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헌이 혜준에게 한 묘사 때문에 ㅋㅋㅋ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는데
다시 생각하니까 이헌은 혜준이 남자였어도 그런 표현을 썼을 거 같아
설정상 이헌과 혜준이 15살 차이가 나는데, 거의 조카뻘이잖아
처음부터 이헌은 혜준을 싹수있어서 아끼는 후배 정도로 대했고
보기에 따라서는 럽라의 흔적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헌은 혜준에게서 자신의 젊은시절이라던가 그때 가졌던 순수함,신념 같은 것에 대해
그리움 또는 동경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 같았어
혜준의 환경을 알고서는 연민도 좀 가지고 있고...
그래서 처음부터 혜준을 '여자'로 봤던 유진과는 결이 다른 감정이라고 생각함
내 생각에는 이헌이라면 혜준이 남자였어도 비슷한 감정과 비슷한 묘사를 했을 거 같아
술취해서 감정이 흐트러진채로 한 묘사때문에 사랑아니냐 으 징그럽다 하는데
나는 오히려 그 텐션으로 혜준이에 대한 묘사를 곱씹을수록
여자로서 혜준이를 느끼는게 아니라
한 인간, 자신을 거울로 비추는 신입사무관으로서 혜준이를 무척 아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애초에 이헌을 15살 연상의 이혼남, 허재와 혜준의 딱 중간에 설정한 것부터가
이헌은 이미 남녀간의 애정전선은 넘어선지 한참된,
관심사라고는 오로지 대의와 신념뿐인 중견관료로서 설정했다는 생각이야.
허재가 자신의 욕망만을 향해 달려가듯이
이헌 역시 허재와 혜준 사이에서 줄타기 하면서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니만큼 드라마의 주제를 직접적으로 구현하는 캐릭터라고 생각.
드라마에서 일반적으로 기대되는 이성간의 럽라의 흔적은
아무리 봐도 나이 설정이나 여러가지로 유진과 혜준쪽으로 몰아준 것 같아
나도 현재 혜준의 모습에 자신의 과거를 투영했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