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미래]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전 지난 7년간 두 분의 시장님을 모셨고
하루도 빠짐없이 시청을 방문하시는 수많은 분들의 커피를 탔습니다.
그러다 보니 커피와 정치의 공통점이 보이더군요.
한번 중독되면 끊기 어렵다.
빠지면 빠질수록 돈도 축나고 몸도 축난다.
내용물보다 잔의 화려함에 끌리기도 한다.
거품이 많을수록 커피양은 적다.
다수가 좋아하는 커피가 꼭 좋은 커피는 아니다.
제 원래 공약은 명품 커피잔처럼 화려하고 달콤합니다.
하지만 전 그 공약들을 지킬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지킬 수있 는 공약만 말씀드릴까 합니다.
제가 만약에 시장이 되면
봄마다 보도블록 교체 안 하겠습니다.
쓸데없는 다리 안 놓겠습니다.
정치 비자금 안 만들겠습니다.
여러분이 내신 세금 저 위해 한 푼도 안쓰겠습니다.
인사청탁 안 받겠습니다.
이권 개입된 그 어떤 시정도 안 펼치겠습니다.
안 하겠다고 한 건 반드시 안 하겠습니다.
[조국]
무슨 짓이에요? 유치원 졸업 송사같은 그따위 연설에 누가 표를 던져.
시키는것도 제대로 못하면 어쩌자는건데?
당선되기 싫어요?
[신미래]
표 기대하고 그런 거 아니에요.
내가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어서 그런 거에요.
[조국]
누가 당신보고 하래?
당선되고 나면 제일 먼저 폐기처분하는게 공약이야.
도로 닦겠다 해야 건설업자가 줄을 서고
관광지 개발하겠다 해야 관광업자가 줄을 서고
대학 얘기 들먹어야 학부형들이 쳐다라도 볼 거 아니야.
표 던질 명분만 있음 되게끔 판 다 짜놨는데 왜 판을 엎어?
대체 그놈의 머린 뭘 더 얼마나 설명해야 알아들을 건데!
[신미래]
더 설명하실 필요 없어요.
참모 하나 없다고 이 선거 어떻게 되는 거 아니잖아요?
부시장님 해고에요.
내 참모에서 해고라구요.
제대로 된 과정 밟아 제대로 된 결과 얻을래요.
[조국]
뭣도 모르는 것들이 꼭 과정이 중요하다 떠들지
결과만 좋으면 과정 따윈 추억일뿐이야.
어떻게 세상을 다 원칙대로 살아
원칙도있고 변칙도 있는거지
[신미래]
충고 감사하지만 못 지킬 약속 더는 안 해요.
그러니까!
저 그만 무시하세요.
[조국]
무시하게 하잖아. 지금!
내가 제일 경멸하는 인간이 정치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인간이야.
마음 그까짓게 뭘하는데?
정치는 힘과 머리와 돈으로 하는 거야.
머리가 딸리면 배우든가 돈 없고 힘없으면 돈 있고 힘 있는 인간한테 붙든가.
[신미래]
그러니까 그만 가시라구요. 그럴 생각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