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Extra Form


1. 

#원나라 궁의 어느 방 / 회상 

대기실 격의 어느 방. 문이 열리며 다급하게 들어서는 공민. 얼른 문을 닫고 밖의 기척에 귀 기울인다. 
그러다 몸을 돌려 내부 쪽으로 들어서다 놀라 선다. 
거기 웬 여자가(노국) 눈만 내놓고 코 아래는 가리개를 한 채로 앉아서 놀란 눈으로 공민을 보고 있다. 
공민, 당황해서 작은 소리로. 


공민 : (원나라말) 놀라지 마십시오. 잠깐만 몸을 피할 것이니 없는 사람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금방 나갈 겁니다. 


하는데 방 밖에서 들리는 소리. 


도치소리 : 대군마마.. 대체 어디 계십니까. 


공민이 찌푸려서 밖의 소리를 듣는다. 
도치가 그렇게 낮은 소리로 거의 울먹이며 공민을 찾으며 방 밖을 지나가는 것을 기다렸다가.. 다시 노국을 돌아보며.  


공민 : (원나라말) 실례했습니다. 그럼.. 


문 쪽으로 다가서 살짝 열고 밖의 동정을 살피는데. 

6wrWSbaUUwii6OWSwYmi8Y.png

노국 : (우리말) 강릉대군.. 아니십니까. 

공민 : (의외라서 돌아보는) 고려여인인가

노국 : (머뭇거리며 고개를 숙이는) 

공민 : (반가와서) 복장이 그래서 원의 귀족여인인줄 알았다. 
(아..해서) 혹시 이번 조공행렬에 끌려온 여인인가. 

노국 : ... 

공민 : .. 미안하구나. 

노국 : (?해서 보는) 

공민 : 나도 고려 왕실의 한 사람. 위에 앉은 자들이 부실하여 아래 백성들이 고초를 겪는구나. 


무슨 생각을 했는지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노국에게 가까이. 노국이 흠칫 피하려 하는데. 


공민 : 돌아가고 싶으냐? 우리 땅. 고려로 돌아가고 싶으냐. 

노국 : (놀라서 그저 보는) 

공민 : 가자. 


하더니 다짜고짜 노국의 팔목을 잡고는 문 쪽으로 간다. 



# 원나라 궁 내 회랑

노국을 이끌어 오던 공민이 다급해서 선다. 저쪽 코너를 돌아오는 여럿의 발소리. 
그때 노국이 오히려 공민을 잡아끈다. 노국이 바로 옆의 방문을 열고 들어간다.  


노국소리 : 무엇을 피하고 계신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 원나라 궁 내 홀

위의 복도 씬하고 디졸브. 바로 연결해버리고.. 회상의 느낌. 


공민 : (씁쓸하게 웃는) 오늘 여기서 누군가를 만나게 되어있다. 그것을 피하는 중이야. 

노국 : 누군가라면.. 

공민 : (자기도 근처에 앉으며) 이 궁의 공주다. 

노국 : (굳어서 보는) 

공민 : 날더러 원의 여인과 혼인을 하라 하는구나. (다시금 성이 나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열두살 어린 나를 여기까지 인질로 끌고 와서 저들 황태자의 시중을 들라며 수모를 주더니, 이젠 그들의 사위가 되라 한다. 

노국 : .. 싫으십니까

공민 : 싫으냐고? 허. 저들 마음대로 고려의 왕을 임명하고 폐위시키고.. 
나 또한 이제 저들의 사위가 되어 부복을 하고 고개를 숙이고 부르면 기어가고 내어 쫓으면 얻어 맞으면서.. 


저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지다가 멈춘다. 
내려다보면 노국이 공민의 무릎에 손을 얹었다가 공민의 시선을 받고는 얼른 거둔다. 잠깐 어색한 기운이 맴돌다가.. 


노국 : ... 그래도 상대가 공주라 하니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공민 : 도움? 

노국 : 강릉대군께서는 고려인 왕비님의 출생이시라 고려에서 세력이 약하시다. 
그러니 원의 공주와 혼인을 하면 다음 왕위 계승자로 오를 수 있으실 것이다.. (말을 하다 멈추고 보면) 

공민 : 그래서 날더러 받아들여라. 그래야 왕에 오를 가능성이 생기니.. 

노국 : 송구스럽습니다. 전 그저.. 

공민 : 일면식도 없는 그 여인, 듣기만 하여도 치가 떨리는 원의 여인을 받아들여라. 

노국 : ... 일면식도 없으십니까? 

공민 : 없다. 

노국 : 이 궁의 공주님이라면서.. 

공민 : 설령 만났었다 한들 원의 계집 따윈 기억하지 않아. 



# 원나라 궁 내 홀 / 회상 

// 공민과 노국이 피한 장소는 둘이 바싹 붙어 앉아야 할 정도의 스페이스. 
그렇게 가까이 붙어 앉은 채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공민. 그제서야 자신이 아직 노국의 손을 잡고 있는 걸 알았다. 
노국도 그제야 정신 차리고 손을 빼내려 하는데. 공민이 놔주지 않으며. 노국의 코 아래를 가리고 있는 가리개 위의 눈을 들여다본다. 


70unToPX58yo2IU4QKYAAg.png


공민 : 아무래도 원의 공주와의 혼인. 내 힘으로는 피하지 못할 거야. 허나. 고려인인 그대가 나의 첫 번째 부인이 되어줘. 
지금처럼 우리 고려말로 내가 하소연하면 들어주고. 두렵거나 분이 나서 떨면 잡아줘. 
원의 계집 따위, 결코 그대의 자리에 근접하지 못하게 할 것이야. 


그렇게 말하는 공민을 보는 노국. 어느새 눈에 고인 눈물이 주루루 흐른다. 
공민이 손을 들어 눈물 닦아주려고 가까이 하는데 고개를 돌려 피하는 노국. 공민에게 잡혀 있던 손도 빼낸다. 





