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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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이는 화가 많이 났어요. 엄마가 돌아가신다는 걸 못 받아들여요. 현진이는 슬퍼해요. 뭐든지 순하게 받아들이는 아이라 많이 슬퍼해요. 그리고 전, 후회를 해요. 윤복이와 지내면서 갑자기 엄마를 생각하게 됐어요. 우리 엄마 어떻게 살았을까, 나 때문에 얼마나 울었을까.. 힘들었을까, 속상했을까. 내가 그렇게 나를 포기해달라고 놓아달라고 필요없다고 그러는 동안 엄마는 나를 꼭 붙들고 있었어요.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늘 똑같이 거기에 있었어요. 지금 엄마를 보면요, 언제나 에너지 넘치고 불 같고 사자 같던 엄마가 이렇게 아프고 쪼그라든 모습을 보면 꼭 나 때문인 것만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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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진 : 언니 알잖아. 내 유일한 자랑이 엄마 친딸이었던 거. 그거 무슨 마음으로 지켜봤어? 언젠가 내가 알면 어떻게 하려고 했어? 


수 진 : 내가 생각이 짧았어. 영원히 지켜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나봐. 


이 진 : 언니 그건 지켜주는 게 아니잖아. 날 망치는 거잖아! 내가 키웠으면 다 친딸이다 그런 소리 하지말고 사실대로 얘기해줘. 나 더이상 바보 되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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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신 : 난 널 처음 본 순간부터 내 애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입양하느라고 너무 힘들었고 또 오래 기다렸어. 내가 널 낳지 못했다는 이유로 친엄마 될 자격 없니? 너야말로 내 첫번째 애기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내 손으로 다 키웠는데? 난 내가 널 낳지 않았다는 것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이진아.. 엄마 손 좀 잡아줘... 우리 손 붙잡고 얘기하자 옛날처럼. 착하지 우리딸, 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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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미안하단 말 잘 안하는 거 알지. 근데 미안해. 아프게 해서 정말 미안해. 널 키우면서 가슴이 터지도록 자랑스러운 순간들 하나 하나 생각나. 네가 처음으로 엄마라고 불러준 날, 콩쿨에 나가서 하나도 안 떨고 연주하던 모습. 하, 난 그 날 너무 떨려서 청심환 두 개나 먹었는데. 그리고 쌍둥이 하루라도 더 품고 있다가 자연분만하겠다고 동동 거릴 때. 엄마는 그 때가 제일 눈물이 나. 이진아 엄마 좀 안아줘. 언니한텐 비밀인데 수진이는 그런 식으로 엄마를 기쁘게 해준 적이 한 번도 없어. 너 없었으면 그 세월동안 엄마 어떻게 했을까. 그리고 우리 집에서 엄마 제일 닮은 건 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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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괜찮니? 윤복이. 보고싶지? 나는 네가 보고싶어. 여덟살 때의 너, 아홉살 때의 너. 그 때의 하루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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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질투가 났어요. 내가 젊었을 때부터 애가 갖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되더라고. 내가 살면서 유일하게 원통한 거.. 우리 수진이 낳지 못 한 거.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 수진이 낳은 사람. 내 속셈이 뭔지 알아요? 당신들 두 사람 나 죽으면 만나겠죠. 자연스러운 거예요. 세상에서 제일 질긴 끈으로 묶여있으니까. 어차피 만날 거 그냥 내가 부탁해서 그러는 거라고 해줘요. 내 부탁 들어준다고. 그게 내 마음이 편해. 내가 더 이득이에요. 수진이 제일 예쁠 때 단물 다 빼먹고 넘기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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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진 : 이런 말 어떻게 해야겠는지 잘 모르겠는데... 자꾸만 도망갔던 거 미안해요. 엄마가 늘 한 자리에 계셨기 때문에 도망갈 수 있었던 거, 나 왜 몰랐을까요. 내가 했던 미운 말, 미운 짓 다 잊어버리세요. 해드리고 싶은 게 많아요. 아기처럼 해줄게요. 엄만 아무것도 안 해도 되고 내가 다 해줄게요. 그러니까 조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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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신 : 수진아, 엄마 짐 다 쌌어. 너하고 했던 모든 거 한 순간도 빼놓지 않고 다 가지고 갈 거야. 너무 소중하니까. 엄만 준비됐어. 이제 놓아줘. 괜찮은 인생이었어. 후회없어. 한 가지만 빼고. 윤복이... 윤복이한테 모진 말하고 내쫓은 거. 내가 정말 괜한 소리를 했다. 그 아이 생각하면 제일 힘든 건 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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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신 : 윤복아? 잠깐 같이 있어줄래? 오늘은 너무 춥고 무서워. 


