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해 보이는 서사와 감정들…"
배우 이종석이 '사의찬미' 첫 방송을 본 소회다. 주연 배우가 느꼈다는 작품의 단점은 당연히 시청자에 고스란히 와닿았고, 그대로 종영까지 흘러갔다.
4일 SBS 월화드라마 '사의찬미'(극본 조수진·연출 박수진)가 종영했다.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신혜선)과 그의 애인이자 천재 극작가 김우진(이종석)의 일제강점기 속 비극적인 사랑을 재조명한 작품이다.
'사의찬미'는 앞서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수 차례 변주돼 온 이야기다. 결말은 정해져 있었고, 드라마 '사의찬미' 첫 방송 도입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로 비극적 결말을 암시한 바 있다.
마지막 회에서는 알려진 대로 김우진은 자신이 원하는 삶, 그리고 집안이 원하는 이상 사이에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촉발시킨 뒤 일본으로 향했다. 윤심덕 역시 줄줄이 딸린 식구들을 짊어진 짐과 일제의 시커먼 유혹과 협박을 등지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조우한 윤심덕, 김우진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삶을 함께 마감하기로 결심했다. "아픔을 간직하는 것보다 삶을 마감하는 것이 나을 것"이란 김우진의 말처럼 말이다. 두 사람은 고국을 향한 배에서 마지막 댄스를 함께 춘 뒤 바다로 향했다.
'사의찬미'는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토대로 사전제작된 6부작 단막극이다. 2부씩 나눠 단 3일에 걸쳐 방송됐다. 줄거리에 변곡을 주지 않았기에, 배우 연기와 인물 서사 함축에 주력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배우 신혜선의 연기는 부족했고, 어째서 두 남녀가 사랑에 빠졌지에 대한 도입 부분 서사가 미비해 아쉬움을 남겼다.
더구나 '사의찬미'는 알려진 로맨스와 알려지지 않은 김우진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해 아우르겠다 공언한 바 있다. 안타깝게도 극중 윤심덕은 김우진의 천재성 재조명의 도구로 사용됐다. 김우진의 작품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기만 했을 뿐 어느 지점에서 사랑에 빠졌는지는 불분명했다.
이렇듯 '사의찬미'의 초점이 김우진에 맞혀지니,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의 이야기는 흐려졌다. 음악 열정으로 재능을 인정받은 역사적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더불어 신혜선까지 부족한 연기로 역할 비중을 줄였다.
'사의찬미'는 격동기 속 운명적으로 사랑을 마주한 예술가들의 이야기다. 처연한 음성과 몸짓이 어울렸을 법한 극성이다. 하지만 신혜선은 '신여성' 윤심덕에만 집중해 전반적으로 높은 음성톤으로 통통 튀고 발랄하게 연기했다. 반면, 이종석은 전반적으로 차분하게 톤을 낮춰 연기했다. 둘이 함께 있으니, 윤심덕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질감은 커져만 갔다.
극 초반 소프라노로서 출중한 노래 실력으로 윤심덕의 입지를 다졌어야 할 장면부터 신혜선은 어설픈 립싱크를 보여줬다. 입모양과 노래는 맞지 않았고, 보는 이들의 집중력은 흐트러졌다. 현대물이 아닌, 실존인물을 연기하는 것이었다. 사랑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윤심덕과 김우진의 사랑 매개체는 음악이었다. 신중을 기했어야 할 중요한 장면이었던 터라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다.
이종석은 '사의찬미' 첫 방송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감사 인사와 함께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생각보다 반응도 시청률도 잘 나온 거 같아서 기분 좋다. SBS는 좋겠다. 단막극도 많이 만들어 달라"고 적었다. 이어 "조금 부족해 보이는 서사와 감정들은 연출력으로 극복해줄 거라 믿는다"는 말을 덧붙였다.
맞는 말이었다. 시청자도 느낀 작품의 부족한 부분이었다. 단막극 안에서 긴 서사를 함축시키는 것은 가장 큰 숙제다. 작가로서는 심혈을 기울여야 마땅한 부분. 다만, 굳이 주연배우가 덧붙이지 않아도 될 불필요한 말인 것도 사실이다. 촬영 당시 연출진과 따로 상의하고, 요청했으면 더욱 값졌을, 듣는 이에 따라 뼈아플 수 있는 말이다.
이종석은 이번 작품에 노개런티로 참여했다. 앞선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제작진과의 의리를 지킴과 동시에 단막극을 향한 애정으로 결심을 내린 것이다. 열정으로 만든 작품이기에 노심초사 고대한 것은 알겠으나, 자리의 무게만큼 조금 더 겸손한 태도로 주변을 살폈으면 금상첨화 '사의찬미'가 됐을 것이다.
