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Extra Form
(리뷰)누구의 마음 같은 건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그렇지만...



"큰일났네 이 아가씨"

진우가 희주 앞에 나타난 건 순전히 비즈니스 때문이었다. 진우가 희주에게 선사한 마법이, 희주가 은혜라고 생각하는 계약이 사실은 핵심을 감춘 채 진행된 일방적인 비즈니스라는 걸 희주는 모른다. 진우가 모르게 했고. 그래도 마음의 빚 같은 건 없었다. 희주가 뭘 모르고 기뻐하든 고마워하든 어쨌든 충분한 보상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희주에게서 단순히 부자가 된 기쁨이 아니라 진심어린 고마움을 보자 비로소 진우는 불편해진다. 진우가 받은 게 보니따 호스텔의 법인이 아니라, 법인에 딸린 특허기술이 아니라 희주의 진심이라면 그런 건 거래할 수 없다. 보상해 줄 수가 없다. 그래서 미리 발뺌을 했다. 나 믿지 말라고, 좋은 사람 아니라고.

차형석이 나타난 후로 진우는 누구의 마음 같은 건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하지만 현실의 비와 비현실의 비가 하나 되어 내리던 그 시간, 진우가 죽음의 문턱 앞에서 모든 걸 체념하고 죽음의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을 때 구원이 되어 주었던 건 진우를 부르는 희주의 목소리였다. 흘러내리는 눈물과 비로 범벅이 된 희주의 얼굴. 영원같았던 1분의 시간을 진우에게 안겨 있어 준 희주때문에 진우는 살아 돌아왔다.

하지만 여전히 누구의 마음 같은 건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차형석의 칼로부터 목숨을 지키기 위해 무기 찾느라. 두번째 살인을 저지르느라. 죽여도 소용없다는 걸 깨닫느라. 유일한 안식처인 잠 속으로 도망가느라. 진우의 의식은 신경쓰지 못했다. 누가 이마를 짚어 주었는지, 누가 담요를 덮어 주었는지, 누가 계속 옆에 있어 주었는지 하지만 진우의 무의식은 다 알고 있었다.

무의식이라는 건 원래 대책없이 솔직해서 눈치를 안 본다. 누가 옆에 있어야 마음이 놓여 잠을 잘 수 있는 지 앞 뒤 안재고 드러낸다. 진우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사람이 누군지 잘 알아서 꽉 붙잡는다.

"옆에 있어요. 혼자 무섭다니까.."

모두가 떠나고 난 후 정신이 돌아온 진우의 시야에 가장 먼저 들어 온 건 의자에 구겨져 자고 있는 희주였다. 실내 온도를 올려주고 담요를 덮어 주고 잠든 희주를 한동안 바라 본다. 죽을 뻔한 순간에 진우를 구해준 사람. 무서웠던 순간에 옆에 있어 준 사람. 진우는 희주의 진심을 얼마나 더 함부로 갖다 쓰게 될까 고민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간 무의식이 희주에게 저지른 일들을 수습하기로 한다. 희주를 등떠밀어 내보내고 꽃도 보낸다. 아무리 무서워도 아무리 두려워도 목숨이 위태로워도... 혼자 있기로 한다. 그리고 결심한다. 그라나다를, 희주를 떠나기로.

커피 가져올까 묻는 비서의 말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극도의 불안과 두려움을 여전히 떨치지 못하고 있었을 때

건너편 역사 문이 열리고, 의식은 피하고 무의식은 애타게 찾는 그 얼굴, 희주가 나타난다.

하늘색 원피스, 찰랑거리는 긴 머리 휘날리며 진우를 찾아 달리고 또 달린다.

기차는 떠나가는 데 시선은 그녀에게 고정된 채 떠날 줄을 모른다.

​진우에게 마법의 도시가 아니라 공포의 도시가 되어 버린 그라나다에서 단 하나의 마법이 있었다면 그 순간이었을 것이다. 누구의 마음 같은 건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그렇지만 진우는 그 순간 알았을 것이다. 생각조차 못 하고 있던 그 마음을 이제 영원히 생각하게 될 거라는 걸. 그리워하게 될 거라는 걸.

차형석의 칼에 찔린 적 없는 진우의 심장에 이미 커다랗게 구멍이 나 버렸다는 걸.


-------------------

알함갤 펌



내 생각에 진우가 희주에 대한 그리움을
엠마를 보며 달래는 장면이 나올 수도 있을 거 같아...


