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인데 아직 쌩쌩하고 건강한 편이거든
어릴 때처럼 한시간씩 뛰어다니고 운동장 뺑뺑이돌고 이러진 못해도..
강아지 훈련사분도 다리가 신기할 정도로 꼿꼿하다고 막 존경스럽다고 하시더라고..
병원에서 피검사 정밀검사 받았을 때도 아무런 이상 소견 없었고
아직 다행히 건강한 것 같아
근데 오랜 시간을 내가 많이 바빠서 강아지 산책도 자주 못 시켜주고
일하느라 밤낮이 바뀌어서 내가 낮에 자면 강아지는 외롭게 나 일어나길 기다리고
그렇게 시간을 많이 허비했어
몇년 전에 내가 백수일땐 하루에 두번씩 산책하고 그 중 한번은 꼭 한시간씩 강아지 좋아하는 산에도 가고 그랬는데
지금은 강아지가 그때보다 많이 점잖아졌고 동시에 신나는 기운도 많이 줄어든 것 같아
신체적인 건강은 그대로인데 정신적으론 많이 가라앉아보인달까
때때로 너무 두려운 게 이러다 어느 순간 강아지가 폭삭 늙어 있을까봐서..
내가 돈도 열심히 모았고 차도 사고 그래서 좋은 데 많이 데려다줄 수 있는데
강아지가 호호할머니처럼 늙어서 걷기도 힘들어하고 산책도 재미없어하고
해줄 수 있는 게 소용이 없어지면 어떡하나 너무 두려워
지금 당장 시간내어 다 해주면 그게 최선인데.. 현생이 가로막을 때가 많아서 강아지한테 너무 미안하다
강아지가 어느 순간 폭삭 늙게 될까..?? ㅠㅠ.. 제발 안 그랬으면 좋겠는데..
강아지가 무지개다리 건너는 상상만 해도 슬픈 것도 슬픈 건데 너무 죄책감이 들어
일 안하고 하루종일 강아지랑 놀고 싶다..
나이를 완만한 내리막길 걷듯이 내려가면 좋은데, 그렇지가 않더라. 계단 내려가듯이 먹어. 어느순간 쿵! 하고 내려가고. 다시 또 그거 유지하다가 쿵! 하고 내려가. 내려갈 뿐 올라오진 않는 계단이라고 생각하면 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