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하실 남자가 지상 파티에 난입하고 활극 벌어지는 동안 기택 캐릭터 진짜 되게 기괴해 보이기는 해

가치판단을 떠나서 되게 기괴해 보이는 부분이 있어..

박사장이 지하실남 냄새 역겨워하기 전까지는 그저 무슨 극을 보는 것처럼 그 상황을 관람하고 있는 것 같음

자기도 그 극 안에 있고, 굉장히 몰입해 있기는 한데, 그럼에도 무슨 극 안의 극처럼 기괴한 거리감이 있어보여

기정이 칼 맞아 쓰러지고, 충숙이 지하실남자랑 난투극 벌이는 거, 기우가 주인집 딸한테 업혀 나가는 거 전부 다 무슨 극을 보는 것처럼 철저하게 관객의 위치에서 보고 있는 것 같아

기정이 지혈하느라 피 묻은 손만이 기택도 그 극의 일부라는 증거인 것 같고;..

진짜 제일 극중극 관객 같고 기괴해보였던 게 충숙이 그 바베큐 꽂이? 그걸로 지하실 남 찔렀을 때였어

솔직히 무슨 양심이나 이성, 죄책감, 어떤 가치관의 개입 이런 것도 필요없이 그 순간에 왜 지하실남자의 고통에 공명했는지...나중에야 그 남자의 심적 고통이나 본인들의 잘못에도 생각이 미칠 지언정 적어도 그 순간에는 자기 딸을 찔러서 저렇게 피 흘리게 한 원수잖아??? 부인이 그 남자를 처단했으면 적어도 그 순간에는 부인과 같은 눈빛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은데 그게 아니란 말이지

으악! 스러운 표정으로 소스라치는 게 되게 극장 관람석에 앉은 관객들이 어우...! 으; 하는 것 같은? 그런 반응이라 요게 되게 기괴해보였음

그렇게 생각하면 그 일련의 활극을 관람하며 기택이라는 남자가 가장 몰입해 있었던 건 지하실 남자였던 것 같네; 주인집 딸한테 실려가는 아들을 쫓아가지도 않고 딸을 제대로 응급처치하거나 주인집딸처럼 업고 병원 가는 것도 아니고 부인을 도와서 지하실 남자를 처단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쭉 극을 보기만 하면서 가장 몰입한 게 처자식이 아니라 그야말로 자기 자신이나 다름없이 몰입한 지하실 남자..

정리 안 된 글 미안해ㅠ 아무튼 나톨은 그게 기괴해 보였어. 그냥 막 뭔가 일이 벌어져서 갈팡질팡하느라 행동하지 못한 게 아니라 극을 보는 극중극의 관람객 같은 느낌..

  • tory_1 2020.02.17 14:19
    맞아 나도 이런 글 쓴적 있는데.. 어찌보면 기택은 자기애 자기연민에 빠져서 처자식도 눈에 안들어올만큼 무책임한 인간이었을까 싶기도함. 자식들 죽는것보다 냄새난다고 한 박사장에 대한 분노가 더 큰거지 거기에 빠져서 딴건 안보임. 모성이 허상이라면 책임감에 짓눌린 가장도 허상아닐까 싶기도함. 가족들은 가장이라고 의지하려고 하지만 막상 막다른 상황에서 기택은 딱 자기만 보이는 인물.
  • tory_2 2020.02.17 14:2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4/07 14:10:47)
  • tory_3 2020.02.17 14:29
    뭔 느낌인지알거같아 나처음에보고 관전자입장에서 보지말고 움직이라고ㅠㅠ속으로 외침 근데 한편으로 갑자기 일어난 이 모든 상황이 현실적으로 와닿지않았나 싶기도했어...
  • tory_4 2020.02.17 14:31

    맞아 나도 비슷한 느낌 받았는데 그래서 감독이 가부장제의 허상도 보여주면서 비판하고 있다고 느껴지더라 기택은 자기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박사장을 찌르고 그 결과 사회적 죽음을 맞이하고 지하실에 갇히는 게 가족을 지키기 위해 지하실 남자와 싸운 충숙은 정당방위 인정 받은 거랑 대비되어 보이더라고

  • W 2020.02.17 14:42

    가부장제 비판 진짜 전체적으로 쫙 깔려있는 것 같음

    지하실 남자 자기 부인이 젖병 물려주는 거 진짜...........와 싶었음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해서 갑자기 음식 주면 소화기관에 무리가 갈 수 있고 뭐 그런 게 아니라...뭐 충숙은 그런 의미로 젖병을 물려줬을지 모르지만 그런 디테일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연출 자체가 너무나도ㅋㅋㅋㅋㅋ젖병이 말이 되냐. 그냥 마셔도 되는 건데 굳이 젖병임ㅋㅋㅋㅋ인생에서 뭔가 아웃풋이 있거나 실제로 천장 뚫고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것 자체가 충숙(아웃풋-트로피)이랑 기정 뿐인 것도 사실이고.....