2. 

7vscRcSPh66AI26uyeieWS.png


순간. 창문들이 깨지는 소리. 그리고 날아드는 연막탄들이 내부에 떨어져 구른다. 
시야가 순식간에 연기로 막힌다. 잘 안 보이는 와중에 충석이 우렁차게 명을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충석 : 밀집대형. 흩어지지 마라. 을조 후문을 뚫는다. 전하 어디 계십니까. 


// 충석이 짙은 연기 속에서 공민을 찾아 모신다. 
공민이 역시 기침을 하며 눈물을 닦으며 주위를 둘러보며 노국을 찾는다. 충석이 공민을 뒤로 모시려는데. 공민이 충석을 당기며, 


공민 : 그 사람이 안 보이네. 

충석 : 예? 

공민 : 방금 옆에 있었는데. 안 보여. 




3. 

7LfNYhB4B2ycwQCiQsCISm.png


공민, 돌아서다가 멈칫. 자기를 빤히 보고 있는 노국. 
공민의 뒤로 충석이 부하들을 지휘해서 방안의 창문마다 지키게 하는 등. 조용히 빠르게 명령내리고 있고. 
말없이 노국을 보다가 다가서는 공민. 


공민 : (부하들이 듣지 못하게 낮게) 두 번 말하지 않겠습니다. 잘 들어두세요. 

노국 : 듣고 있습니다. 

공민 : 앞으로 무엇을 하건. 먼저 나에게 허락을 구하세요. 
내 명이 있고나서 그에 따라 왕비께서 말 한마디. 발걸음 하나. 행하시는 겁니다. 들었습니까? 

노국 : (말없이 보는) 

공민 : 원나라 귀하신 공주께서 하필 나 같은 자에게 넘겨지게 되어 분한 거 압니다. 
이제 고국을 떠나 알지 못하는 나라로 끌려가게 되었으니 반항하고 싶기도 하겠지요. 허나 나는 한 나라의 왕이고. 
그대는 내 사람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그에 걸맞는 예를 갖추세요. 

노국 : …. 

공민 : 대답 안하십니까? 

노국 : 대답… 해도 된다는 명이 없으셔서… 대답 못하고 있습니다. 


공민. 어이없어 본다. 노국. 말간 얼굴로 마주 보고 있다. 




4. 

3CfcEMx5MQ6awym4WQeUwu.png


들어서는 공민. 그 뒤를 따르는 노국. 그 옆의 은수. 뒤쪽에 따라 들어오는 최영과 장빈.  
대전에는 시녀와 내관들이 전하를 맞이하여 무릎을 꿇어 맞이할 뿐. 계단식으로 이루어진 중신들 자리를 텅 비어있다. 
중앙에 외로이 보이는 옥좌. 공민이 주위를 둘러보다가 노국과 눈이 마주친다. 노국은 아무 표정 없다. 
공민. 자존심이 팍 상하는 것을 애써 내색하지 않으며 돌아서는데. 




5.

ENXljiKYYUW4yKw2WAY2S.png


최영 : 먼저 한가지 여쭤도 되겠습니까? 

노국 : 듣고 있다.  

최영 : 고려말은 언제 배우셨습니까? 

노국 : (노려보는) 

최영 : 원나라 공주님께서 전하와 혼례를 치룬 것은 이년 전. 이년만에 배우시기에는 너무 훌륭하신 우리 말이라서요. 

노국 : 원나라 사람에게 고려의 일을 말하기, 꺼려진다는 의미인가? 

최영 : (미소) 주제 넘었습니다. 질문 거두겠습니다. 

노국 : .. 팔년이다.  

최영 : 팔년.. 

노국 : 팔년 전, 한 사람을 보았다. 고려 사람이었다. 그에게 말을 건네 보려고 배우기 시작했다. 답이 되었는가? 




6.

5aabXuhJ7GkscyKgWMQgyo.png


공민 : 명색이 공주로 자라신 분이 예법 따윈 배우지 못하셨습니까? 

노국 : 하잘 것 없는 저의 예법 따위보단 이 나라의 왕. 전하의 예법이 더 먼저이고. 더 중하지 않습니까? 
나 하나 살겠다고 내 사람을 하나하나 적에게 내어주는 것은 대체 뭐하는 예법입니까? 


공민 울컥해서 한소리 치려다가 멈춘다. 애써 참고는 돌아본다. 
공민의 시선을 받은 최상궁이 재빨리 안의 사람들을 몰아 나간다. 문이 닫힌다. 
공민이 노국의 바로 앞까지 다가와 분노를 겨우겨우 참으며 낮게 


공민 : 내가 누구요. 

노국 : (그저 노려보는) 

공민 : (더 낮게) 내가.. 누구요 


거의 붙다시피 바싹 마주 서 있는 공민과 노국. 
공민은 분노를 억지로 누르고 있다. 둘 다 밖에는 들리지 않게 낮게. 그러나 살벌하게 대화하는 중. 


공민 : 공주, 그대의 품성이 워낙에 이리 막돼먹은 것이오. 
아니면 그대는 원의 공주이고, 나는 힘없는 고려의 쭉정이 왕이라 이리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것이오. 

노국 : 모르시겠습니까? 

공민 : 몰라서 묻는 것이니 대답을 하라지 않습니까. 

노국 : 사냥꾼에 쫓기는 꿩은 풀섶에 머리 하나 박아 숨기고는 세상이 다 자기를 못 보는 줄 압니다. 전하가 들판에 꿩이십니까? 

공민 : 허어.. 

노국 : 누가 전하의 편이고. 누구를 지켜야 전하가 살 수 있는지 정녕 모르십니까? 
의선을 내어주고. 우달치 최영이 죽게 되면 대체 전하 옆에 누가 남겠습니까. 

