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저녁 시간에 드라마 채널 대신 '스포츠 채널'을 선택했던 야구 팬들은 어쩌다 이렇게 <스토브리그>에 푹 빠지게 된 걸까. 10대부터 30대 후반까지, 네 명의 야구팬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원래 드라마 팬이었던 야구 팬부터 <스토브리그>로 처음 드라마를 정주행하는 야구 팬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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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팬인 20대 중반 김석민씨는 "지금까지 야구를 세밀하게 다루는 드라마가 없었다"라며 "야구팬들이 관심을 갖는 신인드래프트나 2차 드래프트, 연봉 협상 과정, 프런트의 운영 등을 더욱 자세히 볼 수 있어서 재미있다"라고 밝혔다.
20대 초반의 키움 히어로즈 팬 박준형씨는 "1화부터 야구 팬에게 공감가는 장면이 너무 많았다. 수비 에러나 송구 실책처럼 공감되는 장면이 많았다"라고 답했다. 원최영 씨도 "첫 화에 한화 이글스의 '거울수비'를 그대로 재현해낸 것이 너무 강렬했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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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팬들이 <스토브리그>에 특히 공감하는 이유는 "드라마에 나오는 드림즈가 내가 응원하는 팀과 꼭 닮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 인터넷 상에선 서로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이야기라며 논쟁을 벌이는 이들도 있다. 또 롯데 자이언츠 성민규 단장을 드림즈 백승수 단장 역을 맡은 배우 남궁민과 비교하며 만든 '남궁민규'라는 별명이 인터넷상에 퍼져 야구 팬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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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민씨 역시 "<스토브리그>는 야구를 알지 못해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며 "자막이나 대사를 통해 용어 설명도 자세히 해주고, 야구 규칙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인기를 끌 수 있는 요인 중 하나인 것 같다"라며 "의사가 아닌 사람들이 의학 드라마를 보면서 재미를 느끼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씨는 "물론 드라마를 보다보면 의학 드라마처럼 허구적인 사실이 나오거나, 실제 야구단 운영에서 일어날 수 없는 상황도 나오긴 한다. 하지만 야구라는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었던 일이 적고, 오히려 극에 재미를 더해주는 것들이라 작품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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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드라마 속 백승수 단장이 겪었던 '우승 후 해체'라는 상황 대신 다른 결말을 바랐다. 김현식씨는 "권 상무(오정세 분)가 알고보니 뼛속까지 드림즈를 사랑하고 있는 인물이었다면 좋을 것 같다"면서 "꼭 우승이 아니더라도, 권 상무가 백 단장과 환상적인 호흡으로 구단을 운영해서 모두 행복해지는 결말을 보고싶다"라고 전했다.
원최영씨는 "벌써 드림즈에 정이 들었다. 해체하는 모습은 못 볼 것 같고, '드림즈'의 배경인 문학야구장의 기를 받아서 SK 와이번스처럼 왕조를 건설하는 스토리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준형씨도 "해체하면 마음이 아플 것 같다. 다른 기업에서 인수하는 이야기가 나오면 좋겠다"고 답했다.
잼나 진짴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원최영씨 이름 독특하셔!! 안 잊어버리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