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는 즉위하고 나서 정말 왕 그 자체의 삶을 살고 있어서 덕임이의 유언을 정말 표면상 그대로 받아들임
날 정말 좋아했느냐 그러면 다음 생엔 옷깃만 스치고 지나가달라 내가 원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도망갔을 것이다 당신 곁에 남은 것이 내 선택이다
덕임이는 작은 허세로 죽기 전에도 직접적으로 연모한다고 말하지 않았지만 은유로 당신을 사랑한다고 하지
하지만 산이는 왕이라서 이해를 못해요…
전에도 덕임이가 내 모든 걸 내줘야 하고 아무것도 없고 내 인생이 휩쓸리기 때문에 후궁이 되고 싶지 않다고 하는데 산이는 왕이라서 이해를 못 함
거의 한평생 궁에서 살아왔던 사람이 밖에서 자유롭게 크다가 궁에 들어온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알겠어
이미 남은 생이 왕에게 휩쓸렸지만 단 하나 마음만큼은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다는 덕임이가 이해가 되더라고
덕임이는 산이를 분명히 사랑했지만
왕의 여자로 산다는 건 너무 힘겨웠을 거 같음
어머니처럼 아껴주던 서상궁도 결국엔 산이가 침전에 들이라니까 덕임이한테 궁녀는 결국 왕을 따라야한다는 말을 하고
승은상궁 되고나서 열흘 내내 산이 기다리다가 동무들이랑 복조리 만들면서 필사일 계속 한다니까 동무인 영희가 전하 위신을 그르치지 않냐고 하지
대본집에도 덕임이가 딸이면 내가 키울 수 있냐 하니까 서상궁이 입단속 시키면서 무조건 아들이길 바란다고 해야한다고 하고
아들이 죽어가는데도 배 속에 아이가 있고 홍역도 앓은 적이 없으니 만나면 안 된다고 하고
이것도 임산부를 걱정하지만 그것보단 세자는 가망이 없고 유일한 후사를 품었으니 조심해야한다는 느낌이지
외출하는 것도 윗전 허가 엄청 받아야 가능함
후궁이 된 순간부터 궁녀일 때보다 왕에게 더 얽매인 삶이니 더 입조심하고 행동조심해야 함
어린 시절이라도 밖에서 자유롭게 살다가 궁에 들어와서 완전히 갇혀버린 사람의 마음을 왕이 되지 않으면 죽음 뿐이라는 살얼음판을 걷던 산이가 어떻게 이해하겠어
참 둘 다 불쌍하다
서로 엄청 사랑하는데도 살아온 세계가 다르니 온전히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게
난 덕임이 유언 앞뒤문맥이 서로 안 맞아서 아직도 이해가 잘 안 가.. "다음 생애에선 옷깃만 스치고 지나가달라" 이거하고 "널 원망하는게 아니다 후궁도 내가 선택해서 된거다 도망치고 싶었으면 진작에 도망쳤을거다" 이거랑 의미하는 바가 정반대 아냐? 다음 생애에 서로 평민으로 만날 수도 있고 어떤 신분으로 만날지 모르는 일인데 대뜸 옷깃만 스쳐지나가달라 하더니 널 원망하는건 또 아니라하고..ㅠㅠ 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