공민 : (잠시 보다가) 그래서 지금 공주는 내가 염려되어 달려왔다는 겁니까? 일전에 공주의 처소에 최영을 은밀히 불러들였다더니

노국 : (멈칫하는) 

공민 : 그 또한 나를 위한 것이었습니까?  


잠시 둘 사이에 긴장과 침묵이 흐르고. 


노국 : 저에게 그리 관심이 많으신 줄 몰랐습니다

공민 : 대답하기 난처한 우리 말은 알아듣지 못합니까? 공주의 처소로 최영을 불러들인 것은 누구를 걱정해서냐 묻지 않습니까. 

노국 : 전하가 넘어지면 저도 넘어지고, 전하가 밟히면 저도 밟히는 것입니다. 당연히. 전하가 걱정됩니다. 
방안에 가만히 주저앉아 걱정만 하지 못하고. 이렇게 달려와버렸고, 예법을 차리지도 못하고 떠들어댔습니다.  


성이 나서 말하는데 노국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해지다가 주룩 흐른다. 그 바람에 공민이 다시 맞받아칠 타이밍을 놓쳤다. 


노국 : 잘못 찾아와 잘못 물었습니다. 다시는.. 찾지도 묻지도 않겠습니다. 그러니 용서하여 주십시오.  


1HBodhUfLumiouEcyqgQMA.png

공민 진짜로 할 말을 잃었다. 노국이 휘릭 등을 보이며 돌아선다. 



7.

두루마리 등을 쌓아놓고 읽던 공민. 읽던 두루마리 하나가 바닥에 떨어진다.  


공민 : 어째요? 

일신 : 왕비마마께서 궁을 나가셨답니다. 덕성부원군 집에 가시겠다구요. 


공민이 벌떡 일어서 입구 쪽으로 걸어간다. 입구 쪽에 지키며 서있던 충석과 눈이 마주치며 


공민 : 들었는가. 

충석 : 들었습니다. (재빨리 공민의 앞을 막으며) 전하께서는 여기 머물러 계십시오. 아이들을 보내겠습니다. 

공민 : 그리하지. 그리할테니 (충석의 팔을 잡아) 자네가 직접 가

충석 : 예 전하. 

2UM0HKRXnAGSeW6i4Syc6Q.png

공민 : (그러다가 벌컥) 가서 그 사람 반드시 살려서 데려와. 내 자네에게 모든 권한을 줄 것이야. 
두손 두발을 묶어 질질 끌고 와도 좋으니까. 데려와. 내 눈 앞에. 




8.

#곤성전(노국공주 침전) 
 
빳빳하게 앉아있는 노국. 그 옆에서 최상궁이 잔소리 중. 


최상궁 : 먼저 가서 전하를 뵈십시오. 뵙고 사죄를 드리고.. 

노국 : 싫다. 

최상궁 : .. 뭐라 변명은 하셔야 되지 않겠습니까. 

노국 : 정녕 궁금하면 와서 물어보겠지. 그럼 대답하겠다. 

최상궁 : 마마. 전하께서 마마의 안전 때문에 얼마나 심려가 크셨는지 아십니까
마마께서 무사히 돌아오셨다는 보고를 들으실 때까지 전하께서는 노심초사.. 

노국 : 입에 발린 헛말. 

최상궁 : 마마. 

노국 : 맘에도 없는 거짓말. 대체 느이들은 그런 빈소리 빼면 말을 할 줄 모르나? 


7csg4HWeI0OKQQYmKK66Qg.png

#강안전(공민왕 침전) 

성이 나있는 공민 


공민 : 미안하다. 고맙다. 빈말 한마디도 없었단 말인가. 여기 궁까지 모시고 오면서 뭐라 변명 한마디도 못 들었어? 

충석 : 마마께선 딱 두마디 하셨습니다. 궁으로 돌아가셔야 한다.. 말씀 올렸더니 어째서.. 라고 하셨고, 
전하께서 기다리신다. 했더니 그럴 리가 없다. 라고만. 

공민 : 그럴 리가 없다? 




9.


7HYqLB4zT2GaSSGGUGMe8s.png


노국 : 우달치 대장과 의선. 그 두사람과 저를 바꾸어달라 청하려 합니다. 

공민 : 대체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요. 

노국 : (여전히 도도하게) 나는 이래뵈도 명색이 원의 공주. 
기철이 아무리 기세등등하다 해도 그 집에 들어있는 나를 함부로 하진 못할 것입니다.  

공민 : (어이없어 웃는다) 그래서 지난번에도 그 집을 찾아가려 했던 겁니까?
 내 허락도 없이. 몰래. 가서 최영과 의선 대신 왔으니 그들은 보내주고. 왕비인 나를 받아달라. 간청하려고? 

노국 : 몇가지 약속도 해줄까 했습니다. 돈을 원하면 원과의 무역권을 주고 권세를 원하면 원나라에서.. 


하는데 공민이 단걸음에 노국에서 다가서 노국의 양 어깨를 짚는다. 

4oLDddCHGE4aEKwsSYOm0Y.png

공민 : 어디까지.. 


장빈이 난처해서 얼른 외면하며 물러선다. 충석과 최상궁도 얼른 시선을 돌린다. 


공민 : 대체 어디까지 나를 비참하게 만들어야 기쁘시겠습니까? 일국의 왕이란 자가 가장 충실한 부하를 잃었습니다. 
그 자가 내게 등을 돌렸다 해도 난 할 말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 내 왕비까지 내 무능에 질려서 나를 버리고 스스로 무엇을 해보겠다구요? 
  

노국 : (빤히 노려보는) 

공민 : (더 가까이 더 낮게) 그렇게 내가 한심합니까? 그렇게 그자가 좋습니까? 그 자를 위해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겁니까? 

노국 : ...(낮게) 전하께는.. 그 자가.. 나 같은 거 보다 훨씬 더 필요할거라 생각했습니다. 

공민 : (언뜻 이해가 안 가서) 어째요? 

