도 떨어져서 머리깨진적있는데
    꼬맬때 아프지도않았어.......ㅋㅋ
  • tory_22 2020.02.28 16:01

    ㅠㅠ고생했어.......ㅠㅠ 

  • tory_23 2020.02.28 18:55
    으...이래서 어른들 뭣모르고하는 민간요법이 위험해 머리가 얼마나 복잡한곳인데 거기 발효음식을 발라....
  • tory_24 2020.02.29 11:40
    된장ㅠㅠㅠㅠㅠㅠ된장 바르는 게 우스갯소리가 아니었다니ㅠㅠㅠ현실공포다ㅠㅠ 토리 건강해서 다행이야
  • tory_25 2020.03.05 09:08

    원래 머리쪽은 통점이 많이 없는 편이래

    지인이 마취제 알러지 있던 사람이었는데 머리 다쳐서 마취제 없이 꿰맸는데 의외로 할만하다고 함.....

  • tory_26 2020.03.05 10:57

    헐 진짜 큰일날뻔했네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된장 바른거땜에 엄청 큰일난거 아니라 다행이다ㅜㅜ 할머니 나름의 긴급처치였는데 나중에 그거땜에 문제생겼으면 얼마나 속상하셨겠어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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