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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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 행동 쉴드치는 거 아님. 상수 행동이 이해가 간다는 게 아님. 상수 캐릭터를 저렇게 그리고 있는 노작을 이해한다는 말임!!!!!

사실 노작이 라이브를 통해서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비애를 효과적으로 그려내고 있다고 생각하거든

정오의 사이다 발언이 그랬고, 성폭행 피해자가 나오는 장면이 그랬고, 안장미의 삶을 그리는 방식이 그랬음

그런 노작이 왜 정오와 나란히 투톱 남주인 상수에게 '양다리'라는 미친 발언까지 주면서 상수를 이상한 캐릭터로 만드는 걸까?

상수는 성장캐지. 사실 라이브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가 성장캐임.

정오도 그렇고, 완벽해보이는 명호도 그렇고 (명호는 현수를 잊고 앞으로 나아가는 법을 배우며 성장하는 캐릭터야)

이제 환갑이 다 된 삼보주임님도 성장캐야 (나이 60이 되어서야 내려놓고 인정하고 주변 사람에게 기대는 법을 배웠으니..)

그런데 극중에서는 다른 누구의 성장보다도 상수의 성장이 가장 눈에 띔. 뭐 주인공이기도 하고 분량도 많으니까 그렇겠지만.. 원래 어느정도 성장이 되어있던 사람이 성장하는 것은 그닥 눈에 띄지 않아도, 미친 애샛기 같던 놈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은 아무리 평탄해도 눈에 띄기 마련이거든

그저 먹고 살기 위해 경찰이 되었던 상수는 오양촌을 보며 경찰로서의 사명감을 키움. 상수에게 양촌은 경찰로서의 성장을 돕는 멘토며 롤모델이야

근데 사실 양촌은 가장으로서, 연인으로서, 좋은 아버지로서의 롤모델은 되어줄 수 없어. 이게 바로 오양촌이 남의 연애에 관심없는 이유이자 상수의 사랑에 훈수두지 않는 이유지. 자기 코가 석자니까

상수는 몰랐겠지만, 상수에게는 멘토이자 롤모델이 한 명 더 있음. 그 사람이 바로 상수가 싫어서 치를 떠는 최명호 경장이지. 상수는 명호가 잘생기고 돈이 많고 집안이 좋아서, 학력이 좋고 스펙이 좋아서 정오의 마음을 쟁취했다고 생각해

그런데 우린 알잖아. 정오가 결코 명호의 스펙 때문에 명호에게 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생긴거는.... 아 물론 영향이 있었겠지 이건 인정)

그런데 상수는 그걸 몰라. 아니 알아도 인정 못해. 왜냐면 자기도 충분히 정오에게 다정하게 대해주고, 정오가 힘들 때마다 곁에 있어줬다고 생각하거든. 실제로도 그랬고. 둘다 똑같이 다정하게 해줬는데 정오가 명호에게 갔다는 건, 명호가 스펙이 더 낫기 때문이지 자기가 덜 다정해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야. 지금 상수는 그렇게밖에 이해를 못해

그러나 상수는 곧 깨닫게 될 거야. 그래야만 해. 상수는 이제 한 사람의 경찰로서는 어느정도 성장했지만, 한 '사람'으로서는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어. 노작은 상수가 경찰로 성장하면서 인간으로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해. 그 성장을 눈에 띄게 만들려면 성장 전의 상수는 지극하게 이기적이고, 자기 감정에만 충실한 애샛기여야 함

그렇다면 노작은 상수라는 캐릭터를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 걸까? 왜 그렇게까지 상수의 성장에 공을 들이고, 그 성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지금같은 말도 안되는 대사와 설정을 부여하면서 애를 욕먹이는 걸까?

