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애동방에 글을 쓸 일이 오게 될줄이야
나는 미국톨이거 시골 산다는-
지난 여름 부터 내가 집 앞에서 오며가며 보는 고양이가 있어.
처음엔 앞 집 근처에 엄마같은 고양이랑 새끼고양이가 4마리정도 있어서 앞 집 고양인가보다 했지.
다들 사람을 경계하는데 새끼 한마리만 진짜 개냥이더라구.
와서 쓰다 듬어 달라고 골골거릴뿐만 아니라
한번은 밤산책할 때 편도 1km 넘게 쫓아와서 길 잃어버릴까봐 내가 걱정함.
나 말고도 내 친구들한테도 잘 따르던거 보니 진정한 개냥이 맞는거 같아.
내가 부르면 달려와서 이름도 지어줬어.
Pumpkin aka 호박이야 눈이 호박색이거든
그러다 10월쯤 부터 자주는 안보여서 추워져서 집 안에 들이나보다 생각했는데,
한 달 전에 앞 집 사람이랑 우연히 얘기할 때 물어봤더니 그 집 고양이가 아니래...
엄마 고양이가 임신한거 보구 사료를 줬더니 거기서 몸을 풀고 새끼를 길렀던거가봐.
그러다 새끼들이 커서 영역을 넓혀서 자주 안보이는건가 싶어.
근데 어제 정말 오랫만에 봤는데 좀 말라서 밥이랑 물이랑 주려고 불렀더니 집 문 앞까지 쫓아옴.
원래 계단부터 안 쫓아오는데...
심지어 내가 차에서 내리다 실수로 발 밟아서 소리까지 냈는데 내가 사과하니 돌아옴.
집에 마땅히 줄께 없어서 염분빼려고 오뎅 삶는 동안 집 문 열어놓고 쳐다 보는데 기다리라니깐 들어오진 않고 문 앞에서 기다리더라고
오뎅 줬는데 잘 안 먹구 쓰다듬어다라고 졸라대서 문 열어놓고 같이 한참 놀았어.
그리고 문 닫아서 보냈는데 문 앞에 서 있는거야 ㅜㅜ
내가 실수했다 싶어서 고민하다 추운데 주저 앉으면 입양해야지하는 마음으로 다시 문 열었는데 없어져서 살포시 불렀는데 돌아왔어.
집에 들어올래 하니깐 들어와서 한바퀴 둘러보더니 집 안 계단 올라가지 말라니깐 알아듣고 카페트에 앉아서 졸더라구
자기네 집인줄 ㅋㅋㅋㅋ
그러다 집 문 열어주니깐 지가 나가고 문 앞에서 기다리지 않고 없어졌어
그냥 우리집 구경하고 싶었는지 나랑 살고 싶은지 모르겠어.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있을때를 대비해서
집주인한테 허락은 맡아 놓고 밥도 주문해 놓았고 눈병 오랫동안 있는거 같아서 동물 병원에도 데려가고 싶은데
내가 이 고양이 맡아도 되는 걸까? 이게 얘한테 좋은 일인가 싶어 고민 돼
난 애동 좋아하지만 애동을 키운 적은 없어
한국이면 당연히 입양이 좋은 거지만 여긴 나쁜 짓 할 사람은 없으니 고민된다
밖에서 살 던 애인데 밖에서 놀 구 싶어 할꺼구
(밖에 뛰 놀 산 많음, 사냥할 벌레, 다람쥐, 쥐 ㅠㅠ도 많음)
내가 1-5월엔 일이 바빠서 엄청 늦게 들어오고
3-4일 집을 비우는 출장도 이 주에 한 번 정도 있어 ㅜㅜ
그리고 일 이년에 한 번씩 한국 갈건데 그것도 걱정
남친은 chip심어서 outdoor cat으로 (밖에 왔다갔다하는) 키우면 되지 않겠다고 하는데
밖에서 벼룩 옮아 올까봐 그건 내가 힘들꺼 같아.
전에 룸메 고양이가 벼룩을 몰고와서 한 달 동안 정말 미친듯이 고생한 기억이 있거든.
물론 산책은 맨날 시켜줄 생각은 있는데
그거 가지고 만족이 될까 싶기도 하구
어제 난로 옆에서 노곤노곤 잠드는거 보니 안쓰러운데
나랑 사는게 꼭 좋은건지 확신하 안들어서 고민된다
말 통해서 나랑 같이 살래 물어보고 싶다...
물론 이건 다 얘가 다시 우리 집에 놀러 올 것을 전제지만
미리 생각해 놓고 싶은데 톨들의 의견을 겸허히 들을께
그리고 우리 호박이 사진 놓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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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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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만져주면 자기가 비벼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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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려는데 못가게 말리는 호박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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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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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져주다 내가 지쳐서 쉬니깐 붙어서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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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오는 우리집 5분 만에 적응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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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집 구경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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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뎅 삶는동안 기다리라니깐 문 앞에서 기다리는 호박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