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Extra Form

<하재근의 이슈분석> 기억할 만한 신선한 상상력을 보여준 작품


0002307530_001_20190124082311215.jpg?typ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종영 후 공분이 일면서 역대급 비난이 터졌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일제히 분통을 터뜨리면서 송재정 작가를 공격했고, 다시는 송재정 작가의 작품을 보지 않겠다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이 작품이 그렇게 비난 받을 수준인지는 의문이다.


이 작품은 증강현실로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사람이 실제로 죽고, 죽은 사람이 게임 캐릭터로 살아나 주인공을 공격하는 장면에선 거의 경악할 지경까지 됐다. 한국 드라마로선 보기 드문 상상력이었고 신선한 장면이었다. 매 주 다음 회를 기다리게 하는 이야기의 힘도 있었다. 이 정도면 기본은 훨씬 넘은 성취라고 할 수 있다.


막판에 실망이 컸던 것은 초반에 너무 큰 기대를 했기 때문이다. 역대급 충격과 재미였기 때문에 엄청난 기대가 생겨났는데 후반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실망이 커졌다. 그래서 망작이라는 비난이 쏟아진 것이다. 드라마 평균적 재미와 완성도가 30 정도라고 했을 때 이 작품은 처음에 90을 기대하게 했는데 끝나고 종합해보니 60 정도가 됐다. 이 정도면 100에 비해 실망스럽긴 해도 매도할 수준은 아니다.


회상 장면의 남발도 지적받았다. 그건 이 작품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과 연관이 있었다. 이야기를 시간 순서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결과 먼저 보여주고 그 과정을 각자의 관점으로 표현했다. 그러다보니 자꾸 과거로 돌아갔던 것인데 이것은 회상의 남발이라기보다 그냥 작품의 서술 특성이라고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거기에 더해 인물의 속마음을 일일이 영상으로 보여준 것이 문제였다. 주인공이 우는데 그렇게 감정이 차오르게 된 과거 기억을 다 보여주고, 어떤 대사를 하면 그 대사와 이어진 앞 대사 장면을 다시 보여주고, 이런 식의 설명이 과도했다. 그런 정도는 시청자가 알아서 추측하게 놔뒀어야 했다. 이런 와중에 진짜 회상 장면까지 더해지니 ‘회상 지옥’ 같은 느낌이 든 것이다. 이 일로 시청자가 과도한 과거 장면 재생을 호환마마보다 싫어한다는 것을 작가가 깨달아야 한다.


시청자가 실망하고 화가 난 가장 큰 이유는 충격적인 게임 설정의 이유가 설득력 있게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놀라운 설정으로 충격을 줬으면 그 이유가 나와야 했다. 설정이 경악스러울수록 시청자는 설명을 갈구했는데 그게 마지막에 거대한 실망을 잉태했다. 평화 캐릭터인 엠마 주위에서 실제로 칼부림이 일어나 버그가 생겼다는 식의 허술한 설명은 차라리 안 하니만 못 했다.


다음부터는 제대로 된 설명을 할 수 없다면 아예 설명에 대한 기대 자체를 차단하는 방법을 고민할 일이다. 그러니까 이번처럼 사람들이 시원한 설명을 잔뜩 기대하게 만들었다가 막판에 실망시키지 말고, 대놓고 처음부터 ‘왜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신비하게 그렇게 됐다’고 정해놓고 시작하는 것이다. ‘나인’에서도 향을 태우면 과거로 돌아간다는 황당한 설정이 나왔지만 시청자는 설명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냥 신비로운 향이라고 정해놨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예컨대, 시작할 때 세주가 프로그램 짜는 중에 괴이한 번개가 치든 해서 게임에 신비로운 힘이 들어갔다고 ‘묻지마’로 정해놨으면 시청자가 설명을 기대했다가 실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판타지로 받아들인다.


기본 설정에 대해선 그렇게 단순하게 넘긴 다음에, 그렇게 신비로운 힘에 의해 생긴 새로운 세계관에 대해선 치밀하게 논리적으로 구성하고 그 내용을 설명해야 한다. 이 작품에선 막판에 정작 버그의 출발점인 마르코 등은 정리되지 않고, 재가 된 현빈이 살아있는 등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이 나타났다. 이런 세부적인 부분을 치밀하게 구성하고 설명해줘야 시청자가 작품을 뛰어난 명작이라고 느낀다.