    이 작품에서 계획을 짜고, 실행하고, 현실을 직시하고 이게 다 갖춰진 건 여자들밖에 없었던 것 같음

    그리고 파국으로 가기 직전에 여자들은 ‘대화’라는 걸 떠올렸고, 기우는 죽이려고 했고 기택은 아무 생각도 없었던 것도 비교됨

  • tory_2 2020.02.17 14:5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3/23 17:24:31)
  • W 2020.02.17 14:56
    @2 가부장제 비판이 이 작품의 주제가 아니니까 그렇게 작중에서 기승전결 갖추어 쌔비팔 부분은 아니지? 작품에 그런 투가 있다는 걸 이야기하는 것 뿐이야
    애초에 한 작품에서 모든 걸 다룰 수가 있나? 
  • tory_2 2020.02.17 15:0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3/23 17:24:24)
  • W 2020.02.17 15:06
    @2

    쌔비파지 않았다는 건 니가 원하듯이 이야기를 갖취어서 제대로 짜임새있게 비판하진 않는다는 거 말한 거야
    그리고 너톨이 비판적인 걸 느끼지 못했다는걸 왜 굳이 다른 톨의 감상댓에 달아서 대화의지도 없이 딴지 거는지 모르겠음
    너는 그랬구나 나는 여기가 이랬는데 라고 대화하는 게 아니라 저 톨의 감상에 대한 존중 같은 건 1도 없이 그런 거 없는데 뭐래? 식의 대댓이라 되게 보기 싫다

    가: 나는 어쩌고저쩌고라고 생각해

    나: 아니 난 못 느꼈는데?

    너무 싸우자는 거 아니야?
    대화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이 영화는 절대 가부장 비판의식 1도 없는 영화라는 네 의견을 아무데나 색깔 물총 쏘는 어린애처럼 쏘고 지나가는 게 목적인 사람 같아
    그냥 너톨이 새로 글을 쓰지 그래
    대화 의지도 없고 예의없이 다른 톨의 감상에 존중도 없이 니 할말만 답정너처럼 할거면..
    왜 대화하려는 것도 아니면서 남의 글에서 또다른 톨한테 시비 털어서 댓망 만드는지..딴 감상글에서도 가부장으로 이런 톨 봤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

  • tory_2 2020.02.17 15:17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0/02/17 15:20:36)
  • tory_4 2020.02.17 15:25
    @2

    무너진 가부장에 대한 감정이입과 연민이 너무 강하다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던데

    시종일관 막연한 희망에만 차 있거나 폭력으로 문제 해결하려는 남성들과 현실에 발 딛고 어떻게든 해법을 찾아 움직이는 여자들을 대비해서 보여주고 공생의 가능성은 여자들에 의해서 제기되지만 결국 부자들과 남자들에 의해서 좌절되고 마는 걸 보여주고

    기택이 박사장을 찌르기까지의 심리를 잘 따라갈 수 있도록 장치를 만들어놓기는 했지만 그 찌르는 행위를 정당화하지는 않았고

    아버지가 지하실에 있는 걸 안 기우가 허망한 꿈을 꾸는 걸 슬프게 그리지만 그게 결국 이룰 수 없는 막연한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암시하며 그러한 상상을 옹호하지는 않음

    전체적인 구조는 자본주의의 계급에 대한 비판이지만 그걸 가정적인 차원으로 가져와서 가부장제에 대한 비판도 같이 하고 있다고 보임

  • tory_4 2020.02.17 15:29
    @W

    이거 다 받는다 ㅋㅋㅋ

    거기다 박사장네에서 돈 버는 가장이 권위가 서니까 아들딸 차별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연교도 박사장을 상사 대하듯 대하는 모습도 가부장제 비판 맥락인 것 같았음

  • tory_8 2020.02.17 15:56
    @2

    가부장에 대한 연민이 강하다는 건 어디서 느낀거야?? 그 대비를 보여주면서 나는 비판하고 있다고 보고 특히 제목부터가 기생충이라 기생한다는 게 긍정적인 뉘앙스는 아니자나 가장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에게 기생하는 가부장제도안에서의 남자들 비판점이 보이는 거 같아서

  • tory_10 2020.02.17 17:09
    @2 캐릭터에대한 연민이자 이입은 관객이 캐릭터를 통해 가지는 각각의 느낌일뿐인데 통속극처럼 개개인의 사연을 나열해서 이입해주십쇼한 것도 아닌데 무작정 본인 생각만 맞다는 투는 솔직히 이해안됨 너톨은 그렇게 느낀거겠지만 남의 생각에 노!라고 외치려면 그에 맞는 근거를 좀 가져와;
  • tory_6 2020.02.17 14:52

    내가 회피성향 강한 편인데 기택이 나랑 비슷한 부분이 많이 보이더라. 자기가 경제적으로 실패하면서 단순히 가난해진 걸 넘어서 자식들 앞길도 다 막혀버렸는데 그 상황에서 허허실실 웃을 수 있는 건 현실을 직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거...회피성 인간은 문제점을 회피하고 인생을 방치하다 점점 내리막길로 굴러떨어지는 경향이 있거든.

