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드라마

60년대 배경 특성상

여자들은 아무리 발악을 하고 발버둥을 쳐도 ㅎㅎ

조연 역할 밖에 꾀찰 수 없는 그런 사회상임


60년대 초반의 광고회사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인데

4년제 대학 나온 소위 엘리트 여성들은

끽해서 잘 나가야 같은 스텝 밟은 남성들의 '비서' 정도 역할 밖에 못해


남자들은 객관적 능력도 있고 동시에 능력이 부족해도

여성보단 더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되고..

시대 특성상 피치못하게 참전하고 총쏴서 누군가를 죽여야했던 남성도 많고..

참 복잡한 시대였구나 싶더라 60년대라는 게..


처음에 볼 땐

페미니스트로서 '여혐 드라마면 그냥 몰입하기 전부터 거르는 게 좋겠다' 생각은 했는데

나도 모르게 자꾸 보게 되더라고


시대상을 그대로 그리려고 하다보니

당연히 여성혐오적인 사상들이 기본으로 깔릴 수 밖에 없어

1960년대란 그런 시대였으니까..


과거건 미래건 그런 시대 자체를 보기 싫고 받아들이기 싫다면

이 드라마는 안 보는 편이 나을 거라고 생각해


그치만 그냥 사실을 사실 그대로 놓고

차별은 잘못된 거지만 '있을 수 밖에 없었던 시대도 있었겠지' 상정할 수 있는 토리라면

이 드라마가 꽤 볼만할 것 같아


보면서 불편한 순간도 상당히 많아

지금 당장, 2000년대의 내가 겪는 여성차별이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았구나 싶은 부분들이 있거든


그치만 동시에 인간군상을 참 자연스럽고 설득력있게 그려내서

와닿고 배울 수 있는 부분도 많은 것 같아


기득권이.. 굳이 '난 기득권이고 닌 피지배층이니까 닥치고 내맘대로 할거야'하고 고집부리지 않더라도,

심지어 '약자의 입장도 생각해줘야해'하는 기득권층까지도 왜 자신들의 권리를 포기하지 못하는지..

동시에 여성이 힘있고 능력있는 여성으로 인정받기 위해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결코 될 수 없을 '남성 포지션'에 속한 것처럼 행동해야 하는지..

그 아이러니함을 너무 잘 표현한 것 같아


전혀 다른 드라마긴 하지만

모던패밀리(코미디 미드)를 보면서는 불쾌했던 순간이 꽤 많거든

왜냐면 이 시대에 제작되는 이 시대를 그리는 드라마로서

굳이 그래야하는 것도 아니면서 차별을 전시하고 그저 '좋은 게 좋은거야~'하고 포장하고 마치려는 느낌이 많이 났었어


차라리 인종차별이든, 정치성향이든

비합리적이어도 '사실 그 자체'를 그리려고 했으면 반감이 덜했을 텐데

'그래도 결국엔 다들 행복하긴 하잖아~~ 그럼 됐지!!'하는 느낌이 강했거든


근데 매드맨은 차별을 전시하면서 합리화는 덜해

'그래 너네 각자 행복하다고 믿고 싶었겠지. 근데 그게 진짜 행복이었을까?'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느낌이랄까


사실 그대로를 보여주더라도 전시를 가장한 강요랑은 다른 느낌이더라

그래서 애정이 가고 계속 봐야겠다 맘먹게 됐던 드라마였어


아직 시즌2를 보는 중이라 앞으로의 시즌은 잘 모르지만..ㅎㅎ

본 토리들 있으면 얘기 나누고 싶어서 쪄봤어!!!!

  • tory_1 2019.01.19 23:46
    시대상이어도 페기 역할이 있고 여캐들이 남캐의 상대역으로만 소모되지 않고 자기 스토리가 있어서 ‘시대배경이 여혐범벅이지만 우린 아니다’를 느낄 수 있어서 괜찮은 거 같더라.
    반면 우리나라 사극은 사극이니까 시대배경 어쩔 수 없어! 하면서 여혐을 아주 신나서 도배하는 게 불편해.. 19금 영화도 많고. 포르노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는 것들.. 불편하더라고. 안 그런 작품도 있지만..