또, 주변 인물들을 병풍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조금의 능동성을 부여하는 것이 극의 활력을 강화한다. 민폐 답답 세주와 눈물바람 희주가 능동적으로 유진우와 협력해 사람 죽이는 게임으로부터 세상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결국 유진우가 스스로 희생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내용이었으면 시청자가 보다 만족했을 것이다.


이런 아쉬운 부분들이 있지만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기억할 만한 신선한 상상력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송재정 작가는 여전히, 한국에서 가장 차기작이 궁금한 작가 중의 한 명이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 tory_1 2019.01.24 11:29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9/12/19 08:46:43)
  • tory_2 2019.01.24 11:34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9/02/23 19:22:31)
  • tory_27 2019.01.24 16:59
    22222
  • tory_3 2019.01.24 11:36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목만 보고 웃음 나왔다ㅋㅋㅋ
  • tory_4 2019.01.24 11:41
    진부해도 유치해도 앞뒤가 맞아야지 판타지는 세계관이 중요한대 그게 하나도 안맞고 기준이 없어서 그런거잖아 그거 뭐라고하는건데 ㅋㅋㅋㅋㅋ
  • tory_5 2019.01.24 11:42

    나 진짜 이런 설정 붕괴에 나름 관대한 사람인데 이 드라마는 진심 아님ㅋㅋㅋㅋㅋㅋㅋ 용납하고 넘어가게 하는 것도 작가 역량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뭐 너무 걸리는 게 많아서 드라마에 이입이 안됨 

  • tory_6 2019.01.24 11:46

    이거 티비캐스트 배너 표정도 바뀌었더라 나 잘못 본 줄 알았는데

    밝은 표정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바뀜 ㅋㅋㅋㅋㅋ

  • tory_7 2019.01.24 12:02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19/04/03 13:48:35)
  • tory_8 2019.01.24 12:05
    소재는 좋았다는 것도 최고급 생선을 사다가 머리랑 몸통은 갖다 버리고 꼬리만 라면에 넣어 먹은 격.....
    설정이야 뭐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고 끝까지 아무 것도 없었고 주인공도 끝에 가선 없고 에휴
  • tory_9 2019.01.24 12:07
    치밀하게 논리적으로 구성하고 그 내용을 설명해야 한다. >>>>>>>>>>> 재정이한테 너무 많은걸 바라지마
  • tory_10 2019.01.24 12:10

    질타할 일이다 

    앞부분은 나름 좋았는데도 복습도 못하겠고, 그냥 기억을 싹 지워버리고 싶은 수준인데? 

  • tory_11 2019.01.24 12:14

    응 외치며 들어옴, 말이라고....질타로 끝나는걸 다행인줄 알아야지..

  • tory_12 2019.01.24 12:49

    응 재정아 절필해

  • tory_13 2019.01.24 13:00

    돈을 100억을 투자받아놓고 할 말이니 

  • tory_14 2019.01.24 13:10

    응 이렇게 질타해야 할 일.

  • tory_15 2019.01.24 13:12

    그렇게 질타할 일이다.

  • tory_16 2019.01.24 13:21
    아니 큰 기대를 한게 아니고 마법이든 뭐든 설명을 해줘야지 이건ㅋㅋㅋㅋㅋㅋ W는 그래도 의지, 변수라고 말은 던져줬는데 알함브라는 너무하잖아
  • tory_17 2019.01.24 13:32

    결말은 피폐물이라고 생각하거나 해피엔딩으로 행복회로 돌린다치지만 대본 내용부실은 어쩔거냐 회상의 회상까지넣고 장면반복으로 때우는건 욕쳐먹어야해 200억예산으로 이게 맞다고 생각하냐 내가 투자자였으면 멱살잡았다 ㅋㅋㅋㅋㅋ

  • tory_18 2019.01.24 14:11
    질타로 끝나는 걸 다행으로 여겨라
  • tory_19 2019.01.24 14:33
    글 진짜 못썼다...ㅋ
  • tory_20 2019.01.24 14:40
  • tory_21 2019.01.24 14:56
    재정이 친구가 써줬나
  • tory_22 2019.01.24 15:08

    질타할일이다.

  • tory_23 2019.01.24 15:39

    어 질타할 일이다.

  • tory_24 2019.01.24 16:14

    재정이니?

