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Extra Form

1. 슬쩍 흘린 소소한 떡밥 회수, 뜯어보고 곱씹어보는 재미가 있는 대사들


이번에 할머니가 추모비 보러 갔던 것도 뜬금없는 내용이 아니더라

세라공명이 추모비 옮긴 뒤에 맹덕이 찾아가서 공사장 관계자들이랑 뭐가 없어졌나 이야기할때

그날 밤에 할머니가 비석 어쩌구 하던데요? 이런 대사 나왔었어 정확하진 않은데

그냥 휙 지나가서 뭐지 내가 잘못 들었나 했는데 할머니가 그 할머니였나봐


오늘 공명이가 다녀왔습니다 하면 받아주는게 좋았다고 했던 것도 

전에 공명이 퇴근하고 나서 자기 집에 들어가면서 다녀왔습니다- 하는 장면 있었거든 물론 아무도 없지만

그걸 보여주고 나서 하는 얘기라 또 더 의미있었어


그리고 주무관님이 공명이랑 계단에서 만나서 자료 줄 때

왜 이렇게 열심히 하냐고 그랬던가? 그때 공명이가 

생각하고 헤아리는 마음 때문이라고 대답했는데 그거 뭔가 중의적으로 들려서 좋더라

서원 할아버지 말씀대로 글자 그대로의 뜻이기도 하고

공명이한테는 세라가 이유잖아? 생각(사)하고 헤아리는(량) -> 사랑 ㅎㅎㅎ


이러니 보고 나서도 여운이 남아서 어? 이게 그때 그거랑 관련있나? 이런 의미인가? 하고 이것저것 생각해보게 돼

보는 동안엔 웃다가 찡하다가 하는데 보고 나면 또 생각이 많아지는 느낌 



2.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인물들


인물이 절대악, 절대선 이런식으로 정의되지 않고 대부분 상당히 현실적으로 그려짐

어떻게 사람이 대쪽같이 곧거나 항상 정의롭기만 할 수 있겠어. 자기 이해관계나 그때그때 상황따라, 생각을 바꾸거나 원치 않는 일에도 동조할 때도 있는거고. 정당에 소속된 의원들이면 윤희수 말대로 당론을 따라가야 하는것도 있고..


특히 윤희수, 봉추산 의원은 정말 저런 의원들이 있을 것 같아 ㅋㅋ 구세라같은 의원은 없..겠지...

이상적 인물이 주인공인 드라마지만 배경과 주변인물은 그 어느 드라마보다도 현실적이야


세라는 취준생이다가 결국 구의원이 됐지만 

워킹맘이라 어떻게든 직업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우영이나

불의의 사고로 자기 꿈 포기하고 나서 선뜻 도전하지 못하고 주저하는 한비라는 친구들이 주변에 있어

세라만큼 시원하게 팩트로 때려박는건 초딩 자룡이 정도고 어른들은 다들 사회와 어느정도 타협하면서 사는게 눈에 보임


그렇기에 세라의 캐릭터가 더 살아나고 시청자는 주변 인물들의 상황이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끼면서 몰입할 수 있다고 생각해

세라를 부각시키기 위해 주변이 다 말도 안 되는 비리덩어리에 썩고 썩어 문드러진 수준으로 과장하지도 않았음

작품 내 사건들도 재개발과 부동산 이슈, 대형 참사와 그에 대한 트라우마같은 정말 주변에 있을법하고 우리 대부분이 알고 있는 이슈들이지


물론 주인공과 빌런의 경우는 어느정도 캐릭터성이 강하긴 하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그런 것 같음

그리고 사실 이번화에 조맹덕한테 사연줄까봐 좀 걱정했거든? 유가족이라는 데다가 뭘 좀 더 얹을 줄 알았는데

정치에 관심 많지 않냐는 말에 곧장 넘어가는 걸로 처리해서 좋았음 ㅋ 괜히 사연 구구절절 풀어서 면죄부 주는거 극혐이야

아들을 그리워하는 장면도 나오기는 했지만, 그건 아들을 잃은 아버지라면 누구나 그럴 거야

그 장면이 엄청나게 절절하게 혹은 길게 연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맹덕에게 면죄부 혹은 일말의 정당성을 부여할 수준은 아니었다고 생각함