노국 : (눈물이 그렁해지는데 애써 더 도도한 얼굴로) 전하는 절대 모르시지만.. 알려고 하지도 않으시지만.. 저는.. 저는.. 



10.


2ub1iiids2kYaEGW0qqmYg.png

# 곤성전 (노국공주 침전) / 밤 

문이 열리며 최상궁이 다급하게 고한다. 


최상궁 : 주상전하 드십니다. 


노국이 일어서 맞는다. 뜻밖이라 굳은 얼굴. 
거기 공민왕이 들어서고 있다. 그 뒤를 따라 들어서는 안도치. 안도치는 두 팔에 옷상자를 안고 있다. 


노국 : (고개 숙여 보인다) 

공민 : 야심한 밤에 찾아왔소.  

노국 : ... 

공민 : 청을 하러 왔습니다. 

노국 : (고개 들어 보는) 

공민 : 난 이제부터 용기를 내려 합니다. 얻고 싶은 자가 있어서요. 그 자를 가지려면 내 용기를 보여주는 게 먼저인 거 같아서요. 

노국 : .... 

공민 : 왕비께서 도와주셔야 이룰 수 있는 용기입니다. 도와주겠습니까? 

노국 : (그저 빤히 보는) 

공민 : 내가 밉고.. 한심하고.. 우습겠지만. 나도 이제 정면돌파라는 것을 해보려 해요. 도와주겠습니까? 


노국, 고개를 돌려 옆의 안도치가 들고 있는 상자를 본다. 
다가서더니 상자의 뚜껑을 열어 본다. 그러더니 그 안에서 뭔가를 꺼내 촤악 펼친다. 고려 식의 왕비 옷이다. 

4zr0X0xNe8kMUuaOAeg8s8.png

일신 : 사관은 기록하시라. 고려의 왕과 왕비께서 원의 호복을 벗어던지시고. 고려의 옷을 입으셨느니라. 
왕께서는 황룡포를 입으시고 익선관을 쓰셨느니라. 





11.

# 노국의 침소 


공민이 들어선다. 
장빈이 얼른 나서며 맞는다. 장빈과 공민이 서로 시선이 교환된다. 


공민 : 좀 어떠신가. 

장빈 :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공민 : 내가 좀 봐도 되겠는가. 


장빈이 고개를 숙여보이고 주위에 눈짓을 한다. 
안에서 일을 보던 시녀나 약원, 공민을 따라왔던 도치 등이 줄줄 나간다. 장빈이 마지막으로 나가며 문을 닫아준다. 
공민이 침대 쪽으로 다가선다. 휘장 앞에서 잠시 망설이다가.. 헛기침을 하더니 


공민 : 어려운 일을 시키게 돼서.. 미안한 마음이에요. 


안에서 잠시 조용하더니 노국이 일어나 앉는다. 


노국 : 어렵지 않습니다. 

공민 : 그자가 뜻대로 움직여줄지는 모르겠으나.. 한나라 왕비가 이런 것까지 하게 되다니.. 

노국 : 하고 싶었습니다. 


공민이 노국 쪽을 돌아본다. 비치는 휘장 안의 노국의 모습. 



노국 : 하고 싶었습니다. 뭐라도 돕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뭔가를 하려고 들면 언제나 그것이 더 노여움을 샀습니다. 
저에게는 그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공민, 보다가 참지 못하고 휘장을 젖힌다. 거기 노국이 공민을 빤히 보고 있다. 

2ZVQWjbr2006AoGgqUeamY.png

공민 : 내가.. 많이 모자라서요. 

노국 : 그리고 그런 말씀이 가장 듣기 싫었습니다. 


공민이 더 말을 못하고 그저 노국을 보고 있다. 노국이 슬쩍 시선을 피한다. 




12.


# 곤성전 노국의 처소 

문이 벌컥 열리며 들어서는 공민. 
시녀들과 방안을 둘러서 지키던 무각시들이 놀라 절을 하며 좌우로 비키는데 그대로 들어선 공민이 노국을 본다. 
탁자 앞에 앉아있던 노국이 놀라 공민을 본다. 그 옆의 최상궁이 고개 숙여 절을 한다. 
공민은 멈추지 않고 노국의 옆으로 오더니 노국의 손목을 잡아 끈다.


https://img.dmitory.com/img/201909/5Gy/Y8t/5GyY8t5sXKEU4wegsUGsoK.gif

그 모양새가 예전 원에서 손목을 잡아끌던 것과 흡사하다. 
노국이 놀라 버티려하자 공민이 돌아보며 

공민 : 이제부터 왕비께서는 내가 있는 강안전에서 거하시게 될겁니다. 
(최상궁을 보더니) 여기 이곳 곤성전의 모든 간자. 모든 위험이 완전히 없어졌다 장담할 수 있을 때까지. 그리 할 것이네. 

5hQqm2rWiACUKaK4OQsQgC.png

# 궁의 회랑 

여전히 노국의 손목을 잡아 끌고 오는 공민. 그 뒤에서는 우달치며 내관들. 
무각시며 시녀들이 서로 엉키고 자리를 못 잡아 난리가 났는데. 


공민 : 오늘 덕성부원군이 찾아왔어요. 

노국 : 들었습니다. 

공민 : 왕비의 목숨을 놓고 나를 위협했어요. 

노국 : 들었습니다. 


공민이 멈춘다. 그 바람에 뒤에서는 급정거를 하느라 또 난리. 


공민 : (노국에게) 그래서. 


하다가 그제야 자기가 노국의 손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 의식되었다. 어색하게 놓아준다. 노국도 어색하게 손을 감춘다. 

7f51epR4yYCYyUw8c6yKgy.png

공민 : 그래서.. 

노국 : 함께 있겠습니다

공민 : .. 그래요. (그래놓고 그냥 서있다. 뭐하고 있었는지 잊어먹은..) 