    그런 현실도피가 깨진 게 1차로 테이블 밑에서였고, 2차로 홍수 때문에 말 그대로 집이 없어졌을 때, 3차로 기정이 죽었을 때 같아. 하지만 그렇게 부딪치고 깨져서 괴로운 현실을 마주했을 때에, 딸이 죽었을 때는 다른 사람을 죽임으로써 딸의 죽음을 회피하고 본인이 저지른 살인사건에 대해서는 지하실에 숨는 걸로 회피해버림. 지하실에 숨어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가족들 얼굴도 못 본채 갇혀 지내는 삶보다 차라리 감옥에 들어가는 형 치르고 나오는 게 백배 나은 삶인데, 현실을 직시하는 순간 스스로가 비참해지니까 그저 하루하루 시간을 버텨내고 누가 볼 가능성도 거의 없는 편지 따위나 써서 보내며 자기위안하며 사는 거지.

    극장에서 딱 한 번 봤는데도 곱씹으니 하나하나 생생하게 떠오르네...봉준호가 영화를 잘 만들긴 했다

  • W 2020.02.17 15:08
    사실 나톨도 그래. 나톨이 회피형 인간이라 나는 사실 기택 약간 공감성수치 느끼면서 봤다ㅠㅠㅠㅠㅠㅠㅠ특히 1회차 관람때는 진짜 기택심리 이입 오졌..ㅠㅠㅜ
  • tory_7 2020.02.17 15:17

    222 나아가서 그걸 마주하지 못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회피하고 허허실실 웃어넘기는? 모습이 보여서 참 현실적이다 싶었어. 그러다 그게 깨지고 수치심과 함께 마주해버리니... 사람이 멘탈이 확 순간 나가버린 것 같은데 정신차렸을 땐 살인한 뒤고.. 죄 인정조차 회피하고 그 지하실에서 그 사람과 똑같은 삶을 죽을 때까지 살아가는... 사람이라니.. 진짜... 난 기생충 볼 때마다 ㅋㅋ 너무 새로워.. 진짜 대단한 영화 같아.

  • tory_6 2020.02.17 15:37
    @W

    난 오히려 영화볼 땐 아무 생각 없이 봤고 보고나서도 송강호 왜 저러냐, 자수하는 게 낫지 그랬는데

    지금 댓글달면서 되짚어보니 갑자기 기택이 확 이해되는 거야.

    눈앞의 문제 피하겠다고 불구덩이로 섶 짊어지고 들어갈 수도 있는 게 회피형 인간이자나요....

    뒤늦게 내 모습을 제3자의 시선으로 평가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이제서야 수치심 느끼는 중ㅋㅋㅋㅋㅠㅠ

  • tory_9 2020.02.17 16:34

    와... 댓글에 왜이렇게 공감가나 했더니 그렇구나 나도 회피형인간이었지... 그렇네 차라리 감옥가는게 나을텐데 지하실을 택하는게 그런의미에서 뭔가 이해가 됐어....

  • tory_12 2020.02.18 01:18
    6톨 해석이 기택 캐릭터를 적나라하게 관통하는 것 같아 나도 찐톨처럼 마지막에 관람객처럼 구는 기택이 이상하고 붕뜬다고 생각했는데 이 댓글을 보니 이제야 다 이해가 돼
  • tory_15 2020.02.19 21:30
    영화보고 댓 복습하다 와... 나도 공감성 수치들던데ㅠㅠ
    회피성향 이거였구나 영화보며 마음에 남았던 찝찝함이 있었는데...
    이렇게 표현한거구나 영화가... 엄청 공감가고 확 이해감
  • tory_16 2020.02.21 11:19

    오..이거 보니까 완벽히 이해됐어 

  • tory_11 2020.02.18 01:02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6/15 11:27:15)
  • tory_14 2020.02.19 04:56

    뒷 이야기는 나오지않았지만 ........... 그래 맞아 기우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것 같아 ! 기정이나 충숙이라면 가만 있지 않았을 것 같다. 

  • tory_13 2020.02.18 06:12

    난 그 지하실 남자가 진짜 기괴하더라. 태극기 부대 보는 느낌.... 부자들이 원하는 사회는 자가들에게 조금도 이득이 아닌데 리스팩울 외치고 약간 무서워하면서 동경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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