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한대로 부르세요.”
‘대표’라는 말이 입에 맞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그에겐 '고세혁 선수' 혹은 '고세혁 (스카우트) 팀장이라는 호칭이 익숙했다. 하지만 새로 준 명함에는 대표라는 직함이 또렷히 새겨져있었다.
고세혁 전 드림즈 스카우터 팀장이 스포츠 에이전트·매니지먼트회사 CEO로 변신했다.
유니폼이
잘 어울렸던 고세혁 선수, 아니 고 대표는 “사실 스카우터랑 일이 비슷해~”라며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으로 껄껄 웃었다.
에이전트라는 일이 사실상 고세혁 대표가 드림즈에서 했던 스카우터의 일과 흡사한 부분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고세혁
대표는 “아직까지는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그에게 언제부터 에이전트 사업을 준비했는지 물었더니 “고향이나 다름없던 곳에서
버리듯 내던져지면서 상실감이 무척 컸다”며 “야구의 야짜도 생각하기 싫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해온게 이거라 결국 다시 이 길을
선택했다”라며 야구 선수에서 스카우터, 스카우터에서 에이전트까지 그가 살아온 험난했던 길을 살며시 보여줬다.
하지만
그는 더욱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고 대표는 “최근 대형 FA 계약 때문에 일반 사람들은 프로야구 선수들이 돈을 잘 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전체 선수 70% 정도는 연봉 5000만원도 못받는 선수들이다”라며 “이미 저와 계약한 선수만 하더라도 연봉인상은
커녕 연봉삭감의 공포에서 떨고 있는 선수들이다. 이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