리뷰 감동이지 않니?ㅠㅠ
  • tory_1 2018.12.19 17:21
    캬..리뷰 죽인다 영업글로 이 리뷰면 끝일것같은데ㅋㅋ 빨리 재회씬 보고싶네ㅜㅜ
  • tory_2 2018.12.19 17:28
    글 잘쓴다 ..딱 이거네
  • tory_3 2018.12.19 17:31
    리뷰 정말 좋다 ㅠㅠㅠㅠㅠ
  • tory_4 2018.12.19 17:48
    진짜 좋다ㅠㅠㅠㅠㅠ
  • tory_5 2018.12.19 17:59
    크 ㅠㅠㅠ 쩐다잉
  • tory_6 2018.12.19 18:05
    글만봐도 울컥한다ㅠㅠ 여기에 빗속 병원씬과 싸워틸통화씬 생각하면 ㅠㅠㅠㅠ
  • tory_7 2018.12.19 18:05
    ㅠㅠ나이 리뷰 읽고 질질짬ㅠㅠ
    하지만 희주에게서 단순히 부자가 된 기쁨이 아니라 진심어린 고마움을 보자 비로소 진우는 불편해진다. 진우가 받은 게 보니따 호스텔의 법인이 아니라, 법인에 딸린 특허기술이 아니라 희주의 진심이라면 그런 건 거래할 수 없다. 보상해 줄 수가 없다. 그래서 미리 발뺌을 했다. 나 믿지 말라고, 좋은 사람 아니라고.
    ㅠㅠㅠ아 진짜..ㅠㅠㅠ너무ㅠㅠ잘쓴다ㅠ글
  • tory_8 2018.12.19 18:33
    둘이 서사 역대급임 ㅜㅠㅠㅠ희주 본체 역시 드잘알
  • tory_9 2018.12.19 18:35
    아... 진짜 눈물난다.... 진우랑 희주 행복해졌으면 ㅠㅠㅠㅠㅠ
  • tory_10 2018.12.19 19:09
    리뷰 진짜 좋다.
  • tory_11 2018.12.19 19:27
    리뷰 좋다ㅠㅠㅠㅠ
  • tory_12 2018.12.22 00:33
    헐......ㅠㅠㅠㅠㅠㅠ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전체 【영화이벤트】 갓생을 꿈꾸는 파리지앵 3인의 동상이몽 라이프 🎬 <디피컬트> 시사회 9 2024.05.02 799
전체 【영화이벤트】 전 세계 2,50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원작 애니메이션 🎬 <창가의 토토> 시사회 8 2024.05.02 684
전체 【영화이벤트】 변요한 X 신혜선 X 이엘 🎬 <그녀가 죽었다> 사건브리핑 시사회 47 2024.04.30 1872
전체 【영화이벤트】 드디어 시작된 숙명의 대결! 🎬 <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 시사회 56 2024.04.30 2059
전체 디미토리 전체 이용규칙 2021.04.26 569839
공지 ★불판에서 원작이야기 및 스포 하지마세요★ 2018.06.22 139425
공지 드라마 게시판 규칙 2017.12.17 186925
모든 공지 확인하기()
288 잡담 스카이캐슬) 차교수같은 아빠 밑에서 가정폭력 당하며 컸던 입장에서 스캐가 쌍둥이네 다루는거 너무 싫다 ㅋㅋㅋ 너무 차교수에게 면죄부 부여하는 느낌 18 2019.01.06 958
287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요즘 세상에도 여주가 이렇게 도구화 되는 드라마가 있다니 15 2019.01.05 916
286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이 글은 내 유언이다 36 2019.01.05 1444
285 잡담 스카이캐슬) 혜나는 오히려 환경때문에 그나마 욕 덜 먹는거아니야? 13 2019.01.05 550
284 잡담 스카이캐슬) 내가 계속 예서보다 혜나가 더 싫었던 이유가 확실해 짐 31 2019.01.05 1645
283 자료 황후의품격) 세상에 나쁜개는 없다 - 황실 지랄견 혁이 19 2019.01.04 1574
282 자료 남자친구) Si Llego a Besarte(10화 엔딩).gif 15 2019.01.04 660
281 자료 황후의품격) 신성록&장나라 멜로 케미 19 2019.01.04 2065
280 자료 황후의품격) 짤만 보면 애증치명 멜로인 이혁써니 엔딩.gif 28 2019.01.03 2485
279 자료 남자친구) 일단 이거라도 볼래..?ㅠㅠ차뽀뽀+반말 23 2019.01.02 719
278 자료 MBC연기대상) 소지섭 최우수 받기전부터~ 받은후 유승호 반응ㅋㅋ.gif (추가) 118 2018.12.31 8519
277 잡담 스카이캐슬) 근데 난 혜나가 예서네 망치려고 하는거 개별로인게 27 2018.12.29 1883
276 잡담 스카이캐슬) 김주영 선생 성탄절 버전 (+완성판) 42 2018.12.26 4698
275 잡담 스카이캐슬) 펌) 이수임이 극 캐릭터 중 가장 선함에도 싫어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 34 2018.12.23 2479
274 잡담 스카이캐슬) 근데 선한 캐릭터한테만 완벽한 도덕성을 요구하는게 너무 이상하지 않아? 55 2018.12.22 1245
273 자료 절정) 웬만한 배우들이 다 거절했던 드라마.jpg 43 2018.12.21 7896
»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리뷰가 너무 좋아서 들고왔어ㅠㅠ 리뷰 읽고 나 울컥했잖아...ㅠㅠ 12 2018.12.19 1157
271 잡담 스카이캐슬) 캐릭터는 그냥 좀 좋아하게 냅둬라 18 2018.12.16 1460
270 자료 땐뽀걸즈) 우리애들 다음주부터 사귄답니다!!!.jpgif (스압) 17 2018.12.14 1090
269 자료 손더게스트) 얼굴로 구마 하시는 분.jpgif (브금有) 17 2018.12.10 1543
목록  BEST 인기글
Board Pagination 1 ... 41 42 43 44 45 46 47 48 49 50 ... 60
/ 60

Copyright ⓒ 2017 - dmitor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