노국 : (머뭇머뭇 앞길을 가리키는) 


공민이 아.. 해서 걷기 시작한다. 그 옆을 함께 걷는 노국. 



13.

최영 : 우달치 아이들은 굳이 명령이 없어도 자율적으로, 웬만한 상황에는 대처하게 훈련이 되어있습니다. 늘 옆에 두어주십시오. 

공민 : 그야 물론.. 

최영 : 익재 선생이 와주신다면 고려의 삼공삼사를 다시 세울 수 있으실 겁니다. 

공민 : (뭔가 좀 이상해서 보는) 

최영 : (싱긋) 왕비마마께서 강안전에 함께 거하신다 들었습니다. 

공민 : (당황) 아.. 그건 여러가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최영 : 자알 대처하시기 바랍니다. 


공민이 어허 해서 본다. 민망해서. 




14.

노국 : 최상궁. 

최상궁 예, 마마. 

노국 : 보통 여인네들은 어찌 하는가. 

최상궁 : 무엇을 말씀이십니까? 

노국 : 지아비가 힘들거나 의기소침해 있을 때 무엇을 하는가. 

최상궁 : 글쎄요. 제가 그런 쪽은 잘 모릅니다. (잘 모르겠다. 옆의 도치를 보며) 혼인하셨지요? 

도치 : 아 예. 했습니다. 

최상궁 : 힘들거나 의기소침해 있을 때 뭘 해줍디까? 

노국 : (열심히 보는) 

도치 : 그게.. 저의 내자같은 경우에는.. 


다른 시녀나 무각시들도 귀쫑긋해서 본다. 


도치 : 술상을 봐줍니다. 

최상궁 : (노국에게) 술상이랍니다. 

노국 : 술.. 무슨 술. 

최상궁 : 이화주라는 쌀로 만든 것도 있구요. 저어기 교역상들이 가져온 소주라는 것도 괜찮습니다. 

노국 : (최상궁에게) 술상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는가. 

최상궁 : (말이 막혔다가 도치에게) 하문하시지 않습니까. 

도치 : (진땀이 난다) 그게 단지 술상을 받아서가 아니구요. 그것이.. 피차간에 술을 마신 뒤에. 에.. 취기가 오른 후에.. 

7pIyBIKgxOaOGYcQo8Gkwk.png

대답하다가 보면. 열심히 보고 있는 노국. 역시 열심히 듣고 있는 최상궁. 다른 시녀들. 안도치가 그냥 노국 앞에 무릎을 꿇으며 


도치 : 더 이상의 하문을 견뎌낼 수가 없사옵니다. 부디 거두어 주십시오. 

노국 : (뭐야? 해서 최상궁을 보는) 내가 무엇을 강요했다는 것인가. 

최상궁 : 대체 무어 그리 대단한 것이라고 말씀드리니 못 드리고 마마의 심기까지 거스르는 겁니까. 취기가 오른 후에 무엇입니까. 

도치 : 마마.. 

노국 : 고하라. 

도치 : ... 내자와 소신은 함께 잠자리에 드옵니다.  


도치가 아이구우 해서 바닥에 고개를 박고. 노국이 굳어서 빤히 보고 있다. 최상궁도 굳어 보다가 수습이 안되는데. 
문 밖에서 들리는 시녀의 목소리. 


시녀: 주상전하 드십니다. 


노국이 굳은 채로 문을 본다. 문이 열리며 공민이 들어선다. 갑자기 실내에 있던 시녀들이 고개를 숙여 절을 하며 우왕좌왕. 
공민이 이상해서 본다. 노국의 앞에는 바닥에 고개를 박고 엎드려 있는 도치. 

공민 :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1XGu2JoUg8Mwe04qA40Se4.png

노국이 갑자기 일어서더니 문 쪽으로 간다. 공민이 이상해서 보는데 바람처럼 그 옆을 지나가는 노국. 
문 밖으로 나가버린다. 최상궁이 허겁지겁 공민에게 예를 취해가며 따른다. 공민. 어이없어 본다. 


공민 : (걱정되고 노해서) 무슨 일이냐고 묻지 않는가. 고하라. 


순간. 실내에 있던 모든 시녀 내관들이 일제히 바닥에 엎드려 고개를 박는다. 감히 대답을 할 수가 없어서. 




15.


# 공민왕 집무실 

공민 다짐하듯 끄덕이다가 돌아보면 최상궁이 두명의 시녀를 거느린 채 근엄하게 다가오고 있다. 절을 하더니, 


최상궁 : 전하 왕비마마로부터의 전언이옵니다. 

공민 : 아.. 그래 그간 강안전에서 불편하셨을텐데. 곤성전으로 돌아가시니 편하다 하시든가? 

최상궁 : 오늘 밤. 곤성전으로 들러주실 수 있는지 여쭈라 하셨습니다. 

공민 : 밤.. 에? 

최상궁 : .. 왕비마마께서 술상을 차려놓고 기다리신다고.. 


하는데 뒤에서 요란한 소리. 안도치가 탁자의 뭔가를 잘못 짚어서 바닥에 떨어졌다. 도치가 얼른 바닥에 엎드려 고개를 박는다.  


wLTjnILj8sKgWeygqiMSo.png

# 노국의 방안 

공민이 어색한대로 보면. 탁자 위에는 주안상이 차려져 있다. 
(중략) 공민이 일어서더니 아까 환관에 들려 가져온 상자 중에 하나를 열어 보인다. 화려한 장신구가 들어있다. 


공민 : 급히 주문한 것입니다. 왕비에게 어울리는 색으로 만들어달라 했는데 마음에 드시는지. 

노국 : 전하. 

공민 : 그리고 이것은.. (다른 상자를 들어 탁자로 온다. 노국 앞에 놓아준다) 혹시 기억하겠습니까? 


노국, 답답하여 공민을 보다가 할 수 없이 상자의 뚜껑을 연다. 그리고 굳는다. 


공민 : 기억하겠습니까? 


