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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가 나타났다’가 중장년 시청자를 못 잡은 이유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생강의 옆구리tv] KBS 주말드라마 <진짜가 나타났다>는 초기에 반짝하며 시청자들, 특히 젊은 층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주인공 오연두(백진희)와 공태경(안재현)을 두고 혼전임신과 비혼주의라는 두 가지의 키워드를 보여주면서 뭔가 신선함이 느껴지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여기에 두 주인공이 정략결혼을 이어가면서 양쪽의 가족들에게 비밀이 들킬까 주저하는 코믹한 장면들도 나름 보기에 재미있었다. 백진희와 안재현이 연기가 빼어난 배우는 아니지만, 나름 사랑스럽고 귀여운 장면들을 만드는 데 큰 무리수는 없었다. KBS의 전작 <삼남매는 용감하게>처럼 주인공 커플들이 대놓고 뒤로 밀려난 주말극과는 아무래도 달랐다.

다만 문제는 <진짜가 나타났다>가 시트콤과 가깝지만 시트콤이 아닌 긴 호흡의 드라마이며, 젊은 층을 흡수할 수는 있어도 주말극에 감정이입하는 진짜 시청자는 중장년층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진짜가 나타났다>는 화제몰이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진짜가 나타났다>는 그 다음 회차가 계속 궁금해지는 드라마는 아니다. 시트콤처럼 오연두와 공태경이 자신들의 비밀을 들킬까봐 이런저런 작전을 짜는 장면들은 재미있다. 하지만 그런 순간의 재미는 있지만 다음 회차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딱히 궁금해지지는 않는다. 심지어 오연두와 공태경 두 사람이 서로 호감을 갖는 감정선마저 너무 빨리 드러났다. 그렇기에 장세진(차주영)이 아무리 우울한 표정으로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들 전혀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사실 <진짜가 나타났다>는 주인공 커플의 감정선에는 나름 공을 들인 티가 난다. 하지만 장세진을 비롯한 다른 조연진들은 그저 밝음과 어둠만 존재하는 그림자처럼 여겨진다. 그러니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그저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만 반복할 따름이다. 그런데 주말극은 50부작의 긴 호흡을 갖춘 드라마고 주인공 못지않게 그 주변들의 이야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진짜가 나타났다>는 오연두, 공태경 커플 외에 다른 이야기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 시청자 연령층이 높아진 주말극의 성공은 노역이나 중장년 인물들이 얼마나 힘을 발휘하는가에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말극의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을 발휘했던 배우 차화연과 김혜옥도 <진짜가 나타났다>에서는 생각보다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공태경의 어머니 이인옥(차화연)과 오연두 어머니 강봉님(김혜옥)은 그저 좋은 사람일 뿐이지, 드라마적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만한 개성이 없다.

그나마 배우 강부자가 연기하는 은금실 정도가 문맹이란 비밀이 있어 존재감을 발휘하는 중이다. <진짜가 나타났다>에서 강부자는 고집스러운 시할머니의 연기를 정극에 어울리게 연기하고 있다. 다만 드라마 초기에 대사나 행동 면에서 은금실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그저 지루한 노역으로 느껴졌다. 이후 ‘문맹’이었다는 설정으로 은금실은 점점 코믹한 캐릭터로 변해가는 중이다. 그렇지만 이 역시 양념 같은 재미로 괜찮을 뿐 주말극의 긴 호흡을 이어갈 소재까지는 아니다.

<진짜가 나타났다>는 젊은 시청자들에게는 반짝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중장년층 시청자들의 입맛에 딱 맞지는 않는다. 일단 오연두와 공태경의 관계 설정이 주말극치고는 복잡하고 정서적으로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면도 있다. 그렇더라도 혼전임신이나 비혼주의, 정략결혼 등을 주제로 삼지 못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이 문제를 너무 가볍게 다루고 넘어간 게 아쉬울 정도다.

오히려 KBS의 대표적인 주말극 성공작 <내 딸 서영이>나 <황금빛 내 인생>처럼 논란이 될 소지가 있는 주제를 던졌다면, 그 문제를 물고 늘어지면서 끝까지 끌고 가는 방법이 더 낫다. 하지만 <진짜가 나타났다>는 주말극에서는 논란이 될 화두를 품고 시작했지만 어느새 그저 그런 익숙한 코믹 시트콤으로 변한 지 오래다. 오연두와 공태경의 귀여운 아옹다옹과 코믹캐릭터 변한 은금실이 잔재미를 주지만 딱 그 정도의 재미에서 멈춰버렸다.

칼럼니스트 박생강 pillgoo9@gmail.com

[사진=KBS]


http://http://www.entermedia.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888

  • tory_1 2023.06.11 17:32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3/12/27 17:51:14)
  • W 2023.06.11 17:39
    그렇구나. 가끔 그런 글들 보이더라. 중장년층 시청자들에게 남의 아이를 임신한 여주에 대해 좋게 안 보인다고 말하는 글들이 많더라고.
  • tory_3 2023.06.11 18:08
    다르게 전개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예외없는 비혼주의자가 찐사 만나서 바뀌게됐다 이렇게 전개되는것 같아서 좀 아쉬워
  • tory_4 2023.06.11 18:37
    울엄마 삼남매까진 챙겨 보셨는데 이건 재미없대 피비 거 기다리고 계심..
  • tory_5 2023.06.11 19:21
    노잼이니까 그렇지 뭐
  • tory_6 2023.06.11 20:06
    우리집도 재미없다고 이번에 처음으로 주말극안봄
  • tory_7 2023.06.14 11:35
    막장성이 부족해서 그런거 같음
    난 막장싫어서 소소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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