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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에서 특별출연으로 등장할 줄 몰랐다.
▶대본을 보고 처음엔 완전히 야구만 하는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그 내용만 있는 게 아니란 걸 알고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감독님과 작가님 처음 미팅을 하고 믿고 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나도 특별출연으로 써주실 줄은 몰랐는데 특별출연이 전략이지 않았을까 싶다. 회사에도, 감독님에게도 특별출연에 대해서 내가 물어보진 않았는데 이 정도의 임팩트가 있을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나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뒤에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학창시절 축구선수를 준비했는데 운동선수 역은 처음 선보였다.
▶드라마에서 운동선수 역을 한 건 처음이었다. 드라마에서 비중있는 캐릭터도 오랜만이었다. '가면'에서 특별출연을 했고 '빙의'에서도 4회만 출연한 적이 있다. 그러다 오랜만에 끝까지 힘을 가지고 간 캐릭터를 맡게 됐다. 촬영할 때도 마음이 남달랐고 준비 과정도 많았다. 어떻게 하면 내가 나오는 부분에서 임팩트를 줄 지 집중하며 연기했다.
-임동규 역을 위한 준비 과정은?
▶임동규가 현역 선수이다 보니 야구 트레이닝에 집중을 많이 했다. 내가 타석에 있을 때의 모습, 유니폼을 입고 장비를 착용했을 때의 모습이 어색해보이지 않도록 연습을 많이 했다. 배트를 잡고 공을 치는 게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 배트를 잡은 자세가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연습을 엄청 했는데 트레이너와 1대 1 전담을 해서 연습했다. 나는 내 손에 멍들고 물집 잡힌 걸 처음 봤다. 야구라는 걸 한 번 해보고 배운 적이 없었는데 배우다 보니 허리도 아프더라. 의상은 평소에도 트레이닝복을 입어서 편했다. 오히려 이젠 수트를 입고 꾸미면 내가 아닌 것 같다. 하하.
-운동선수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체중 감량도 한 것 같은데.
▶6~7kg 정도 뺐다. 메이저리그에선 LA다저스 선수를 참고했다. 4번 타자는 보통 체격이 있던데 나는 임동규의 날카로운 면을 보여주기 위해 살을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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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해봤던 입장에서 본 '스토브리그'는?
▶대본 내용이 노골적이기도 했는데 일어났던 일을 다시 꺼내는 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것이다. 나도 운동을 했기 때문에 치부를 감추고만 있다고 해서 계속 유지될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우리 드라마로 스포츠계에 개선이 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나도 운동을 어렸을 때부터 했고 이런 일 저런 일을 많이 겪었다. 대학교 때 프로를 하지 못했지만 꿈을 가졌던 사람으로서 임동규에 대입해서 입체적인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대사를 할 때 지문에 없는데도 감정 몰입이 되더라. '내가 야구에 얼마나 미친놈인데'라는 울컥한 마음을 잘 보여주고 싶었다. 하다 보니 격앙되고 눈물도 맺혔다.
-'스토브리그'가 매회 시청률 경신을 하며 인기를 모았다.
▶깜짝 놀랐다. 첫방 때도 그렇게 나올 줄 몰랐는데 시청률이 쭉쭉 올랐다. 초반에 시청자들이 내 SNS에 들어와서 욕을 많이 했는데 오랜만에 욕을 들어봤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스토브리그'는 야구팬들도 열광한 드라마였다. 조한선이 아예 임동규로 '빙의'해 선수로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나도 너무 자연스럽게 임동규로 인터뷰를 했다. 순간 조한선이 더 어색하더라. 나름 진지하게 인터뷰를 했는데 야구선수가 연기해도 되겠단 반응도 있었다. 권경민(오정세 분) 차 좀 부숴달란 부탁도 받아봤다. 하하.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박은빈 씨(이세영 역)가 연봉협상 장면에서 유리컵을 깨며 '선은 네가 넘었어'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날선 목소리로 말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내가 나온 장면은 아직도 쑥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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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기억에 남는 장면 이세영 팀장 씬으로 고른 거 멋있다 ㅎㅎ 임동규 연기도, 스토리도 다 좋았는데! 하지만 나도 박은빈 그 씬에서의 그 발성과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음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