3. 세라 부모님의 캐릭터


흔히 한국드라마에서 나오는

정성스레 음식을 해서 차려주는 어머니,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아님

세라엄마가 음식을 챙겨주기는 하는데 거의다 반찬가게에서 사온 것들이고

오히려 요리하는 장면에선 세라 아빠가 하고 있더라. 공명이 세라집에서 잔 날 콩나물국 끓인거

티비 보면서 아빠는 빨래 개고 엄마는 손톱에 매니큐어 바르고 있고 ㅋㅋ


그리고 아빠가 뭐 암만 크르릉대고 내 말이 이 집에선 법이다 해도 결정적일때는 아내한테 꼼짝 못함

세라 엄마가 좀 허영끼?가 있다는게 신경쓰이기는 하지만 

세라가 사준 내복이 사실은 공명이가 챙겨줬다는거 바로 알고 공명이한테 감사표할때랑

세라가 공명이 혼자 두기 싫었다고 할 때 세라 마음 이해하고 남편 제지하는 결정적 행동을 하기도 하지


세라아빠도 딸의 출마를 말리지만 사실은 몰래 선거운동을 돕기도 했고

추모비 뉴스 읽고 바로 세라 의중 이해하고 자기가 막무가내로 굴었던 거 미안해해서 좋았고



마지막으로 사랑리조트 정류장의 전광판에 대해서인데

아마 막회쯤엔 고쳐지지 않을까 싶다

오랫동안 고장이 나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데도 그 상태로 방치된 것 -> 사고에 대한 기억이나, 관심이나, 사고로 인해 사람들이 가져야 하는 안전에 대한 필요성을 의식하는 태도가 점점 흐려지고 제대로 상기되지 않고 있다는 뜻인 것 같았거든

그러다가 공사가 점점 더 진행되면서 아예 전광판은 꺼져버리는데

새로이 개발될 것만 생각하고 과거에 대한 기억이 아예 사라져가는 상황이라는 표현 같았어 오늘 부동산얘기도 그렇고

왜 고쳐주지 않느냐고 세라가 화낸 것도 왜 다들 더 기억하려고 하지 않는지, 왜 관심을 갖지 않는지에 대한 분노 같았어

결국은 전광판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보여주고 끝나지 않을까 싶다


근데 존잼이라 끝나는거 너무 아쉽다 시즌2 보고싶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세라 재선하고 제 3당 의회 들어오고 구청장도 바뀌고 

그외에 새로운 인물들 더 등장하는 그런식으로 또 보고 싶은데 시청률 ㅠㅠㅠㅠㅠㅠㅠㅠ

예를 들면 세라의 초기 모습과 비슷해보이는 초선 구의원이 들어온다든지

공명이와 같은 직급의 사무관 캐릭터가 등장한다든지 ㅋㅋ



+ 공명이 바가지 깬것도 고마운데 어두운 정장 풀로 입고 나오니까 너무 좋다 ㅎㅎㅎㅎ 보는데 내내 입꼬리랑 광대 동반리프팅



  • tory_1 2020.08.14 08:35
    토리야 글 너무 좋다 ㅠㅠ
    진짜 이 드라마 너무 좋아! 시즌2 만들어주면 진짜 좋겠다 꽁명이 어제 양복 입고 나오는거 너무 좋았지 ㅠㅠ 담 주가 마지막이라니 너무 슬프다
  • tory_2 2020.08.14 08:56
    원톨 정성글 너무 좋다 ㅠㅠ 정말 문현경 작가의 인물설정이 너무 좋아 여주인 세라는 환타지에 가까워서 사이다를 준다면 주변 인물들은 입체적이고 현실적인 인물이어서 더 몰입하게 되는 것같아...나도 어제 공명이의 정장 차림에 정신을 못차렸는데 ㅋㅋㅋ 세라의 사랑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나서 멋져진 것같아 더 흐뭇하게 봄 ㅋㅋㅋ
  • tory_3 2020.08.14 09:21
    맞아 꽁이랑 주무관님이랑 대화할때 나도 토리랑 똑같은 포인트에서 감탄함ㅋㅋㅋㅋㅋ 생각하고 헤아리는 마음 사량... 사랑... 사랑때무네... 와 이걸 이렇게 표현하네 싶었음 작가님 천재 대상작가 최고ㅜㅜ!!! 이 드라마 너무 좋아 완결 안났지만 내 인생 최고의 드라마임
  • tory_4 2020.08.14 11:36

    토리 글 너무 좋네. 드라마 보면서 넘 좋았던 점을 이렇게 조목 조목 짚어주니까 너무 좋아!!!

  • tory_5 2020.08.14 11:38

    정성글은 추천이지!! 읽으면서 놓친 부분도 깨닫게 되고 나도 보면서 감탄했던 부분에서는 환호의 박수 ㅋㅋㅋ 담주가 마지막이라니 아직도 실감이 안나... 아직도 못 다한 얘기가 많고 풀어야 할 부분도 많은 것 같은데 말이야. 그래서 담주는 어떤 내용일지 잔뜩 기대중!!!

    그리고 나도 찐톨이 마음처럼 시즌2 원한다. 하지만 현재의 작감배 그대로 일때만 ㅠㅠ 작감배 중 누구 한 명이라도 바뀌면 왠지 불안+아쉬울 것 같아서..