그제야 보여지는 상자 속. 노국이 떨리는 손으로 안에 있는 것을 꺼내 펼친다. 예전 노국이 썼던 가리개다. 


3oJU3Sk75mkqkOi66ma4Iw.png

공민 : 그날 그대는 내가 누군지 알고 있었어요. 그랬지요? 

노국 : 알고 있었습니다. 

공민 : 그러면서 말하지 않았어요. 그대가 누군지. 

노국 : (애써 고개를 들고)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공민 : 왜 그날. 그 자리에서 자신이 누군지 밝히지 않았을까 그 후로 계속 생각해 보았지요. 나를 가지고 놀았던 것일까. 

노국 : 아닙니다. 

공민 : 대체 나에게서 무슨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그렇게 입을 다물고 줄곧 내 옆에 있었을까.  


노국이 말없이 자기 손에 들린 가리개를 내려다본다. 


공민 : 지금 난 왕입니다. 그런데 가진 게 별로 없어요. 권력도. 사람도. 
이런 내가 가진 건 하나 뿐입니다. 고리타분한 원리원칙이요. 
원에 대항하여 내 나라를 지킨다. 세도가들에 대항하여 내 백성을 지킨다. 

노국 : 원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전하의 원리원칙을 깨는 일이 되는 거군요. 

공민 : .. 난 이미 한 번 원칙을 깼습니다. 

노국 : (보는) 

6g3tWcwtPyysK86EUcc4Ck.png

공민 : 원의 여인 따위 마음에 두지 않겠다고. 그리 맹세했는데. 깼습니다. 

노국 : (그 말이 가슴에 쿵. ) 

공민 : 아무리 저항해도 안되었어요. 이미 마음에 들어와 내보낼 수가 없어서 더 차갑게 대했구요. 
이렇게 약한 나를.. 더 이상 원칙을 깨지 않게 ..도와주겠어요? 


노국. 가리개를 꼭 움켜쥔 채.. 눈물이 흐른다. 오랜 서러움이 한꺼번에 녹으면서. 
노국이 소리 죽여 우는데. 공민이 주저하며 가까이 다가와 선다. 손을 내밀어 머뭇머뭇 노국의 눈물을 닦아준다. 



16.

46NlcND4pIUE4miImQEkgg.png

은수 : (손을 들어 언니처럼 노국의 머리를 쓸어 넘겨주며) 내가.. 하늘의 지식을 쪼끔 알려드릴께 잘 들으세요. 

노국 : (끄덕이는) 

은수 : 이 땅에 참 많은 왕과 왕비님이 계셨고. 앞으로도 많이 나오시겠지만. 두분만큼 서로 사랑하는 분은 없었어요. 

노국 : 저..하고 전하. 

은수 : 그래요. 두 분. 

노국 :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 

은수 : 전하께서 왕비님을 얼마나 얼마나 사랑하시냐 하면요. 
.. 혹시라도 왕비님이 어디 아프거나 먼저 떠나거나 하시면 식음도 전폐하고. 나라일도 전폐하고 오직 왕비님만 생각할만큼.. 
그만큼 사랑하세요. 

노국 : (놀라서) 저는 어디 떠나지 않습니다. 전하를 두고 안갑니다. 




17.

14fwf97cj04IGYKCImQkqY.png


공민 : 나는 매일 편전에 나가 중신들 앞에서 큰소리 쳤습니다. 내 백성이 거기 있으니까. 내 백성을 위해. 내 백성은.. 그런데요. 왕비. 

노국 : (공민의 옆으로 다가간다)  

공민 : 난 백성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릅니다. 다른 백성은 본 적이 없어요. 내가 알고 있는 백성은 최영, 그자였는데. 
내가 그를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저 놈이 미쳤다고.저 놈을 잡으라고. 


울컥 눈물이 고이는 공민. 그 옆에 선 노국이 그런 공민을 감싸 자신에게 기대게 한다. 공민이 노국의 품에 기대어 소리죽여 운다. 




18.

공민이 엿보는 곳. 원탁의 공간에 노국이 있다. 나인 둘과 뭔가 얘기를 하고 있는데. 노국이 웃는다. 
가채를 올리지 않은 머리. 왕비복보다는 간편한 옷. 탁자 위에는 들꽃이 가득 올려져 있고. 
그들은 꽃화환을 만드는 중이었다. 최상궁이 조용히 공민의 옆으로 다가선다. 

1zLbzHz21Km8SYm2OoOoGy.png

최상궁 : 왕비마마께서는 밝게 지내고 계십니다. 의식이 다 궁에 비할 바 없이 거칠고 초라하지만 그래도.. 

공민 : 이런 것이구나. 

최상궁 : 예? 

공민 : 지아비 된 자가 바라보는 세상 전부. 

머리에 꽃화환을 쓰고 있는 노국. 웃으며 시선을 돌리다가 공민을 발견했다. 놀라서 일어선다. 
공민이 그쪽으로 다가간다. 나인들은 얼른 물러서고. 

2rOrzFR06KiuMgsQ46uacy.png

노국 : 전하. 

공민 : 무얼 하고 계십니까. 

노국 : ..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공민 : (머리의 화환을 보며) 자주 기다리시게 해야겠습니다. 




19.

5cBfPj6SG4e4IuSyuQeAYs.png

원탁에는 공민과 노국이 나란히 앉아 역시 문서들에 파묻혀 있고. 
공민이 문서를 살피는 옆에서 노국은 뭔가를 종이에 적고 있다. 공민이 고개를 들어보더니, 


공민 : 오시느라 수고들 하셨습니다. 앉으세요. (하며 앞을 가리킨다) 

익재 등이 당황하여 


익재 : 어찌 감히 주상전하와 한 탁자에.. 

공민 : (노국에게) 보세요. 배운 게 많은 분들은 당황하실 거라 했잖아요. 

