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옛날에 이거 한창 할 땐 안봤거든.
짤로만 알고있었는데 하도 볼거 없어서 틀어놨어.
옛날 시트콤이라 빻은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되게 뭐랄까 소소잼? 등장인물들 성격이나
관계가 특이한 구석 없이 과하지 않고 소소해서
좋더라구. 너무 못되거나 잘난 사람 없이.
휴대폰도 쓰지만 아직은 집전화가 더 익숙할 때라
다들 집으로 전화하거나 직접 찾아가기도 하고
심심하면 세 부자가 모여서 티격태격하면서 놀고
아이들이 친구의 집에서 밥을 얻어먹고
틈만 나면 서로 작당해서 우 몰려다니는 모습들이
왜 이렇게 보기 좋은지 모르겠어.
학창시절을 보낸 곳과는 다른 동네에 살면서
가까운 곳에 친구나 친인척 없이 사는 게 너무
익숙한데다 사실 저 시대에 유년을 보냈을 때 조차
저런 경험을 해 본 적 없는데도 엄청 그리운 느낌이
드는거 같아. 이제는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없는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더 그런거 같기도 하고.
나 어릴 땐 노주현씨가 중년 로맨스 주인공으로
자주 나왔고 이홍렬씨도 진짜 슈퍼스타였는데
두분 다 주말에 티비만 틀면 나왔다구...
특히 노주현씨는 여기서 거의 처음 코메디 연기
하신건데 해맑게 웃는 거 너무 귀여워서 보면서
계속 반함;; 역시 원조 꽃미남배우...
무엇보다 신구씨가 엄청 펄쩍펄쩍 잘 뛰어다니시는
모습을 보니까 괜히 기쁜거야.
저 때도 할아버지셨는데 이제 보니 정말 건강하고
젊으셨더라.
그리고 진짜 유행은 돌고 돈다고
이민정 최윤영씨 왤케 착장이 다 예쁘고ㅜㅜㅜ
심지어 박정수 배종옥씨 옷도 다 탐나...
화장유행은 덜 돌았는지 다들 눈에 말도 안되는
보라색 섀도우를 잔뜩 발랐는데도 왤케 예쁜겨?
당시엔 잘 몰랐는데 이제 보니 최윤영씨가 진짜
예쁘고 똑똑하고 목소리도 너무 좋아서 더는 활동
안하시는 게 제일 아쉽더라구.
또 이민정 배종옥씨는 원래도 좋아하는 배우였지만
박정수씨는 나한텐 항상 예쁘고 무서운 사모님
이미지였는데 여기서 코메디 연기 너무 잘하셔서
너무너무 좋아져버렸어. 진짜 귀여우심ㅜㅜ
근데 이 시트콤의 결말을 미리 알고있어서 그런지
박정수씨 에피소드 나올 때마다 계속 운다...ㅋㅋㅋ
너무 웃긴데 나도모르게 눈물이 나ㅜㅜ 망할 pd새끼ㅜㅜㅜ
그리고 나한테 시트콤 하면 권오중이어서 권오중씨
나올 때마다 그렇게 좋다... 정말 시트콤 연기에
최적화된 배우인 것 같아. 당시엔 호감형이긴 해도
미남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다시보니 등빨 개좋고
머리숱 많고 얼굴도 개 찐한데 귀여움...
이젠 저런 배우 없다 이거에요ㅜ
아직 정주행의 끝을 보진 못했지만 마지막이 좀
슬프게 끝난 이유가 pd가 인생에 항상 즐거운 일만
있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랬다고 알고있는데
또 그렇게 슬프다가도 다시 즐거워지는 게 인생이니
지금은 다시 한자리에 모여 바보같은 작당이나 하고
시시콜콜한 내기나 하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을거라
생각하고 싶어.
뭔가 이 시트콤이 너무 소소한 일상이라 그런지
다들 지금도 어디선가 살고있다는 느낌이 드나 봐.
그래서 이사람들 집에 찾아가보고 싶음...ㅋㅋㅋ
잘 지내시는지 건강하신지 요즘도 가끔 모여
삼치기를 하시는지... 혼자 괜히 아련해진다.
이제는 방송에서 보기 어려운 배우들도 내 눈에
보이지 않을 뿐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시겠지.
다들 어려운 일 없이 행복하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