  • tory_6 2020.08.14 20:30
    공사장에서 할머니 언급할 때 웬 할머니? 했는데 너무 슬쩍 언급돼서 그냥 넘어가는 건가 했거든. 근데 나중에 골프공 할머니 다시 나와서 와 대단하다 싶었음
  • tory_7 2020.11.01 20:18

    완전 정성글 내가 하고 싶었던 말들이 다 담겨있다!

    시즌2 하기에도 딱 좋은 드라마인데 생각보다 유명하지 않았어서 ㅠㅠ..

    이 드라마 신경도 안 썼는데 인생드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전체 【영화이벤트】 기막힌 코미디 🎬 <드림 시나리오> ‘폴’과 함께하는 스윗 드림 시사회 18 2024.05.07 1141
전체 【OTT이벤트】 넷플릭스 시리즈 🎬 ♾<The 8 Show> 팬 스크리닝 & 패널토크 이벤트 1 2024.05.06 1748
전체 【영화이벤트】 우리는 지금도 행복하다 🎬 <찬란한 내일로> 시사회 13 2024.05.03 3412
전체 【영화이벤트】 갓생을 꿈꾸는 파리지앵 3인의 동상이몽 라이프 🎬 <디피컬트> 시사회 19 2024.05.02 3771
전체 디미토리 전체 이용규칙 2021.04.26 571995
공지 ★불판에서 원작이야기 및 스포 하지마세요★ 2018.06.22 139439
공지 드라마 게시판 규칙 2017.12.17 187010
모든 공지 확인하기()
1049 잡담 드라마) 팟캐스트 고인물의 드라마 리뷰 팟캐스트 추천 8 2020.08.18 468
1048 자료 출사표) 감독님 인별에 올라온 컨셉북과 실제 연출 비교하기.jpg 10 2020.08.17 639
1047 잡담 비밀의숲2) 이연재 우태하 연기 무슨일이야 7 2020.08.17 6725
1046 잡담 비밀의숲2) 오늘자 서동재 미친 대사량............txt 43 2020.08.17 2373
» 잡담 출사표) 개인적으로 느끼는 이 드라마의 쏠쏠한 재미 포인트 7 2020.08.14 461
1044 잡담 한번다녀왔습니다) 막내커플 너무 좋다 28 2020.08.09 815
1043 잡담 사이코지만괜찮아) 어제자 문강태 여우짓 모음.txt 6 2020.08.09 1255
1042 잡담 사이코지만괜찮아) 내가 이 드라마에 진심된 이유를 알겠어... 너무좋아,... 9 2020.07.30 664
1041 자료 사이코지만괜찮아) 보호사, 위선자, 조련사, 백여우, 미친놈 MOMENTS(스압) 7 2020.07.28 669
1040 자료 사이코지만괜찮아) "난 저런 애들이랑 동물이 제일 싫어." (스압) 19 2020.07.27 1374
1039 잡담 사이코지만괜찮아) 상태 본체 이거 봤어? 19 2020.07.25 1378
1038 자료 그놈이그놈이다) 짤스압!!!내가 본 드라마 중 젤 기싸움 쩌는 여우같은 남주들... (๑❛ڡ❛๑) 10 2020.07.22 1219
1037 자료 그놈이그놈이다) (영업성글&스압&데이터주의) 쓰레기는 쓰레긴디 얘 말 들어보면 또 그래.jpgif 9 2020.07.14 1059
1036 잡담 사이코지만괜찮아) 문강태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면 넘나 웃겨 22 2020.07.08 1268
1035 자료 그놈이그놈이다) (영업성글&스압/데이터주의) 첫방부터 서사처돌이 급발진하게 되는 드라마.gif 19 2020.07.07 1449
1034 잡담 사이코지만괜찮아) 성희롱에 장애인 남주형 납치에... 논란이 안되는게 신기하다(불호글) 27 2020.07.05 1342
1033 완자 쌍갑포차) 강배 꿈 속 월반 모습들 좋아ㅠㅠ.gif 9 2020.07.03 1069
1032 잡담 쌍갑포차) 외국 팬이 12회에서 입전개로 진행된 부분 상플 쓴 거 읽었는데 재밌더라 11 2020.06.28 994
1031 잡담 사이코지만괜찮아) 범죄자지만 괜찮아 (개불호) 7 2020.06.27 982
1030 자료 쌍갑포차) 11화 복습포인트 짚어드림.gif (스압, 데이터 주의) 6 2020.06.25 637
목록  BEST 인기글
Board Pagination 1 ... 3 4 5 6 7 8 9 10 11 12 ... 60
/ 60

Copyright ⓒ 2017 - dmitor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