노국 : (익재에게) 그 자리는 이 동네의 남녀노소. 심지어 노비들도 함께 앉았던 자리이니 사양치 마시오. 


익재 등이 서로 눈치를 보다가 앉는다. 


익재 : 전하. 저희는 고려국새를 전하러 왔습니다. 

공민 : 아. 들었습니다. 

목은 : (소중히 들고 있던 옥새함을 공민의 앞에 놓아주는) 중신들이 뜻을 모아 제작한 고려국새이옵니다. 

공민 : 이 국새를 전달한다는 명목으로 살피러 오셨겠지요. 과연 궁을 나간 왕은 소문대로 정신이 온전치 못한가. 
제 손으로 숙부에게 왕의 대리권을 내줄만큼 그리 심약한가. (노국을 보며) 또 무엇이 있을까요. 

노국 : (도도하게) 이제 곧 원의 황제에게 진정서를 보낼 것인데 어느 왕을 밀어야할지 판단도 하여야겠지요. 

공민 : 그렇게 중간에서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 알려질까 두려워 저희들 손으로 내친 자를 불러들여 호위까지 시키셨고. 

노국 : (공민에게 은근히) 그 호위자는 배알도 없습니다. 

공민 : 내 말이 그 말이요. 





20.


# 공민의 집무실 / 밤 

공민의 탁자 위에 놓인 고려국새. 
공민이 내려다보고 있다가 고개를 든다. 노국이 들어오고 있다. 최상궁이 다른 내인들을 다 내보내고 문을 닫아준다. 


4UbCWQI7Xq22y2oGMwcCCk.png

공민 : 아.. 금방 들어가려 했는데. 


노국은 찬바람 쌩쌩 불게 들어오더니 옥새를 들어 상자에 넣어버리고. 
공민의 책상 위에 있던 펼쳐진 장부들을 팍팍 접어서 한쪽에 쌓는다. 기세에 밀려서 공민이 슬슬 옆으로 빠진다. 


공민 : 참말이오. 내가 바로 일어서려던 참이어서..




21.

공민 : 왕비. 왜 그러십니까. 


노국, 재차 솟구치는 좀 더 큰 헛구역질. 노국이 무너지듯 비틀한다. 공민이 놀라 달려와 부축하여 안으며, 


공민 : (버럭) 이봐라. 밖에 누구 없느냐. 


문이 열리며 최상궁 등이 들어온다. 노국이 다시 한번 헛구역질..  순간 최상궁과 안도치의 시선이 마주쳤다. 혹시! 통했다. 


공민 : 왕비가 아프시다. 이 사람이 왜 이래. 


헌데 노국이 갑자기 모두를 뿌리치더니 입을 가린 채 밖으로 부지런히 나간다. 
공민이 따라 나가려는데. 도치가 앞을 막는다. 최상궁을 비롯해 모두 왕비를 따라 달려나갔다. 


공민 : 도치야. 저 사람이 내 왕비가.. 


하다가 보면 도치가 비실비실 나오는 웃음을 참으려하나 통제가 안되서 어쩔 줄을 모르고 있다.  



# 노국의 방 앞 회랑 

공민과 최상궁이 초조해서 기다리고 있다. 도치도 불안해서 기웃기웃. 
드디어 방문이 열리더니 장빈과 더기가 나온다. 
공민과 최상궁이 거의 같은 자세로 애처롭게 본다. 


장빈 : 아직 너무 이르시긴 하나 미세한 하혈이 있어 확진하였습니다. 왕비마마께선 태기가 있으십니다.  경하드립니다. 전하. 


최상궁이 펄쩍 뛸 뻔 하다가 간신히 참았다. 공민을 향해 겨우 점잖게 절을 하며 


최상궁 : 경하드리옵니다. 전하. 


다른 내인들도 일제히 절을 하며 경하드리옵니다. 전하. 공민이 어쩔 줄을 몰라 서있다. 울컥하는 마음을 겨우 억누르고 있는 중이다. 


장빈 : 다만 명문맥이 약하시니 조심조심하셔야 할 것입니다. 

공민 : 그러지. 그러할 것이야. (그러다 머뭇거리며) 지금 내가 좀 뵈어두 되겠는가. 

장빈 : (웃음 참아) 물론입니다. 전하. 


안으로 들어가는 공민. 최상궁과 도치가 마주보며 헤벌레.. 



# 노국의 침소 

침상 쪽으로 다가가는 공민. 얼른 앉은 노국. 공민이 휘장 앞에서 머뭇거리다가 휘장을 젖힌다. 
노국이 부끄러워서 도저히 시선을 어디에 둬야할지 모르고 있다. 


공민 : 괜찮습니까? 

노국 : 예 

공민 : 아픈 것은.. 

노국 : 없습니다. 

공민 : ... 내 어쩌다가.. 어떻게.. 그대같은 사람을 만나게 되었을까. 

노국 : (그제야 눈을 들어 보는) 

공민 : (눈물이 가득해서) 내 왕비


5meNyv6O1qeIY2koUAQOwG.png

노국 : (울컥하는데) 

공민 : (노국을 안는다. 고마움으로.. 더깊이.. ) 고맙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외귀에 올렸던 거 일부 편집 + 짤추가 해서 데려옴
출처는 짤 속에
오늘 자로 송지나 작가 개인 페이지가 닫는대서ㅠㅠㅠㅠㅠ 추팔하면서 글 쪄봐...
역대급 사극 케미를 보여줬지만 결말은...ㅠ.ㅠ...
조장풍에서 같이 나온다길래 기대했는데 보지는 않았지만 엮이지도 않은 것 같더라.. 누가 얘네 데려다가 뭐라도 다시 찍어줘 제발....


  • tory_1 2019.09.30 11:50
    헉 둘이 이거했었그ㅡ나 잘어울리네ㅜㅜ
  • tory_2 2019.09.30 12:31

    진짜 ㅠ.ㅠ 이둘은.. ㅠ.ㅠ 찐이었어 ㅠㅠ.

