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균도 살리지 못했다. 이쯤되면 KBS 드라마 역사상 최악의 위기다.
월화, 수목 방영되는 KBS 2TV 평일 드라마가 영 힘을 못 쓰고 있다. 월화드라마 '본 어게인'과 수목드라마 '영혼수선공'이 나란히 1~2%대 시청률에 머물며 부진하고 있기 때문. 심지어 웬만한 비지상파 드라마 시청률보다도 낮다.
한 마디로 '영혼수선공'은 거센 트로트 열풍에 발목을 잡혔고, '본 어게인'은 자체적인 힘을 기르지 못하고 초반부터 쓰러져 일어나질 못하고 있다.
더 심각한 건 '본 어게인'이다. 장기용 진세연 이수혁 주연의 ‘본 어게인’은 지난 4월20일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3.7%, 4.1% 시청률로 비교적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애석하게도 이것이 자체최고시청률이 되고 말았다. '본 어게인'은 1~2%대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 중이며, 5월25일, 26일 방송된 21회, 23회의 경우 자체최저시청률 1.3%를 나타냈다. SBS 월화드라마 '굿 캐스팅'이 두 자릿수에 근접한 시청률을 기록 중이고, 새롭게 시작한 MBC 월화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동 시간대 방송되진 않지만 5%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어 '본 어게인'과는 대조적이다. 연쇄살인을 소재로 해 전생과 현생을 오가는 복잡한 스토리를 내세운 '본 어게인'은 초반부터 시청자들에게 외면당하며 환생에 실패했다.
'연기의 신'이라 불리는 신하균이 출연하는 의학 드라마 ‘영혼수선공’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 5월6일 4.7%, 5.2% 시청률로 출발하면서 '영혼수선공'이 부진의 늪에 빠진 KBS 수목극을 살릴 구세주로 떠올랐지만 이 역시 자제최고시청률이 되고 말았다. 지난 5월28일 방송된 15회 시청률은 1.8%로 자체최저시청률을 맛보게 됐다.
'영혼수선공'의 경우 핑계거리는 있다. '위로와 공감의 드라마' '잔잔한 힐링 드라마'라는 시청자 평가에도 불구, 트로트 열풍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아무리 '하균신'이라도 트로트 총공세를 이겨낼 재간은 없었다. 주 시청층이 겹치는 탓에 피해는 더욱 컸다. 동 시간대 방송되는 SBS '트롯신이 떴다'와 TV조선 '뽕숭아학당', '사랑의 콜센타' 인기에 직격타를 맞은 '영혼수선공'은 3%대 시청률도 지키지 못하고 1~2%대에 머물며 고군분투 중이다.
계속되는 평일 드라마의 부진으로 KBS 드라마는 사상 최악의 잔인한 봄을 맞게 됐다. 지난 4월 '조선로코-녹두전' 이후 5개월 만에 4부작 단막극 '계약우정'을 시작으로 야심차게 월화극을 재개시켰지만, 이 역시 1~2%대 시청률을 기록,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수목극 역시 동반 부진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3월~4월 방영된 '어서와'는 1%대 시청률을 기록하다 급기야 0.9%라는 지상파 최저 시청률 굴욕까지 당했다. KBS 2TV '맨홀: 이상한 나라의 필'이 갖고 있는 지상파 최저 시청률 기록 1.4%마져 깨버렸다.
지난 3월부터 무려 3개월째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KBS 평일 드라마의 1%대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다시 태어나야 시청률 수선이 가능한 걸까. 특효약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