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유튭
장성백(김민준),채옥(하지원) 처음 만나는 씬.
33. 송파나루
양반 뭣들 그리 보느냐! 나 또한 급한 볼 일이 있다. 아픈 아이야 한 사람이 따라가 보살피면 될 거 아닌가?
사공 나으리 그래도 저 이들은 나으리께 자리를 양보한 게 아니라...
양반 네 이놈! 나도 촌각을 다투는 볼 일이 있다 하지 않느냐...
허고 반상의 법도가 엄연한데... 네 놈들이 자리가 없어도 내주어야 할 일이 아니더냐!
채옥, 어이가 없다. 뒤에 서 있던 성백, 나서려는데...
수명 (나직하게) 나으리... 소란이 있으면 움직이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성백 (갓을 들어 물끄러미 수명을 보다가) 내 그래 소란을 없애려 하지 않느냐...?
성백 배로 가려는데... 채옥이 훌쩍 배에 올라타 양반 앞에 선다.
양반 뭐, 뭐냐... 네 놈은?
채옥 일어나시지요. 반상의 법도를 따지기 전에 양심의 법도부터 따져야 할 일이지요.
양반 뭐라! 아니 이 놈이... 네 이놈 양반을 능멸한 죄가 얼마나 큰 줄 모르느냐!
채옥 (쏘아보며) 백성을 능멸한 죄는 죄가 아닌 줄 아시오? (소매 안에서 툭 떨어져 손에 쥐어지는 단도)
양반 (겁 먹어 움추려들며) 이.. 이 놈이....
성백, 훌쩍 배에 오르며 채옥의 손목을 붙잡는다.
채옥, 흠칫 보곤 팔을 뽑으려는데 빠지지가 않는다. 놀라보면·
성백 (슬쩍 손목을 놓으며) 왜 이러시오. 조정과 백성을 위해 노심초사하시는 양반 나리께 자리를 양보하는 건 지당한 일이오.
채옥 (미간을 찌푸리며 쏘아보는데)
성백 허험--- 허험---
성백 나으리... 나으리가 자리하시는 건 바른 일입니다만... 앉을 자리는 가리셔야지요. 제가 앉았던 이 자리는 아이가 소피를 보았던
자립니다.
양반 뭐, 뭐야... (벌떡 일어나 두리번거리며) 어쩐지 냄새가 좀 나는 것 같더라니. 헌데 어디야... 어디...
순간, 성백이 배 난간을 발로 힘껏 누른다. 휘청하는 배...
채옥은 공중으로 붕 뜨더니 다리를 벌려 난간과 난간 사이에 걸쳐 몸을 지탱한다.
양반은 어어... 휘청하다가 물에 풍덩 빠져버린다.
양반 (허우적거리며) 아이구 사람살려... 사람 살려...!
<시간 경과>
배가 서서히 시야에서 멀어지면... 그제야 몸을 돌리는 채옥. 나루 뒤켠에 성백과 온 몸이 물에 젖은 수명 서 있으면
목례를 하며 지나치는 채옥. 성백도 가볍게 고개를 숙여 답한다.
수명 (멀어지는 채옥을 보며) 의기가 있는 잡니다.
게다가 배에서 중심 잡는걸 보면 예사 재주가 아닙니다.저런 사내와 함께 일을 한다면...
성백 사내가 아니다. 변복한 여인네다.
수명 예?
다모진짜좋아했는데
종사관나으리이ㅜ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