  • tory_7 2019.09.30 15:13

    ㅠㅠㅠㅠ ㄹㅇ 공노는 찐이야

  • tory_3 2019.09.30 12:33

    ㅠㅠ진짜 좋았지..드라마 자체는 좋다고 말할 수 없으나ㅋㅋ뭔가 묘하게 잼나서 본방사수 열심히 했었다..ㅋㅋ

  • tory_4 2019.09.30 12:36

    얘기하고 싶어서 고려말을 배웠다는 거 공감된다ㅠㅠ짝남이랑 얘기해 보고 싶어서 짝남이 좋아하는 영화를 많이 보기 시작했었는데 

  • tory_5 2019.09.30 12:38
    나 공노커플에 미쳤잖아ㅜㅜㅠㅜㅜㅜㅠ 공노 다시 만나자 ㅜ만나자ㅜㅜㅜ 나 진짜 비문은 사도혜경땜에 보고 공남은 정경때문에 못잃고ㅜㅜㅜ신의는 공노에 미쳐서 봄ㅜ
  • tory_5 2019.09.30 12:53
    떠나지 않습니다ㅜㅜㅜㅜㅜ이 대사 너무 슬퍼ㅜㅜㅜㅠ
  • tory_6 2019.09.30 13:22
    신의를 꾸역꾸역 본 이유였지 ㅠㅠ
  • tory_8 2019.09.30 15:24
    2222 꾸역꾸역 ㅠㅠ 이것은 찐이여!!
  • tory_11 2019.09.30 16:48
    333 둘 볼라고 이거봄ㅠㅠ
  • tory_13 2019.09.30 19:57
    444 분량도 짠데 공노 보려고 봄ㅠㅠㅠ
  • tory_9 2019.09.30 15:33
    암 거나 같이 좀 찍어아 ㅜㅜㅜㅜ
  • tory_10 2019.09.30 16:25
    이 커플 진짜 좋아했었는데ㅠㅠㅠㅠ
  • tory_12 2019.09.30 19:25
    와 오랜만이다ㅜㅜㅜㅜㅜ울컥한다ㅜㅜㅜㅜ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전체 【영화이벤트】 라이언 고슬링 X 에밀리 블런트 🎬 <스턴트맨> 대한민국 최초 시사회 47 2024.03.27 1322
전체 【OTT이벤트】 넷플릭스 시리즈 🎬 <기생수: 더 그레이> 스크리닝 및 GV 이벤트 41 2024.03.25 2272
전체 【영화이벤트】 웰 컴 투 세포 마을 🎬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 시사회 52 2024.03.21 4735
전체 【영화이벤트】 4.3 특별시사회 🎬 <돌들이 말할 때까지> 시사회 11 2024.03.20 4263
전체 디미토리 전체 이용규칙 2021.04.26 556214
공지 ★불판에서 원작이야기 및 스포 하지마세요★ 2018.06.22 139392
공지 드라마 게시판 규칙 2017.12.17 186549
모든 공지 확인하기()
109433 잡담 피도눈물도없이) 친모한테서 아이 뺏어가는거 가능한거야?? 1 2024.03.28 111
109432 잡담 반의반) 잔잔한 물결같은 사랑+스며드는 사랑 2024.03.28 45
109431 잡담 세번째결혼) 보는 사람 나밖에 없니^^? 3 2024.03.28 144
109430 잡담 열혈사제) 김쓰나미 신부님 당신 너무 멋져 1 2024.03.28 73
109429 자료 눈물의여왕) [로얄리뷰] 절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백홍 쀼의 독일 씬 비하인드까지 담은 5-6화 코멘터리 2 2024.03.28 145
109428 잡담 7인의부활) 검은 로브 뒤집어 쓴 사람 누굴까? 1 2024.03.28 138
109427 자료 선재업고튀어) [캐릭터예고 FULL] “자꾸만 나를 지켜준다는 너🤍” 변우석X김혜윤의 덕계못 탈출 모먼트! 2 2024.03.28 85
109426 완자 반의반) 🌗반반이들 보고파🌓 2 2024.03.28 89
109425 기사 7인의부활) '7인의 부활' 거대악 깨부술 新 단죄자 등판.."첫 방송부터 반전 선사" 1 2024.03.28 86
109424 자료 눈물의여왕) [스페셜 선공개] 본격 반격 시작하는 김수현🔥 숨겨진 배후 의혹 제시! 7 2024.03.28 383
109423 자료 눈물의여왕) 모든 걸 처음 하게 만든 김지원X김수현의 첫사랑 서사 Full ver. 2024.03.28 196
109422 잡담 눈물의여왕) 이 연출도 좋았다고 생각함 6 2024.03.27 881
109421 잡담 피도눈물도없이) 윤지창.... 6 2024.03.27 220
109420 잡담 드라마) 가벼운 터치로 재밌는 드라마 추천해주라! 예시있음 25 2024.03.27 389
109419 잡담 드라마) 인생의 롤모델 같은 여주 있을까? 27 2024.03.27 407
109418 자료 눈물의여왕) [셋투셋투] 백홍부부&곽동연과 함께하는 세트장 투어 대공개 1 2024.03.27 197
109417 잡담 눈물의여왕) 근데 해인이 이름 너무 예뻐 홍해인 4 2024.03.27 664
109416 자료 눈물의여왕) 김수현, 김지원 넷플 화보 4 2024.03.27 430
109415 자료 로얄로더) [로얄로더] 9화 선공개ㅣ[속보] 태오의 탈옥?!ㅣ디즈니+ 1 2024.03.27 92
109414 잡담 웨딩임파서블) 작가 전작이 <탑매니지먼트>던데 2024.03.27 413
목록  BEST 인기글
Board Pagination 1 2 3 4 5 6 7 8 9 10 ... 5472
/ 5472

Copyright ⓒ 2017 - dmitor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