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원작 읽고 나서 공홈 캐릭터 소개 봤을 때부터 오리지널 캐릭터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오리지널 캐릭터들+그 캐릭터에 딸린 서사들 때문에 너무 산만해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 우려가 현실이 된 거 같아.
휘+전교 1등 서사, 장우+은실(은실이가 오리지널캐) 서사, 이모+편집장(편집장이 오리지널캐) 서사까지 출석 부르듯이 줄줄이 나열하고.
오리지널캐들 서사 자체는 잘 만들었고 원작 서사랑도 잘 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메인이 부실해졌어.
은섭이가 조신한 남캐인 거 신선하고 좋지만, 원작에서 책방을 잘 운영하기 위해 사람들이랑 같이 고민하고 굿즈랑 이벤트 기획하고 실행하는 모습,
글재주가 있어서 명여 이모랑 소설로 대결하는 모습도 다 지워지고 과거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만 많이 나오고.
예쁜 서강준 얼굴만 보면 설렐 줄 아나. 외모랑 멜로 신으로만 소모되는 느낌이야. 은섭이도 자기 일 열심히 하고 재능도 있는 사람인데.
보영이랑 해원이 산에서 둘만 만나서 문제 직접 해결하게 하려는 의도는 알겠는데, 자기가 아파도 산에 오지 말라고 했던 은섭이가
그 겨울밤에 해원이 혼자 산에 보내는 것도 캐붕이야.
은섭이가 먼저 스킨십하고 애정 표현하는 것도 해원이가 먼저 애정표현하는 걸로 다 바뀌고. 목직진, 신여성 좋은데
진짜 은섭이가 사랑에서도 너무 수동적인 느낌이고.
오늘 책방일지 들킨 것도, 은섭이가 20년 동안 해원이를 사랑해 오고 해원이를 살린 걸 해원이가 알게 되는 중요한 부분인데
장난스럽게 지나가서 여운 하나 없고. 은섭이가 해원이한테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쓴 글 해원이가 보는 것도 휘가 불러서 뚝 끊기고.
이렇게 메인 감정 신들은 중간광고 나오거나 다른 캐릭터가 갑툭튀해서 뚝뚝 끊겨.
그런데 휘가 영수 자전거 타고 좋아하는 모습, 은실이랑 장우 러브라인은 아주 섬세하게 그리고 있고.
8회 고백 키스신이나 9회 책방 키스신은 원작보다 더 섬세하고 드라마틱해서 좋았는데, 이렇게 신경쓰면 잘하는데 너무 아쉬워.
박민영이랑 서강준 외모도 캐릭터에 잘 어울리고 케미도 좋고 연기도 잘하는데 놓친 장면들이 너무 아까워.
남은 3회에서나마 제발 메인 좀 잘 살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