ㅊㅊ https://m.dcinside.com/board/nokdujeon/21139
운명에 얽매여도 역경과 고난이 들이닥쳐도,
너 자신을 잃지 말고 네 마음 가는대로, 네가 살고 싶은대로 살라고 이야기해줘서 좋아
동주는 가족의 복수를 하겠다고
자신의 욕망을 거세시키고 자신을 버린 채로 살아왔지만,
과연 동주의 친어머니가 동주가 그런 삶을 살길 바랐을까
비록 집안은 풍비박산 났어도
귀하고 어여쁜 내 딸은 삶의 행복을 누리며 살길 바랐을 거야
나는 어쩌면 동주 어머니가 동주에게 녹두를 선물로 준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그 관계는 묘하게도 처음부터 성적 긴장감을 기반으로 한 남녀 관계가 아닌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모녀 관계로부터 시작됨
그리고 혈연 관계가 아닌데도
서로의 삶에 스며들어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관계가 됨
녹두는 끊임 없이 말하잖아
하기 싫은 거 하지 않고 살아도 돼, 하고 싶은대로 살아,
아직 기녀가 되지 못한 천덕꾸러기라고? 내 눈엔 네가 제일 예뻐,
네가 좋아서 미칠 것 같아,
늘 너와 함께 하는 지금 순간들을 소중히 하고 싶어
동주 한정 예뻐봇, 네가제일귀해봇, 사랑해봇...
섬에서 나고 자란 녹두는
좋아하는 여자애 앞에서 재고 따지고 상처 주는 짓 못함
좋으니까 좋아한다 말하는 거고, 예쁘니까 예쁘다고 말하는 거고,
같이 있고 싶으니까 가지 말라고 말하는 거고,
네가 다치는 게 싫으니까
나는 상처 줘도 좋으니 너 자신을 다치게만 하지 말라 말하는 거고
어쩌면 빛이 되어줄게 라는 말만큼이나
동주에게 있어서의 녹두를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없다고 생각함
내가 원하는 건
천하를 호령하는 권력도, 세상을 쥐고 흔드는 재물도 아니라고
햇살 아래 너와 함께 나눌 수 있는 일상의 행복이라고
그 풍경 속엔 아기 병아리 동동이, 동주가 있고
걔들이 벼슬이 나서 닭이 되고,
다시 걔들이 알을 낳아 또 다른 동동이, 동주가 태어나길 반복되는 걸
함께 지켜보는 게 내 바람이라고
녹두는 늘 어딜 감히 내 앞에서 죽으려 드냐고 버럭하는 게 아니라
네가 어떤 아픔과 고뇌를 가졌는지 내가 다 알 순 없지만
내가 네 인생의 빛이자 버팀목이 되어줄 테니 오늘만 살아봐 라고 말하는 것 같음
그리고 그 오늘이 지나면
또 다시 어떻게든 동주가 삶을 살고 싶게 만들 이유가 되어주겠지
나도 어제 녹두의 대사가 콱 맘에 박히더라 어찌될지 모르니 하고싶은대로, 이쁘면 이쁘다고하고 손잡고싶으면 잡고.. 현재에 충실하자는 레토릭이야 워낙 자주 회자되지만 그 정신 충실하게 사는 캐릭터인 녹두 입으로 들으니 새로웠달까 특히 죽음만을 생각하고 사는 동주에게 말이야...
글재주없어서 난 이렇게 멋진 글 못쓰는데 좋은글 펌해줘서 고마워 ! 읽으면서 캐릭터 분석도 되고 느끼는게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