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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스토브리그'(극본 이신화/연출 정동윤)은 시청자들을 과몰입하게 만든 드라마로 유명하다.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이야기와 섬세한 연출을 바탕으로 배우들이 자신들의 캐릭터에 누구보다 과몰입했기 때문이다.
길창주(로버트 길) 역을 맡은 배우 이용우 역시 마찬가지다. 스타일리시하거나 도시적이고, 날카로운 캐릭터를 주로 맡았던 그는 일부러 7kg를 증량해 야구 선수 길창주로 변신했다.
극중 길창주는 복잡한 사연을 가진 인물이다. 청소년 국가대표로 큰 사랑 받는 유망주였고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하지만 아픈 아내를 위해 국적을 포기하고 병역기피자 오명을 쓴다. 이후 부상으로 야구팀에 속하지 못한 채 가장의 무게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용병 스카웃을 위해 미국에 온 백승수(남궁민 분)를 만나 극적으로 한국 리그에 복귀하지만 초반엔 부정적인 여론으로 마음 고생을 하기도 한다.
이용우는 그런 길창주를 표현하기 위해 외적인 것 뿐 아니라 외적으로 만반의 준비를 했다. 복잡한 과거사, 가장의 무게 속에 강인하지만 외롭게 살아가던 길창주가 그가 처음 만난 캐릭터. 그는 일부러 외롭게 지내며 길창주에 스며들었다.
이용우는 최근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외롭지만 가장이니까 밝아야만 되는 인물이다. 생각해보니 '길창주 뿐 아니라 모든 가장이 숨기면서 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외로워지더라. 가족들을 위해 숨기고 강한 사람인척 살아간다는 생각을 하면서 외롭게 지냈다"고 회상했다. 그는 "실제로 9회까지 굉장히 우울했다. 누가 툭 건드리면 하루종일 울 수 있을 정도로 우울하게 살았다"고 밝혔다.
이용우와의 인터뷰 전 만난 하도권(강두기 역)은 이용우와의 인터뷰 이야기에 "진짜 웃긴 친구다. 기대해도 좋다"고 귀띔했다. 이용우에 이를 전하자 "전혀 아니다. 기대하시면 안된다"고 손사레를 쳤던 상황. 이용우는 "드라마에서 한국에 돌아오고 드림즈에 합류하고, 군대에 가겠다고 선언하고 드림즈 식구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실제로도 고삐가 풀린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웃긴게 아닌데 다들 재미있게 봐줬다"고 설명했다.
이용우는 "하와이 촬영 당시에도 일부러 혼자 있었다. 남궁민 선배나 조병규, 박은빈과 친해지고 싶었는데 혼자 있어야만 했다. 말 놓고 친하게 지내고 싶었지만 마음이 풀릴 것 같아서 그러지 못하겠더라. 사실 개인 스태프들과 함께 갈 수 있었는데 왠지 같이 가면 길창주가 잘 안나올 것 같았다. 같이 밥 먹고 방도 같이 써야 하는데 그러면 길창주의 외로운 면이 잘 안나올 것 같아서 계속 혼자 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고마운게 현지에서 남궁민, 박은빈, 조병규나 스태프들이 너무 따뜻하게 대해주셨다. 개인 스태프들 없이 갔지만 나에게는 전체 스태프가 내 스태프 같았다. 가족처럼 잘 해주셔서 편하게 작업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일부러 외롭게 지내는 것도 쉽지 않았겠다"는 말에 이용우는 "집에서도 말을 거의 안했다. 와이프랑 있을 때도 집중해서 있었다. 9회에서 백승수 단장님이 내 아이를 안는 신이 나오기 전까지 그렇게 살았다. 힘들었지만 친한 친구들도 한번을 안만났다. 만나면 풀어지고 얘기하고 웃다보면 다른 느낌의 길창주가 나올 것 같았다. 엄청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요즘 다시 밝아지니까 와이프가 좋아하더라. 요즘은 힐링을 받고 있다. 스태프들도, 배우들도 '이렇게 따뜻한 사람들과 작업한게 행운이었구나'라 생각한다. 작가님과 종방연때부터 사이판 갈 때까지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좋은 작가님의 글을 보면서 힐링했다. 실제로도 극중에서도 힐링을 얻었다. 작가님이 자신보다 타인을 생각하게 하는 글과 대사를 잘 쓰시는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하며 더 타인을 많이 생각하게 됐다. 이후에도 변하지 않고 배려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공황장애로 4년의 공백기를 가졌던 그는 '스토브리그'로 힐링을 받았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용우는 "연기 그만둬야하나 했었다. 집 앞 편의점에도 못 갈 정도로 심했고 우울증도 심했다. '어떻게 해야되지. 그만둘까' 하다가 '보이스'를 만났고 '스토브리그'까지 출연할 수 있었다. 안정제를 하루에 2번씩 먹었는데 지난 1년간은 2번 밖에 안 먹었을 정도로 많이 좋아졌다"며 좋은 사람들을 만난 덕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길창주는 그동안 응원해준 드림즈 팬들에게 "야구 선수분들도 있지만 그 뒤에서 열심히 일해주시는 프론트가 있다. 감독님, 프론트 분들, 전체 크루들을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러면 그분들도 더 힘이나 선수들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해주실거라고 믿으니까"라고 전했다.
이용우 역시 시청자들에게 "나는 길창주로 살아 현장에 갔을 뿐이지 내가 작품에서 이렇게 잘 보인건 내 연기를 받쳐주신 배우들, 보조출연자들, 대역배우 분들, 감독님, 연출부, 촬영팀, 음향팀, 소품팀, 제작부, 헤어 메이크업, 의상, 편집 모든 크루들 덕분이다. 그 분들도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