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Extra Form


7oXrRMeKd2gIwUwSgko6uW.jpg


이진이는 화가 많이 났어요. 엄마가 돌아가신다는 걸 못 받아들여요. 현진이는 슬퍼해요. 뭐든지 순하게 받아들이는 아이라 많이 슬퍼해요. 그리고 전, 후회를 해요. 윤복이와 지내면서 갑자기 엄마를 생각하게 됐어요. 우리 엄마 어떻게 살았을까, 나 때문에 얼마나 울었을까.. 힘들었을까, 속상했을까. 내가 그렇게 나를 포기해달라고 놓아달라고 필요없다고 그러는 동안 엄마는 나를 꼭 붙들고 있었어요.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늘 똑같이 거기에 있었어요. 지금 엄마를 보면요, 언제나 에너지 넘치고 불 같고 사자 같던 엄마가 이렇게 아프고 쪼그라든 모습을 보면 꼭 나 때문인 것만 같아요. 



4tqbph04reQ42ysqKgsKyI.jpg


이 진 : 언니 알잖아. 내 유일한 자랑이 엄마 친딸이었던 거. 그거 무슨 마음으로 지켜봤어? 언젠가 내가 알면 어떻게 하려고 했어? 


수 진 : 내가 생각이 짧았어. 영원히 지켜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봐. 


이 진 : 언니 그건 지켜주는 게 아니잖아. 날 망치는 거잖아! 내가 키웠으면 다 친딸이다 그런 소리 하지말고 사실대로 얘기해줘. 나 더이상 바보 되기 싫어.



5xuOuVV0QMAKw6i42giwqc.jpg


영 신 : 난 널 처음 본 순간부터 내 애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입양하느라고 너무 힘들었고 또 오래 기다렸어. 내가 널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친엄마 될 자격 없니? 너야말로 내 첫번째 애기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내 손으로 다 키웠는데? 난 내가 널 낳지 않았다는 것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이진아.. 엄마 손 좀 잡아줘... 우리 손 붙잡고 얘기하자 옛날처럼. 착하지 우리딸, 어서..



1VoPTg82oQqWqWkmq262O0.jpg


엄마가 미안하단 말 잘 안하는 거 알지. 근데 미안해. 아프게 해서 정말 미안해. 널 키우면서 가슴이 터지도록 자랑스러운 순간들 하나 하나 생각나. 네가 처음으로 엄마라고 불러준 날, 콩쿨에 나가서 하나도 안 떨고 연주하던 모습. 하, 난 그 날 너무 떨려서 청심환 두 개나 먹었는데. 그리고 쌍둥이 하루라도 더 품고 있다가 자연분만하겠다고 동동 거릴 때. 엄마는 그 때가 제일 눈물이 나. 이진아 엄마 좀 안아줘. 언니한텐 비밀인데 수진이는 그런 식으로 엄마를 기쁘게 해준 적이 한 번도 없어. 너 없었으면 그 세월동안 엄마 어떻게 했을까. 그리고 우리 집에서 엄마 제일 닮은 건 너잖아. 



7CoFBUmnzaAuSmcqEgMM2S.jpg


너 괜찮니? 윤복이. 보고싶지? 나는 네가 보고싶어. 여덟살 때의 너, 아홉살 때의 너. 그 때의 하루하루.



4BxnWOAxAsQ2i4SKO0Qyi8.jpg


솔직히 질투가 났어요. 내가 젊었을 때부터 애가 갖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되더라고. 내가 살면서 유일하게 원통한 거.. 우리 수진이 낳지 못 한 거.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 수진이 낳은 사람. 내 속셈이 뭔지 알아요? 당신들 두 사람 나 죽으면 만나겠죠. 자연스러운 거예요. 세상에서 제일 질긴 끈으로 묶여있으니까. 어차피 만날 거 그냥 내가 부탁해서 그러는 거라고 해줘요. 내 부탁 들어준다고. 그게 내 마음이 편해. 내가 더 이득이에요. 수진이 제일 예쁠 때 단물 다 빼먹고 넘기는 거니까.



5BMiDxwFyMW0ymaqAuMs0E.jpg


수 진 : 이런 말 어떻게 해야겠는지 잘 모르겠는데... 자꾸만 도망갔던 거 미안해요. 엄마가 늘 한 자리에 계셨기 때문에 도망갈 수 있었던 거, 나 왜 몰랐을까요. 내가 했던 미운 말, 미운 짓 다 잊어버리세요. 해드리고 싶은 게 많아요. 아기처럼 해줄게요. 엄만 아무것도 안 해도 되고 내가 다 해줄게요. 그러니까 조금만 더... 



