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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한지평은 일찍이 가족을 여의고 혼자 떠돌아다니던 중 원덕(김해숙)을 만나 그의 도움으로 고등학교까지 무사히 졸업했다. 그는 원덕의 부탁으로 그녀의 손녀 딸 달미(배수지)를 위로하기 위해 '남도산'이라는 이름을 빌려 편지를 썼다. 원덕과 헤어진 후 어른이 된 차도 벤츠를 비롯해 여러 대를 소유, 한강 뷰 아파트까지 가진 자수성가의 표본이 됐다.
김선호는 박혜련 작가의 대본 덕분에 한지평에 대한 고민을 조금은 덜 수 있었단다. "내가 인물의 서사를 만들어갔다기보다는 대본에 서사가 너무 잘 쓰여있어서 대본을 보고 어떻게 연기할지 고민했던 것 같다.
조금 더 노력하고 고민한 게 있다면 남다름(아역 한지평) 군과의 연기를 고민했다. 실제로 슬픈 장면을 찍을 때 감독님과 남다름 군의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보고찍었다. 말투라던지 디테일을 고민했다. 남다름 군이랑 나랑 같은 사람이니까 보시는 분들께서 한 인물에 담긴 서사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시고 이입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한지평은 극 중 서달미와 재회한 후 그녀를 짝사랑하는 인물. 반면 달미 할머니 원덕과는 진짜 친손자 못지 않은 케미를 선보였다. 원덕은 한지평을 '순딩이'라고 불렀다. 대선배 김해숙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김선호는 김해숙과 만난 첫날 걱정이 녹아내렸단다.
"워낙 오래전부터 TV를 통해 많이 뵈었고, 혹시나 내가 선배님 연기에 누가 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많았다.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 선배님께서 오시자마자 모든 스태프들에게 웃으면서 인사해주시고 안부를 물으시는 걸 보는 순간 걱정이 녹아 내렸다(미소). 저한테도 참 다정하게 대해주시고, 같이 연기해주시고, 고민해주시는 모습들에서 '아 선생님이 언제나,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이유가 있구나' 느꼈다.
하루에 감정씬들을 몰아서 찍은 적이 있었다. 하루동안 가슴 아픈 장면들을 몰아서 촬영하다보니 기억에도 남기도 하고, 그 날 촬영을 마치고 '와 다 찍었다. 하얗게 불태웠다'라는 생각도 했다.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선배님 덕분에 하루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고, 정말 많이 배웠던 시간이었고, 평생 남을 장면인 것 같다."
반면 달미를 짝사랑하지만 달미의 진짜 사랑은 남도산(남주혁)이었기에, 한지평은 달미 곁에서 그를 지켜주고 몰래 돕는 '키다리 아저씨'를 자초했다. 이에 매회 지평은 눈망울이 젖어있기 다반사. 그러다가 폭발하면 차안에서나, 자신의 집에서 눈물을 쏟아내 보는 이들에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에 '영앤리치' 한지평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관련 짤이나 영상이 많이 돌아다녔다. 특히 일명 '샤넬가방 던지면서 엉엉 울고싶다'라는 유명한 짤의 실사판으로 불렸다. 김선호 역시 이런 글들을 접해봤단다.
"주변에서 알려주셔서 접해봤다. 너무 웃기고, 센스 있더라(웃음). 나도 지평이를 연기하며서 신기했던 점이 무광 벤츠다. 원 없이 벤츠에서 울어보고 소리친 것 같다. 감정씬이 유난히 많았지만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눈물씬은 단연 원덕과의 장면이다. 원덕 할머니가 눈이 멀었을 때 어린 아이처럼 정말 엉엉 울었던 장면이 기억에 참 많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