  • tory_25 2019.01.24 16:23
    진부해도 앞뒤는 맞고 최소 신비한 일이지만 시청자가 이해할 수 있는 서사는 줘야되는데 알함브라는 그게 없다 없어 없다고!!!!!!!!!!!!!
  • tory_26 2019.01.24 16:27
    질타할 일이다ㅇㅇ 송작가는 절필하라는 소리를 마땅히 받아들여야 할 것
  • tory_28 2019.01.24 17:00

    질타할 일이지 암 그렇구말구

  • tory_27 2019.01.24 17:00
    재정이 친구니?
  • tory_29 2019.01.24 20:41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일시: 2022/03/08 23:59:55)
  • tory_30 2019.01.24 22:01
    미친거아닌가
  • tory_31 2019.01.24 23:44
    차기작 안 궁금
  • tory_32 2019.01.25 11:37

    내인생최악의드라마다재정아

  • tory_33 2019.01.27 04:36
    응아냐 재근아...신선한 소재로 맥락 개나 주는건 한번으로 족해 소재의 창의적임은 전작이나 비등했고 이야기 짜임 전개는 전작보다 훨씬 못했는데 어디서 뭔 뽕을 맞아야하죠 딱히 챙겨보는 배우들 아니었고 재정이 이름 하나 믿고 드라마 본 나는 열통터짐ㅠ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날짜 조회
전체 【영화이벤트】 7년만의 귀환을 알린 레전드 시리즈✨ 🎬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예매권 증정 68 2024.04.23 1377
전체 【영화이벤트】 F 감성 자극 🎬 <이프: 상상의 친구> 예매권 증정 57 2024.04.22 1475
전체 【영화이벤트】 두 청춘의 설렘 가득 과몰입 유발💝 🎬 <목소리의 형태> 시사회 15 2024.04.16 4399
전체 디미토리 전체 이용규칙 2021.04.26 566289
공지 ★불판에서 원작이야기 및 스포 하지마세요★ 2018.06.22 139406
공지 드라마 게시판 규칙 2017.12.17 186802
모든 공지 확인하기()
734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빗속연출진짜..ㄹㅈㄷ 4 2023.01.15 1574
733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나인 인남 윰세 재밌었으면 이것도 추천이야? 17 2022.06.21 673
732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연속방송해주길래 8, 9회 보는 중 8 2020.07.24 594
731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드라마가... 설명 없이 급전개하다 끝났어..... 24 2020.05.29 976
730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다 몰아봤는데 작가 여주캐 너무너무 못써서 한숨나옴 ㅋㅋㅋㅋㅋㅋㅋㅋ 6 2020.05.08 439
729 완자 알함브라궁전의추억) 유진우 대사 찰지게 치는 현빈 8 2020.03.05 681
728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현빈처돌이 됐는데 이거 볼만 하겠어? 31 2020.02.25 778
727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이거 재밌니?? 여주불호를 극복하고 볼수 있을까? 32 2020.02.12 976
726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시종일관 불편하지만 황홀한 들마야 14 2020.02.09 1041
725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이거 방영당시에 인기 어땠어??? 34 2020.02.04 1105
724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이거 볼만하니? 22 2020.01.22 620
723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처음봤는데 나랑 정말 안맞나봐..5회까지 보고 하차한다. 14 2019.12.25 883
722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불시착 보기 싫어서 알함 복습 중인데... 22 2019.12.19 1446
721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6, 7, 8회 진우희주씬은 진짜 레알이다ㅜㅜ 9 2019.12.16 627
720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다시 생각해도 열 받는다 5 2019.12.10 784
719 완자 알함브라궁전의추억) 여기서 현빈 비주얼 미쳤었다 증말.. 21 2019.12.10 1321
718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초반이 너무 재밌다.. 13 2019.05.11 791
717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여기서 매드클라운 동생 너무 캐릭터랑 찰떡이다 ㅋㅋㅋㅋ 12 2019.05.05 1200
716 잡담 알함브라궁전의추억) 현빈 여기서 정말 존잘이구나... 21 2019.05.05 1306
715 기사 알함브라궁전의추억) 송재정 작가 "알함브라 시즌2 원해...차기작도 게임 소재" 55 2019.04.25 1804
목록  BEST 인기글
Board Pagination 1 2 3 4 5 6 7 8 9 10 ... 37
/ 37

Copyright ⓒ 2017 - dmitory.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