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어떻게 안방구장 최강자가 됐을까. '디스패치'가 세이버 매트릭스를 적용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TNMS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별·세대별·지역별 시청 유형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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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브리그, 남자들도 열광하는 드라마
TV 리모콘의 주인(?)은, 여자다. 여성들의 손가락에 시청률이 움직인다. 그러나 '스토브리그'는 달랐다. 안방극장의 성비 틀을 깼다. 남성 시청층을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모았다.
드라마 1~9회 시청률을 남녀 비율로 환산하면, 46:54다. 거의 5:5에 가깝다. 일부 회차에선 역전 현상도 일어났다. 남성 시청률이 여성 시청률을 넘어섰다.
◆ '야덕'들의 심장이 반응했다
야구 연고지에 따라, 시청률도 다르게 반응했다. 꼴찌 팀이라는 설정만으로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 팬덤이 들썩였다. 두 팀은 지난해 KBO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드라마 <1회> 행복 야구 팬들이 동병상련을 느낀 걸까. 한화 이글스의 연고지인 대전이 전국 최고치를 찍었다. 평균 시청률 7.5%를 기록했다.
부산 갈매기도 속속 모여들었다. 부산은 롯데 자이언츠의 홈. 부산 지역 시청률은 <2회> 5.5%에서 <3회> 8.6%으로 치솟았다.
<2회>에서 '드림즈' 간판스타 임동규(조한선 분)가 트레이드 됐다. '롯데' 팬들은 "임동규가 이대호다, 아니다"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8회>부터 수도권 시청률이 움직였다. 2주 연속 12%대에 머물다, 8회 14%의 벽을 깼다. '드림즈'는 전체 연봉을 30% 삭감했다. 피 말리는 연봉 협상이 안방극장을 채운 것.
지난 2010년, 'LG트윈스'(서울) 역시 신 연봉제를 시행했다. 공교롭게도, '스토브리그'와 같은 방식이었다. 트윈스 팬들의 감정이 이입된 걸까?
KBO리그 소식도 호재였다. '기아 타이거즈' 안치홍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것. 경상권이 다시 한번 들썩였다. 그리고 이적 4일 뒤, 부산과 울산 시청률이 폭등했다.
<8회> 울산은 18.3%를 달성, 전국 최고 시청률로 치달렸다. 7회차(10%)보다 8.3%가 오른 것. 부산도 13%를 기록했다. <7회> 11.9%에서 1.1% 상승했다.
◆ 남궁민이 열연하면, 시청률이 오른다
남궁민은 드라마를 이끄는 핵이다. "어떻게 그런 겁니까?" 그가 나지막이 말하면, 시청률은 최고치를 향했다. 일례로, 2회, 5회, 6회, 9회 최고의 1분은 남궁민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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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스토브리그는 뜨겁다. 야구가 그렇다. 하지만 지금은, '스토브리그'가 더 뜨겁다. 드라마 이야기다.
무엇보다 투타가 조화롭다. 남궁민의 공은 묵직하고, 박은빈의 방망이는 매섭다. 오정세는 철벽 마무리고, 하도권은 '그냥' 야구선수다.
그리고 1시간을 10분으로 만드는 보이지 않는 손. 이 드라마의 '프론트'는 이신화 작가와 정동윤 감독이다. 잘 쓰고, 잘 찍는다. 덕분에, 웰메이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