-
https://entertain.v.daum.net/v/20181205093905145
ㅡ
시청률 추이
7.4 7.8% / 평균 7.6%
4.7 5.6% / 평균 5.15%
4.7 6.2% / 평균 5.45% (종영)
배우 이종석이 '사의찬미' 첫 방송을 본 소회다. 주연 배우가 느꼈다는 작품의 단점은 당연히 시청자에 고스란히 와닿았고, 그대로 종영까지 흘러갔다.
4일 SBS 월화드라마 '사의찬미'(극본 조수진·연출 박수진)가 종영했다.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신혜선)과 그의 애인이자 천재 극작가 김우진(이종석)의 일제강점기 속 비극적인 사랑을 재조명한 작품이다.
'사의찬미'는 앞서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수 차례 변주돼 온 이야기다. 결말은 정해져 있었고, 드라마 '사의찬미' 첫 방송 도입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로 비극적 결말을 암시한 바 있다.
마지막 회에서는 알려진 대로 김우진은 자신이 원하는 삶, 그리고 집안이 원하는 이상 사이에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촉발시킨 뒤 일본으로 향했다. 윤심덕 역시 줄줄이 딸린 식구들을 짊어진 짐과 일제의 시커먼 유혹과 협박을 등지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조우한 윤심덕, 김우진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삶을 함께 마감하기로 결심했다. "아픔을 간직하는 것보다 삶을 마감하는 것이 나을 것"이란 김우진의 말처럼 말이다. 두 사람은 고국을 향한 배에서 마지막 댄스를 함께 춘 뒤 바다로 향했다.
'사의찬미'는 실존인물의 이야기를 토대로 사전제작된 6부작 단막극이다. 2부씩 나눠 단 3일에 걸쳐 방송됐다. 줄거리에 변곡을 주지 않았기에, 배우 연기와 인물 서사 함축에 주력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배우 신혜선의 연기는 부족했고, 어째서 두 남녀가 사랑에 빠졌지에 대한 도입 부분 서사가 미비해 아쉬움을 남겼다.
더구나 '사의찬미'는 알려진 로맨스와 알려지지 않은 김우진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해 아우르겠다 공언한 바 있다. 안타깝게도 극중 윤심덕은 김우진의 천재성 재조명의 도구로 사용됐다. 김우진의 작품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기만 했을 뿐 어느 지점에서 사랑에 빠졌는지는 불분명했다.
이렇듯 '사의찬미'의 초점이 김우진에 맞혀지니,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의 이야기는 흐려졌다. 음악 열정으로 재능을 인정받은 역사적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더불어 신혜선까지 부족한 연기로 역할 비중을 줄였다.
'사의찬미'는 격동기 속 운명적으로 사랑을 마주한 예술가들의 이야기다. 처연한 음성과 몸짓이 어울렸을 법한 극성이다. 하지만 신혜선은 '신여성' 윤심덕에만 집중해 전반적으로 높은 음성톤으로 통통 튀고 발랄하게 연기했다. 반면, 이종석은 전반적으로 차분하게 톤을 낮춰 연기했다. 둘이 함께 있으니, 윤심덕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질감은 커져만 갔다.
극 초반 소프라노로서 출중한 노래 실력으로 윤심덕의 입지를 다졌어야 할 장면부터 신혜선은 어설픈 립싱크를 보여줬다. 입모양과 노래는 맞지 않았고, 보는 이들의 집중력은 흐트러졌다. 현대물이 아닌, 실존인물을 연기하는 것이었다. 사랑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윤심덕과 김우진의 사랑 매개체는 음악이었다. 신중을 기했어야 할 중요한 장면이었던 터라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다.
이종석은 '사의찬미' 첫 방송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감사 인사와 함께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생각보다 반응도 시청률도 잘 나온 거 같아서 기분 좋다. SBS는 좋겠다. 단막극도 많이 만들어 달라"고 적었다. 이어 "조금 부족해 보이는 서사와 감정들은 연출력으로 극복해줄 거라 믿는다"는 말을 덧붙였다.
맞는 말이었다. 시청자도 느낀 작품의 부족한 부분이었다. 단막극 안에서 긴 서사를 함축시키는 것은 가장 큰 숙제다. 작가로서는 심혈을 기울여야 마땅한 부분. 다만, 굳이 주연배우가 덧붙이지 않아도 될 불필요한 말인 것도 사실이다. 촬영 당시 연출진과 따로 상의하고, 요청했으면 더욱 값졌을, 듣는 이에 따라 뼈아플 수 있는 말이다.
이종석은 이번 작품에 노개런티로 참여했다. 앞선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 제작진과의 의리를 지킴과 동시에 단막극을 향한 애정으로 결심을 내린 것이다. 열정으로 만든 작품이기에 노심초사 고대한 것은 알겠으나, 자리의 무게만큼 조금 더 겸손한 태도로 주변을 살폈으면 금상첨화 '사의찬미'가 됐을 것이다.
-
https://entertain.v.daum.net/v/20181205093905145
ㅡ
시청률 추이
7.4 7.8% / 평균 7.6%
4.7 5.6% / 평균 5.15%
4.7 6.2% / 평균 5.45% (종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