윤 복 : 안아드릴까요? 


영 신 : 사실 혼자 있고 싶었거든. 할 일이 많아서.


윤 복 : 무슨 일을 하셔야 하는데요? 


영 신 : 인사.. 나는 많은 삶을 살아서 인사할 사람도 많아. 


윤 복 : 오늘은 누구랑 인사를 하세요? 


영 신 : 우리 읍내의 에밀레. 할머니는 아홉살 때부터 연극을 했어. 나는 이미 그 나이에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알았어. 춤 추고 노래 하는 거. 사람들이 다 나를 보게 하는 거. 그게 너무 재밌었어. 그런데 열아홉살 되던 때 갑자기 무대에 서는 게 무서워졌어. 너무 춥고.. 무섭고.. 숨이 차고 쓰러질 것 같았어. 엄마가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됐을 땐데, 엄마 없이 하는 첫 번째 공연. 나는 에밀레 역할이었어. 네 살 짜리 아이를 두고 죽는 젊은 엄마. 에밀레는 죽어서 저승에 가는데 거기서 돌아가신 시어머니를 만나. "어머니. 돌아갈 수 있잖아요. 저 세상으로요. 난 느껴요, 난 알아요! 잠시 농장으로 돌아갔어요. 옛날처럼 아이를 무릎에 앉혀봤어요. 살아있는 것처럼!" 바로 그 때, 엄마가 내 곁에 있다는 걸 느꼈어. 죽은 내 엄마가 시시때때 내 곁으로 온다는 걸. 아이를 두고 죽는 엄마의 심정을 너무 정확하게 이해했어. 그 때 이후론 한 번도 그런 무서운 느낌을 가진 적이 없어. 근데 오늘 밤은 딱 그 때의 기분이 들어. 춥고 무섭고 숨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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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세상이여, 안녕. 우리읍내도 잘 있어. 엄마, 아빠, 안녕히 계세요. 째깍거리는 시계도, 해바라기도 잘 있어. 맛있는 음식도, 커피도, 새 옷도, 따뜻한 목욕탕도, 잠자고 깨는 것도. 너무나 아름다운, 그 진가를 몰랐던 세상이여. 안녕." ...... 엄마... 






이혜영의 차영신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어 !


  • tory_1 2018.03.19 01:21
    아 또 눈물나.. 울면서 읽었다 토리야 고마워ㅜㅜㅜ대사도 대사지만 저걸 소화해낸 배우들 음성 표정들이 그대로생각나서 너무좋다
    마더는 진짜 인생드야
  • tory_2 2018.03.19 01:27

    다시 읽으니까 진짜 눈물난다 ㅠㅠㅠㅠ

  • tory_3 2018.03.19 01:37
    마더 제대로 본 적 없는데 이 편 이혜영 배우가 대사하는거 너무 너무 좋더라. 우리엄마도 그냥 티비 앞 지나가다가 멈춰서 보고...
  • tory_4 2018.03.19 01:48
    음성이 하나하나 다 들린다ㅜㅜㅜ나도 이혜영의 차영신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고 또 영광이었어
  • tory_5 2018.03.19 02:01
    마더 어제 정주행했는데 진짜 명작이야 ㅠㅠㅠㅠㅠㅠㅠㅠ
    이혜영배우 진짜 대체 불가능. ㅠㅠ
  • tory_6 2018.03.19 03:40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12/06 01:27:05)
  • tory_7 2018.03.19 07:59
    티비 안..못본지 몇년..마더는 챙겨봐야겠다
  • tory_8 2018.03.19 08:52
    텍스트만 읽어도 또 눈물나ㅜ
  • tory_9 2018.03.19 09:34
    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tory_10 2018.03.19 09:56

    너무너무 정말로 너무 아름다운 드라마야...

  • tory_11 2018.03.19 23:31

    진짜 들으면서 오열했던 부분이야 ㅠㅠㅠㅠ 정리해줘서 고마워ㅠㅠㅠㅠ

  • tory_12 2019.02.07 06:0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1/09/26 13: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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