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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는 SBS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2016년)에 이어 시즌2(2020년)까지 간호사 박은탁 역할을 맡아 연이어 출연했다. 박은탁은 분명 비중 있는 역할이었지만, 분량을 따졌을 때 조연급 배역에 해당한다. 김민재는 시즌1을 마치고, 시즌2가 시작하기 전 공백 동안 김민재는 MBC '위대한 유혹자'(2018)와 JTBC 드라마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2019)으로 주연을 꿰찼다. 통상적인 여타 배우들의 행보에 빗대어보면 김민재의 선택은 다소 의아한 대목이었다.
이유를 물으니 김민재는 "시즌2가 제작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무조건 하고 싶었다"고 즉답했다. 그는 "스물한 살에 시즌1을 찍으며 인생에 많은 것을 배웠다.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김사부에게 한석규 선배에게 감사할 정도로 학습의 시간을 제공받은 느낌이었다"며 "어떻게 주조연을 따졌을 수 있겠나. 다들 공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출연 결심은 청춘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얻게 해 준 작품에 표한 감사의 의미도 담겼던 것.
그는 "낭만을 지키며 사는 것은 멋진 것이다. 그렇게 멋져 보이려면, 김사부를 따르면 되더라. 하지만, 낭만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김사부도 고초를 겪지 않나. 현실의 엄청난 벽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서 내 생각을 목청껏 외치는 것이 낭만적인 김사부의 배울 점"이라며 "김사부의 대사 중 가장 사랑하는 대사가 있다. '사람이 사는데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알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비교적 적은 분량과 비중에 대한 솔직한 답도 내놓았다. 그는 "주변에서나 우려했다. 난 그저 무조건 하고 싶었을 뿐이다. 주인공 자리에 있었으니, 무조건 주인공만 하라는 법은 없지 않나. 소중함을 먼저 쫓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김사부에게 배운 낭만과 소신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행보였다.
김민재 사전에 열등이나 조바심 따위는 없었다. 시즌1 양세종과 시즌2 안효섭은 소위 1번이라고 칭하는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들이다. 김민재와 비슷한 나이의 동일선상의 행보를 걷고 있기도 하다. 이에 그는 "조바심? 전혀 없었다"며 "다시 만난 양세종은 마냥 반가웠다. 시즌1이 끝난 후에도 서로 연락하고 가끔 보고 그랬다. 3년 후에 또 같은 작품에서 또 좋은 모습으로 보니까 너무 재밌었다. 재밌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밖에 없다. 이상한 희열이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안효섭은 열여덟 살 때부터 알던 사이다. 가수 연습생을 준비할 때였다. 서로 한 작품에서 서로 만날 거라는 상상을 못 했다. 형이 서우진이라는 캐릭터가 되고 내가 박은탁이라는 캐릭터가 돼 만난 게 너무 어색하면서도 되게 재밌었다. 초반에는 서로 대사를 하는 게 뭔가 좀 이상했지만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했다"며 웃었다.
물론, 배우 김민재도 성장했다. 이는 선배 한석규에게서 묻어 나온 것이다. 직업적인 영감을 그에게서 얻었기 때문이다. 김민재는 "한석규 선배는 그간 더 따뜻해졌더라. 변한 게 없다. 이번 시즌2에서 훨씬 많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주어졌다.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 '별일 없지?'라고 안부를 '툭'하고서 물어주신다"며 "'아픔을 감당할 만큼만 아프길 바란다'고 이야기하시더라. 강요나 가르침 없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정말 뜻깊은 이야기 아닌가. 밥도 많이 사주셨다. 나에겐 '선배 되면 후배들 밥 사주라'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이어 "한석규 선배의 리더십은 대단하다. 무언가 강요하는 윗사람이 절대 아니다. 알아서들 따른다. 멋진 어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니 따르지 않을 수 없다. 두말할 것 없이 누군가와 함께하는 최고의 비결"이라며 "그렇게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배려하고 공감하고 싶다. 언젠가 누군가는 나에게 의지할 수 있길 바란다. 선배가 됐을 때 내가 한석규를 바라보던 마음의 선배가 되길 바란다. 확고하다"고 염원했다.
'꽃파당' 종영 인터뷰 당시 김민재는 '낭만닥터 김사부2' 촬영에 돌입하던 찰나였다. 당시에도 그는 연신 곧 있을 촬영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며 박은탁으로 돌아가고 싶어 안달이었다. 그렇게 바라던 일을 재밌게 즐기고 돌아와 그대로인 감상을 표현하는 그다. 작품 선택에 있어서 스스로 느끼는 재미와 메시지가 최우선이라는 기준 역시 그대로였다. 이번에도 김민재는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 내가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를 지닌 작품과 역할이면 무조건 고려 대상이다. 그보다 우선인 것은 재미다. 보는 사람들이 재미를 느낄만한 것도 중요하지만, 연기할 내가 재미를 느낄 역할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재미를 느끼는 요소는 다양하다. 호기심도 재미가 될 수 있고, 학습도 재미로 작용할 수 있다.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에 대한 명료한 구분을 짓는 것을 아직 무리다. 그게 알고 싶어 최대한 다양한 것들을 하고 있는 중이다. 바쁘게 일했다고, 쉬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는 요즘이다. 다시 돌담병원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하루빨리 제자리로 돌아와 다음 재밌는 무언가를 찾아야겠다"고 말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걸 보니, 앞으로도 꾸준히 나아갈 게 뻔한 김민재였다.
한석규 진짜 멋지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