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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


첫사랑,
저마다의 첫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첫사랑의 그가 아름다웠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첫사랑의 시절엔 영악하지 못한 젊음이 있었고
지독할만큼 순수한 내가 있었으며
주체할 수 없이 뜨거운 당신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다시는..
다시는 그 젊고 순수한 열정의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첫사랑은 무모하다.
영악한 계산없이 순수와 열정만으로 모든것을 던져 버리고는 결국 실패한다.
하지만 그래서 극적이다.
다시는 가져볼 수 없는 체온과 감정들로 얽혀진 무모한 이야기들.
첫사랑은 그래서 내생에 가장 극적인 드라마다.

그리하여 실패해도 좋다.
희극보다는 비극적인 결말이 오래남는 법이며
그리하여 실패한 첫사랑의 비극적 드라마 한편쯤
내 삶 한자락에 남겨두는 것도 폼나는 일이다.

첫사랑은 시절이다.
흘러가면 그 뿐이다.
이제 맞게 되는 새로운 시절엔 새로운 사랑에게 기회를 줘야한다.
첫사랑의 체온과 순수함은 아닐지라도
그 상처로 인해 조금쯤 자라고 성숙해진 어른의 사랑을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는 사람만이 사랑을 꿈꿀 수 있다.
그리고 기다리는 사람만이 또 한번 찾아온 사랑앞에 기적처럼 그를 알아볼 수 있다.

로맨스가 지나면 생활이 온다.
순수함은 때묻어 가고, 열정은 얼어붙어 가며
젊음은 영악함으로 나이 들어간다.
그리하여 순수했던 시절의 첫사랑은 이제 고단하고 지난한 일상이 된다.
마치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것처럼 보이는 이유다.
누구도 성공한 첫사랑의 로맨스는 이야기하지 않으니까.

그리하여 성공해도 좋다.
비록 내 삶에 가슴시린 비극적 드라마는 없지만
세상 그 어떤 오래된 스웨터보다도 편안한 익숙함이 있고
익숙함이 지루할때쯤 다시 꺼내볼 수 있는 설렘이 있다.

코찔찔이 소꿉친구에서 첫사랑으로, 연인으로,
그리고 이렇게 남편과 아내로 만나기까지
우린 같은 시대를 지나 같은 추억을 공유하며
함께 나이 들어가고 있다.

익숙함 설렘, 좋다.

뜨겁고 순수했던 그래서 시리도록 그리운 그 시절.

들리는가,
들린다면 응답하라.
나의 90년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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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답하라1994 21화 '90년대에게' 中 삼천포 나레이션

2002년 6월 19일
신촌하숙이 문을 닫았다.
그렇게 우린 신촌하숙의 처음이자 마지막 하숙생이 되었다.

특별할 것도 없던 내 스무살에
천만이 넘는 서울 특별시에서 기적같이 만난 특별한 인연들.

촌놈들의 청춘을 북적대고 시끄럽게, 그리하여 기어코 특별하게 만들어준 그 곳.
우린 신촌하숙에서 아주 특별한 시간을 함께 했다.

울고, 웃고, 
만나고, 헤어지고, 
가슴아프고

저마다 조금씩 다른 추억과 다른 만남과 다른 사랑을 했지만
우린 같은 시간 속 같은 공간을 기적처럼 함께 했다.

지금은 비록 세상의 눈치를 보는 가련한 월급쟁이지만
이래뵈도 우린 대한민국 최초의 신인류 X 세대였고,
폭풍 잔소리를 쏟아내는 평범한 아줌마가 되었지만,
한 땐 오빠들에 목숨 걸었던 피끓는 청춘이였으며,
인류 역사상 유일하게
아날로그와 디지털, 그 모두를 경험한 축복받은 세대였다.

70년대의 음악에, 
80년대의 영화에 
촌스럽다는 비웃음을 던졌던 나를 반성한다.

그 음악들이, 영화들이 
그저 음악과 영화가 아닌 
당신들의 청춘이었고 
시절이었음을...

이제 더이상 어리지 않은 나이가 되어서야 깨닫는다.

2013년 12월 28일

이제 나흘 뒤, 우린 마흔이 된다.

대한민국 모든 마흔 살 청춘들에게,
그리고 90년대를 지나 쉽지 않은 시간들을 버텨 오늘가지 잘 살아남은 우리 모두에게
이말을 바친다.

우리 참 멋진 시절을 살아냈음을,
빛나는 청춘에 반짝였음을,
미련한 사랑에 뜨거웠음을 기억하느냐고.

그렇게 우리 왕년에 잘 나갔었노라고.

그러니 어쩜 힘겨울지도 모를 또 다른 시절을 
촌스럽도록 뜨겁게 살아내보자고 말이다.

뜨겁고 순수했던,
그래서 시리도록 그리운 그 시절

들리는가
들린다면 응답하라...

나의 90년대여.




응사는 나정이랑 삼천포 나레이션이 다 좋았는데 (내용도 그렇고 목소리톤도 그렇고)

처음과 마지막을 삼천포로 끝내는 참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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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r. 성덕선) 안녕 나의 청춘. 굿바이 쌍문동


쌍문동을 가장 먼저 떠난 건 길동이 아저씨네.
길동이 아저씨는 아줌마 더 나이 드시기 전에 새 아파트에 살게 해준다며 가장 먼저 이 골목을 떠났다.
그리고 다음은, 도룡뇽네, 그 다음은 쌍문동의 영원한 치타여사님이 이 골목을 떠났다.
마지막으로 골목을 떠난 가족은 바로 우리집. 
우리집 이사를 마지막으로 쌍문동 10통 2반 골목은 텅 빈 골목이 되었다.


봉황당 골목을 다시 찾았을 땐, 흘러간 세월만큼이나 골목도 나이 들어버린 뒤였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건 내 청춘도, 이 골목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은 기어코 흐른다. 모든 것은 기어코 지나가버리고, 기어코 나이들어간다. 
청춘이 아름다운 이유는 아마도 그 때문일 것이다. 
찰나의 순간을 눈부시게 반짝거리고는 다시 돌아올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눈물겪도록 푸르던 시절, 나에게도 그런 청춘이 있었다.


쌍팔년도 우리의 쌍문동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그 시절이 그리운건, 그 골목이 그리운건 단지 지금보다 젊은 내가 보고 싶어서가 아니다.
그 곳에 아빠의 청춘이, 엄마의 청춘이, 친구들의 청춘이, 내 사랑하는 모든 것들의 청춘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는 한데 모아놓을 수 없는 그 젊은 풍경들에 마지막 인사조차 못한 것이 안타깝기 때문이다.
이제 이미 사라져버린 것들에, 다신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에 뒤늦은 인사를 고한다.
안녕 나의 청춘, 굿바이 쌍문동.


뜨겁고 순수했던, 그래서 시리도록 그리운 그 시절.
들리는가, 들린다면 응답하라. 나의 쌍팔년도, 내 젊은 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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