2cJXPfsa4EOY2GMKAAgASc.jpg


영 신 : 수진아, 엄마 짐 다 쌌어. 너하고 했던 모든 거 한 순간도 빼놓지 않고 다 가지고 갈 거야. 너무 소중하니까. 엄만 준비됐어. 이제 놓아줘. 괜찮은 인생이었어. 후회없어. 한 가지만 빼고. 윤복이... 윤복이한테 모진 말하고 내쫓은 거. 내가 정말 괜한 소리를 했다. 그 아이 생각하면 제일 힘든 건 넌데. 



15FZQxFImo6COqsEI846us.jpg


영 신 : 윤복아? 잠깐 같이 있어줄래? 오늘은 너무 춥고 무서워. 


윤 복 : 안아드릴까요? 


영 신 : 사실 혼자 있고 싶었거든. 할 일이 많아서.


윤 복 : 무슨 일을 하셔야 하는데요? 


영 신 : 인사.. 나는 많은 삶을 살아서 인사할 사람도 많아. 


윤 복 : 오늘은 누구랑 인사를 하세요? 


영 신 : 우리 읍내의 에밀레. 할머니는 아홉살 때부터 연극을 했어. 나는 이미 그 나이에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알았어. 춤 추고 노래 하는 거. 사람들이 다 나를 보게 하는 거. 그게 너무 재밌었어. 그런데 열아홉살 되던 때 갑자기 무대에 서는 게 무서워졌어. 너무 춥고.. 무섭고.. 숨이 차고 쓰러질 것 같았어. 엄마가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됐을 땐데, 엄마 없이 하는 첫 번째 공연. 나는 에밀레 역할이었어. 네 살 짜리 아이를 두고 죽는 젊은 엄마. 에밀레는 죽어서 저승에 가는데 거기서 돌아가신 시어머니를 만나. "어머니. 돌아갈 수 있잖아요. 저 세상으로요. 난 느껴요, 난 알아요! 잠시 농장으로 돌아갔어요. 옛날처럼 아이를 무릎에 앉혀봤어요. 살아있는 것처럼!" 바로 그 때, 엄마가 내 곁에 있다는 걸 느꼈어. 죽은 내 엄마가 시시때때 내 곁으로 온다는 걸. 아이를 두고 죽는 엄마의 심정을 너무 정확하게 이해했어. 그 때 이후론 한 번도 그런 무서운 느낌을 가진 적이 없어. 근데 오늘 밤은 딱 그 때의 기분이 들어. 춥고 무섭고 숨차고.. 



6j2bnUcuDEkkcIEWiiUkoe.jpg


"안녕. 세상이여, 안녕. 우리읍내도 잘 있어. 엄마, 아빠, 안녕히 계세요. 째깍거리는 시계도, 해바라기도 잘 있어. 맛있는 음식도, 커피도, 새 옷도, 따뜻한 목욕탕도, 잠자고 깨는 것도. 너무나 아름다운, 그 진가를 몰랐던 세상이여. 안녕." ...... 엄마... 






이혜영의 차영신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어 !


  • tory_1 2018.03.19 01:21
    아 또 눈물나.. 울면서 읽었다 토리야 고마워ㅜㅜㅜ대사도 대사지만 저걸 소화해낸 배우들 음성 표정들이 그대로생각나서 너무좋다
    마더는 진짜 인생드야
  • tory_2 2018.03.19 01:27

    다시 읽으니까 진짜 눈물난다 ㅠㅠㅠㅠ

  • tory_3 2018.03.19 01:37
    마더 제대로 본 적 없는데 이 편 이혜영 배우가 대사하는거 너무 너무 좋더라. 우리엄마도 그냥 티비 앞 지나가다가 멈춰서 보고...
  • tory_4 2018.03.19 01:48
    음성이 하나하나 다 들린다ㅜㅜㅜ나도 이혜영의 차영신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고 또 영광이었어
  • tory_5 2018.03.19 02:01
    마더 어제 정주행했는데 진짜 명작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
    이혜영배우 진짜 대체 불가능. ㅠㅠ
  • tory_6 2018.03.19 03:4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12/06 01:27:05)
  • tory_7 2018.03.19 07:59
    티비 안..못본지 몇년..마더는 챙겨봐야겠다
  • tory_8 2018.03.19 08:52
    텍스트만 읽어도 또 눈물나ㅜ
  • tory_9 2018.03.19 09:34
    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tory_10 2018.03.19 09:56

    너무너무 정말로 너무 아름다운 드라마야...