내가 노작이 아니어서 거기까진 모르겠지만, 내 추측은 이래. 사실 상수는 현실세계에 흔한 캐릭터임. 흔하다 못해 차고 넘치지

오히려 명호가 판타지고 상수는 리얼리티야. 상수 캐릭터 너무하다. 줄쓰큰 감성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이게 드라마니까 상수 같은 애가 낯설어보이는 거지. 현실이라고 생각해봐. 다들 저런 상수 같은 남자들한테 시달려본 경험 있지않아? (물론 모든 남성들이 상수 같다는 건 절대 아님. 그냥 드라마 보다 현실에서 더 흔한 캐릭터라는 말)

노작은 상수를 통해 우리 사회에 흔하고 평범한 20대 남성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거야. 그리고 그들에게 말하는 거지. 니가 모자란 것은 스펙이 아니다. 너는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 너는 충분히 더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다

한 마디로 '팩폭을 통한 위로' 뭐 이런 소린데, 이게 무슨 말이냐면.. 사실 현실의 상수들도 알아. 명호가 상수보다 더 멋진 남잔거. 근데 상수한테 자꾸 이입이 되는 건, 상수의 그 찌질하고 찐따같은 감성이 현실상수들의 어떤 부분을 자극하기 때문이야

모두들 멋있고, 주변으로부터 인정받는 그런 남자가 되고 싶어해. 그런데 그렇게 못 돼. 그러니까 질투하는 거야. 갖고싶은데 가질 수 없으니 '저 놈도 좋은 놈은 아닐거야' 하고 여우의 신포도처럼 생각해버리는 거야

여기서 똑똑한 현실 상수들은 알아차리겠지. 자기가 지금 깨달아야 할 것은 드라마 속 상수를 보며 '야 남자가 짝사랑하면 저럴 수도 있지~~~~~' 하고 자위할 게 아니라, 상수의 어떤 부분이 정오를 질리게 만들었는지. 명호와 상수는 무엇이 다른지

아직까지 깨닫지 못했다면은, 작가가 보여줄 거야. 상수가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서, 네가 멋진 남자가 될 수 없을 거라고 지레 포기하지 말라고. 그럴려면 상수가 명호를 멘토삼아 더 나은 남자가 되는 씬이 나와야겠지. 난 조만간이라고 봐

작가는 그걸 위해서, 1화에서 상수가 경찰이 되기로 결심하는 장면에서 명호가 지나가게 만든거야..

상수가 명호를 인정하고, 명호를 택한 정오의 감정을 이해하고, 자신의 패착을 돌이켜볼 수 있게 된다면. 상수는 한층 더 성장할 거야. 노작은 상수의 성장을 통해, '한남'으로 일컬어지는 남자들도 변화할 수 있다고 믿는 희망을 보여주는 거고. 뭐 현실세계의 줄쓰큰들이 얼마나 바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디까지나 드라마는 가상의 세계이고, 현실이 원하는 판타지를 담아야하니까 말이지
  • tory_1 2018.04.10 01:19
    상수가 성장한다면 그건 그거대로 이 드라마에서 거의 유일한 판타지요소겠다......
  • tory_2 2018.04.10 01:32

    ㅇㄱㄹㅇ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실은 저런 인간들 변하지않음^^

    맨날 남탓하고 내가 잘못한게 아니라 사회가 이지랄임

  • tory_3 2018.04.10 01:32
    나는 딱 오양촌씨 딸 데이트 폭력 당하는 거 나오는 대목에서 작가가 상수캐를 왠지 일부러 저렇게 썼다는 게 느껴지더라고. 왜냐하면 상수가 하는 행동이 데이트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들의 심리와 크게 다르지 않거든.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고 강요하는 그 생각과 태도가 얼마나 더 폭력적인 행위로 표출되느냐의 차이이지 오양촌 딸 남친이나 상수나 둘의 심리는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까봐야 알긴 하겠지만 예고만 보고는 그래서 상수가 정오한테 그런식으로 악 쓰는거랑 데이트 폭력 사건이랑 같은 주에 얘기를 푸는 것 같아. 그래서 기다리고 있어, 정떨어지려는 마음 붙잡고. 상수같은 인물이 현실에서 어떻든 드라마가 좋아서, 캐릭터 하나하나 애정이 가서 손쉽게 놓아버리고 싶진 않거든. 상수가 경찰일 하면서 접하는 데이트 폭력 사건들을 보고, 자신 생각과 행동의 잘못을 깨닫고 한 단계 성장하며 깔끔하게 물러났으면 싶어.
  • tory_8 2018.04.10 12:16

