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석이 차영진 심마니 할아버지 산속 은신처 찾는다며 떠나서 여관에 짱박힐 때까지는
그냥 배신하고 누나랑 떠나려는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희동이 보면서 좀 아리까리해졌음.
셋 다 얼핏 보면 배신한 것처럼 보이지만 백상호 죄를 자기가 다 뒤집어쓰려고 행동한 거 같기도 하고?
두석이가 여관에 틀어박혀서 누나에게 전화해서 계속 "언제 오는 거예요?" 물었던 게
정말 누나가 오는 걸 기다리는 거였나?
그 누나도 "금방 갈거야. 기다려"라고 했지, 그 가는 게 자기라고는 말 안했잖음.
어쩌면 두석이가 기다렸던 건 차영진 형사고, 그 누나가 차영진 형사에게 오두석의 개인적 일탈이다
얘기하고 은신처를 알려주면 습격을 받아 도망을 치건 체포를 당하건 어쨌든 백상호와는 상관 없는
자기 일인 것처럼 주목을 끌려고 했던 건 아닐까?
희동이도 백상호 몰래 경찰서 가려고 할 때 차영진과 채수정 사진하고 빨간 핸드폰 들고 있었던 게
채수정 죽인 건 자기라고 자수하려고 했던 것 같고
오두석이 백상호 생각하면서 "자기가 그렇게 흔들리는데 우리가 어떻게 믿어"라고 했던 것도
못 믿겠으니 배신하고 도망치겠다는 뜻이 아니라, 못미더우니 우리가 나서서 당신을 지키겠다는 뜻 같기도 하고.
희동이가 차영진에게 "당신이 수갑을 채울 수 있는 건 우리 둘(두석이랑 희동이)뿐이야" 했던 것도
배선아가 백상호를 데리고 떠났기를 바랐던 건 아닐까 싶고
백상호는 백상호대로 배선아는 자기가 죽이고 희동이는 차영진이 죽인 상태에서
스스로도 전혀 살 생각은 없었던 것 같거든. 실제로 차영진 손에 죽음으로써 차영진에게 완벽하게 각인되길
바랐던 것 같고.
그러니까 배선아의 계획은 1차로 두석이를, 2차로 희동이를 이용해서 백상호의 죄를 가려보려다가 다 실패하고
3차로 백상호와 같이 다 죽자는 거였고
두석이는 체포된 뒤 묵비권으로 일관하면서 백상호를 지키려 했던 거였고
희동이는 자수해서 죄를 뒤집어쓰려고 했다가 백상호가 저지한 뒤
배선아와 백상호의 도피 시간을 벌려고 문앞을 지킨 거였고
백상호는 다 같이 죽자는 거였고
이게 다 차영진과 고은호에 의해 무위로 돌아간 거 아니냐는 거지.
네 명 사이에 어떤 배신이 섞였었다면
모두 체포된 뒤에 서로 죄를 몰아주고 자기 결백을 주장하거나 하는 모습이 있었을 텐데
형사들이 그러잖아. 네 명 모두 진술이 일치하고 서로 더하거나 빼는 게 없었다고.
와 토리 글 되게 잘쓴다 술술 읽었네
사실 아직 마지막편을 못본상태라...오늘 퇴근하고 마지막편 재방보고 다시 댓글달러 올께(머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