    갈수록 돈이 그렇게 잘생기지도 않았는데 가만히만 있어도 여신들이 맨날 들러붙어서 감정이입 안 돼서 나는 놨지만..ㅋㅋㅋ

    글고 드라마 보고 나면 왠지 내 방이 담배연기로 가득차있는 거 같은 느낌ㅋㅋㅋㅋㅋㅋㅋ 담배를 엄청 피잖아
  • W 2019.01.19 23:50

    ㅋㅋㅋ 맞아 ㅇㅇ

    여성 VS 남성 캐릭터로 분류한다고 가정했을 때


    여성 캐릭터는 남성캐릭터보다 훨씬 지적 수준이나 자아성찰 수준이 남성보다 높아서,

    '여혐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더라도 정당한 사유와 귀결이 보여서 납득이 가더라

    여혐인 시대인 거 모르는 거 아닌데, 우리도 나름대로 와중에 살아남을 방법 찾는 거 뿐이야.. 하는 느낌으로 설득이 되는 느낌이었어


    돈에 대한 부분도 공감 ㅋㅋㅋㅋㅋㅋ

    굳이 '아쉬울 거 없는 옴므파탈'로 그려내기엔 설득력이 좀 부족했음 ㅋㅋㅋ 돈 얼굴 자체가 무슨 신급도 아니고 그냥 평범보다

    나은 존잘 정도였기에 ㅜㅜㅋㅋㅋ


    그래도 상당히 설득력있달까..

    호소력있게 잘 그려낸 드라마처럼 느껴졌어

    애초에 '여혐에 대해서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지도 않아'하는 드라마는 아닌 느낌이랄까?

    다 알지만 우린 그렇더라도 60년대를 그대로 그리고 싶어요 하는 느낌이어서 뭔가 호소가 된 것 같았어


    담배연기는 ㅋㅋㅋ 개공감 ㅋㅋㅋ

    난 흡연자도 아니면서.. 그래.. 쟤넨 저때 저럴 수 밖에 없었나부다..하고 져주듯이 봄 ㅋㅋㅋ

  • tory_1 2019.01.19 23:56
    @W 맞아. 시대배경이 여혐이라 어쩔 수 없다는 게으른 변명을 안 해서.. 그나마 묵인하고 볼 수 있는 듯ㅋㅋㅋㅋ 여캐 성장하는 스토리도 있고.

    돈도... 나이들수록 술 담배 찌들어서 외모도 망가지던데ㅜㅜ 여자들은 하나같이 모델 몸매에ㅋㅋㅋ 여자가 먼저 와서 말걸어 심지엌ㅋㅋ 나는 착즙은 성향이 아니라.....
    (실제 배우가 그렇다는 게 아니고 극중에서... 술담배를 하도 해서 내가 색안경 끼고 보는 걸수도 있도..
  • tory_3 2019.01.20 09:44
    오 재밌어보여... 영업당함
  • tory_4 2019.01.20 11:49

    본문 다 받고...각본 음악 미술이 진짜 예술ㅎㅎ 내 인생드라마야ㅠㅠ 살면서 다섯번은 정주행한듯 

  • tory_5 2019.01.20 11:51
    생각할수록 매드맨은 정말 수작이었던것같아.. 처음에 살짝 지루하고 여혐 심해서 볼까말까 갈등 많이 됐는데 생각해보니 그저 그 시대상을 너무나 현실적으로 그렸을 뿐이더라구
    당시의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고증을 착실히 했을 뿐 그것에 대한 정당화가 느껴지지 않아서 좋았어. 찐톨 말대로 온갖 여혐 안고 간 채 ~결국 행복했다~라는 식으로 그렸으면 정말 노답이었을텐데 오히려 그 반대였고..
    특히 여캐들이 생각보다 능동적이고 자기주장 확실한 캐릭터로 성장하는 모습이 보여서 좋았어. 돈 드레이퍼는 정말 극혐이었지만 포장하지 않고 되게 객관적으로 그 실체를 그대로 보여줄 뿐이라 좋았고...
    암튼 매드맨은 곱씹을수록 좋은 작품인것같아..! 연출 퍈집 연기 심지어 미술까지 짱이야
  • tory_6 2019.01.20 17:01

    근데 문제는 그, 여혐하는 초반 파트 넘기기가 힘들다는 거지..

    난 이거 세번 보고서야 초반 시즌 넘길 수 있었어.ㅜㅜㅠ

  • tory_7 2019.01.21 05:20

    그 당시에만 있던 여혐과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은 여혐 둘다 적나라하게, 하지만 자연스럽게 표현한게 나는 마음에 들었어.

    과하지 않았고. 딱 아는 사람 눈에만 보이는 정도로, 시청자들이 자각하게 유도한 느낌? 왜냐면 여자들은 다들 능력있고 입체적이었고

    그들 입장에선 이 대우가 얼마나 억울한 상황인지 보여주는 에피들이 있어서 그런듯.

  • tory_8 2019.01.21 09:12

    특히 초반 에피들은 하나하나 다 단편 소설같아서 에피 하나 끝낼 때마다 미국 사이트 리뷰 찾아 읽고 그랬어... 분석하는 재미도 컸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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