    2222 공감함. 상수 정오한테는 정신적으로 데이트 폭력으로 까지 보일만큼이었음 다음화 기대 된다 ㅎㅎ

  • tory_4 2018.04.10 02:06
    그치만 현실의 상수들은 자기가 명호쯤은 된다고 생각할듯 ㅎㅎ
  • tory_5 2018.04.10 04:26
    찐토리도 글에 적어놧잖아
    상수도 스스로 명호랑 비교했을 때, 스펙처럼 눈에 보이는 것만 부족할 뿐이지 자기랑 명호랑 별다를거 없다 생각한다고;
    글 다시 꼼꼼히 읽어봐
  • tory_4 2018.04.10 15:02
    @5 왜 시비야 그니까 똑똑한 상수라는게 극히적을거란말이잖아; 기분 나쁘네ㅡㅡ 니의견이나적어 글똑바로읽고쓴거니까
  • tory_6 2018.04.10 08:37

    드라마니까 좋게보자면.. 그렇게 성장하겠지.. 벗.. 현실의 상수들은.. 도태될뿐...

  • tory_7 2018.04.10 11:11

    현실의 상수들이 성장하지 않더라도, 드라마 속 상수가 성장하는 걸 보여주면서 그래도 돌아갈 수 있다고 상기시켜야 한다고 생각해

    그게 드라마의 목적이고...메세지...현실이 이래. 다 필요 없어서로 가는 건 너무 ㅠㅠ 

  • tory_9 2018.04.10 13:06
    근래에 본 여러 글들 중 가장 건설적인 비판을 담은 정성어린 리뷰라서 너무 좋다.ㅠㅠㅠㅠㅠㅠ 글 써줘서 고마워.
    상수 캐릭터에 대한 짜증과 분노 만큼이나 연민과 안쓰러움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거든. 그런데 그 모순을 속 시원히 까발리고 이 드라마의 주제나 서사에 대해 얘기할 용기는 좀처럼 안 나더라. 근데 이 글을 읽고 나니... 내가 뭘 말하고 싶었던 건지 이제 알겠어. 정말 너톨 분석대로 노희경 작가님이 상수가 성장하는 결말로 잘 이끌어 내주시길 바라게 된다.

    나도 사람은 안 변한다는 말을 신념처럼 간직하고 있긴 해.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변할 수도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도 못하지. 희망고문이란 말이 흔하게 쓰일 정도로 때론 포기와 체념이 인생을 훨씬 쉽고 편하게 만들어 주기도 해. 그래서 희망을 가지자는 게 더 고통스러울 때가 많지. 하지만 1000분의 1이든 1만분의 1이든... 세상에는 잘못을 직시하고 변하는 이들도 있을 거라는 믿음을 부질없더라도 품고 살고 싶더라. 노희경 작가를 비롯해 많은 문화예술계 작가들이 그런 가능성의 희망을 작품으로 그려주고, 그걸 보고 잠시나마 더 나은 세상에 취해 단 꿈을 꿔보고, 또 누군가는 고작 드라마 한 편, 소설 한 편 따위라 가볍게 봤다가도 작품의 힘으로 잠시나마 나는 어떤 인간이었을까 고민하고 반성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예술이 존재하는 이유일 거라 생각해.

    제발... 노작가님이 상수를 경찰로서뿐만이 아니라 한 남성이자 인간으로서도 성장시켜주길 간절하게 바라게 된다. 만약 그리하신다면 앞으로 노희경 작가님 작품은 꾸준히 응원할 거야. 지금껏 취향 아니라서 안 봤고... 때로는 지나치게 나이브한 태도를 보이신다 느껴서 싫어했어. 하지만 라이브는 직업물 군상극이라 잘 보고 있거든. 결말까지 마음에 든다면 작가님의 휴머니즘에 대해 믿음이 생길 것 같아.
  • tory_10 2018.04.11 18:18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29 11: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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