  • tory_11 2018.03.19 23:31

    진짜 들으면서 오열했던 부분이야 ㅠㅠㅠㅠ 정리해줘서 고마워ㅠㅠㅠㅠ

  • tory_12 2019.02.07 06:0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09/26 13:39:37)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전체 【영화이벤트】 기막힌 코미디 🎬 <드림 시나리오> ‘폴’과 함께하는 스윗 드림 시사회 17 2024.05.07 982
전체 【OTT이벤트】 넷플릭스 시리즈 🎬 ♾<The 8 Show> 팬 스크리닝 & 패널토크 이벤트 1 2024.05.06 1614
전체 【영화이벤트】 우리는 지금도 행복하다 🎬 <찬란한 내일로> 시사회 13 2024.05.03 3304
전체 【영화이벤트】 갓생을 꿈꾸는 파리지앵 3인의 동상이몽 라이프 🎬 <디피컬트> 시사회 19 2024.05.02 3632
전체 디미토리 전체 이용규칙 2021.04.26 571890
공지 ★불판에서 원작이야기 및 스포 하지마세요★ 2018.06.22 139438
공지 드라마 게시판 규칙 2017.12.17 187008
모든 공지 확인하기()
69 자료 라이브) 한정오X명호선배 설렘 모먼트 MV 29 2018.03.25 1333
68 기사 나의아저씨) 니 아저씨 너나 귀엽지 58 2018.03.23 5384
67 완자 서울1945) 이제 진짜 휘몰아치기 직전이다ㅋㅋㅋ 해방전(前)편...상편 /16화 22 2018.03.23 666
66 잡담 나의아저씨) 21살 여자는 45살 아저씨에게 성추행 성희롱 맨스플레인 당하는 현실 33 2018.03.23 5419
65 완자 신데렐라언니) 나의아저씨 보고 생각난 문근영이 연기한 송은조.ytb 54 2018.03.22 3485
64 잡담 나의아저씨) 내용도 음습, 아이유(?)도 음습, 연기존못 103 2018.03.22 6011
63 자료 나의아저씨) 아이유 때리는 장기용.gif 153 2018.03.21 5095
62 잡담 나의아저씨) 아내 바람설정 딱봐도 아저씨한테 면죄부 주려고 만든 거 같아서 불쾌해 37 2018.03.21 3293
61 자료 밥잘사주는예쁜누나) 손예진 새로 뜬 스틸컷 79 2018.03.21 4421
60 자료 나의아저씨) 기획의도 가져와봤는데....투명하다, 투명해 217 2018.03.21 5702
59 잡담 나의아저씨) 밀회좀 끌어다 쓰지마라 존나 다르거든?? 107 2018.03.20 5884
58 완자 서울1945) 나톨이 좋아하고 너톨이 좋아하는 레닌그라드편...<下> / 15화 (스포, 스압주의) 28 2018.03.19 646
» 잡담 마더) "괜찮은 인생이었어. 후회없어." 15회.txt 12 2018.03.19 2754
56 완자 제왕의딸수백향) 연재/ 이런 여주 또 없읍니다...<짠내나는 여주성장기> 26 67 2018.03.18 1724
55 기사 마더) 마더 이보영 육아 관련 더 긴 인터뷰 21 2018.03.17 2231
54 완자 서울1945) 나톨이 좋아하고 너톨이 좋아하는 레닌그라드편...<上> /12화~14화 거의 끝부분까지 (스포, 스압주의) 28 2018.03.16 755
53 기사 마더) 이보영 "사회적 도움 없이 엄마 혼자 아이 키우기 힘들어" 19 2018.03.16 1552
52 기사 마더) '마더' 이보영 "출산 후 딸 안 예뻤다…지성 덕에 극복" 75 2018.03.16 7345
51 완자 제왕의딸수백향) 연재/ 이런 여주 또 없읍니다...<짠내나는 여주성장기> 25 24 2018.03.15 981
50 잡담 나의아저씨) 아 존X 싫다 118 2018.03.15 5977
목록  BEST 인기글
Board Pagination 1 ...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 60

Copyright ⓒ 2017 - dmitor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