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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면 울리는>의 가장 탁월한 점은 ‘누가 누구를 사랑하는가’라는 로맨스의 고전적 질문과 디지털 시대의 최첨단 상상력을 흥미롭게 결합시켰다는 데 있다. ‘좋알람’ 앱의 개발 계기는 짝사랑하는 소녀에게 마음을 전달하고 싶은 한 소년의 갈망에서 비롯됐다. 그 소년처럼 좋아하는 이에게 차마 말로 고백할 용기가 없었던 사람들은 ‘좋알람’을 통해 비로소 마음을 전달할 수 있게 됐고,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몰라 안타까워하던 이들은 ‘좋알람’의 알람 소리로 사랑을 이루고 환희에 젖기도 한다.

이별도 간편해졌다. 상대방이 자신의 ‘좋알람’을 더 이상 울리지 않는 순간, 등을 돌리면 그만이다. ‘좋알람’의 편리함과 명료함은 날이 갈수록 사람들을 사로잡고, 심지어 결혼식장에서 부부의 애정도를 ‘좋알람’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 의식으로 자리 잡을 만큼 21세기 연애 방식의 새로운 표준이 된다.

하지만 ‘좋알람’의 성공이 불러온 폐해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가령 ‘좋알람’이 울려서 안심했던 20대 여성이 30대 남성 스토커에게 폭행을 당한 사건은, 누군가를 찬찬히 알아가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단계가 생략된 연애 방식이 얼마나 폭력적인 형태가 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좋알람’을 처음으로 울려준 선오와의 태풍 같은 첫사랑을 끝낸 조조가 혜영에게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4년 동안이나 조조를 향한 마음을 간직해 온 혜영은 다시 혼자가 된 조조에게 “‘좋알람’이 나오기 이전의 옛날 방식”으로 서서히 다가간다. 혜영의 신중한 접근법은 ‘좋알람’ 시대의 초인스턴트 로맨스가 잃어버린 가치, 즉 연애 이전에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예의와 노력에 대해 환기한다.

<좋아하면 울리는>의 더 소중한 성취는 초연결 시대의 그늘을 보여주는 이야기라는 점이다. ‘좋알람’은 단순한 ‘접속’의 기술을 넘어 ‘마음과 마음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기적’을 보여주는 기술로 홍보된다. 앱을 활성화하는 순간, 사람들의 마음은 ‘좋알람’과 ‘동기화’되고 언제 어디서나 알람을 받거나 울릴 수 있는 대기 상태가 된다. 하지만 이러한 초연결의 이면에는 극단적인 소외와 단절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수천 개의 알람을 받으면서 부러움을 사는 한편, 단 한 번도 알람이 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절망한 사람들은 집단 자살을 선택한다. ‘좋알람’ 제작사는 알람을 많이 받는 이들에게만 ‘뱃지 클럽’이라는 위치를 부여하면서 이러한 양극화를 더욱 부추긴다. 사회적 소수자들의 배제 문제도 두드러진다. 극 초반 저사양 휴대폰 때문에 ‘좋알람’ 앱을 설치하지 못한 조조처럼 경제적 격차는 관계의 단절로도 이어진다. 연애 감정의 ‘가시화’를 금지당한 성적 소수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 남학생의 ‘좋알람’을 울리는 바람에 마음을 들켜서 혐오와 폭력 범죄의 대상이 된 게이 소년의 일화가 대표적 사례다. <좋아하면 울리는>은 가장 가깝게 연결돼 있는 연인들의 관계를 중심에 놓고, 초연결 시대 위에 드리워진 단절과 소외의 그늘을 성찰하게 하는 작품이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32/0002961514




근래 이렇게 작품에 대해
시원하게 평한 칼럼은 없었던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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