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글 https://www.dmitory.com/kdrama/167930977
드디어 다 봤는데.... 보는 내내 이거 왜 보고있나 생각 많이 했지만 결국 다 보긴 했다
이전글에서도 썼지만, 피노키오 자체를 시작한 이유가 너목들을 너무 좋아해서였는데
그냥 다 보고 나니.... 너목들 쓸 때 박혜련은 신내림 받은게 분명하단 생각만 하게 됨 ㅠㅋㅋ
일단 캐릭터들이 대체로 아쉬웠어.
기본적인 서사나 소재, 남여주 관계 같은 건 진짜 매력적이라 생각함.
언론의 선동에 의해 희생당한 남자주인공 가족과 그 언론을 주도한 사람의 딸.
원수를 사랑한 남자주인공의 복수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
소재는 맘에 듦. 심지어 남여주 둘이 가족으로 살아온것까지 나한테는 너무 좋은 포인트였음
근데 음....
저 소재와 서사를 완성하기 위해 캐릭터들을 끼워맞춘다는 느낌이 너무 강했어.
하명이가 인하를 사랑하게 된 과정이 일단 잘 이해가 안됐음.
학생 때 유일하게 자길 믿어준 인하... 이게 원수의 딸을 사랑할 정도로 강했나? 싶기도 하고
차라리 이미 속수무책으로 인하를 사랑하게 된 뒤에 인하가 원수의 딸이란 걸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함.
피노키오는 너목들보다 로맨스 비중이 더 크다고 느꼈는데
이 로맨스가 납득이 안되니까 보는 내내 좀 힘들었음. 결말까지 다 보면 바뀌지 않을까 했으나 여전히...
인하는 하명이에 비해 서사가 너무 약해서 별로였어.
차라리 인하한테 좀 더 강렬한 서사가 있었더라면 인하 캐릭터가 더 좋아보였을 것 같은데
마냥 착하고 열심히 하고 정의로운 인하는 다채로운 하명이 캐릭터에 비해 매력없어보였음.
너목들에서는 수하도 혜성이도 서사가 확실했거든.
수하 서사는 하명이에 비해 약했지만 그래도 민준국과의 서사, 짱변과의 서사는 분명히 있었고
혜성이는 나일롱 변호사에서 진짜 변호사가 되는 성장서사에 민준국과 얽히면서 어머니를 잃는 이야기도 있었고
비슷하게 서사가 주어졌다면 피노키오는 너무 남주 몰빵.....
인하의 성장을 송차옥과 연결해서 보여주려는 것 같았지만 다 애매했어
차라리 아예 인하가 진짜 내부고발자가 되었더라면 어땠을까 싶고
오히려 인하의 이야기를 송차옥과 함께 가져가면서 애매해진 느낌.
송차옥이 부정을 저지르다가 모든 걸 내려놓고 자기 죄를 짊어지고 가는게 더 돋보였거든...
아무튼 여러모로 인하 캐가 너무 너무너무 아쉬웠음.
이전 글 두번째 대댓에서 남겼던 18화 장면은 충격적으로 별로였고.... 왜 여주에게 그런 장면을 주었는지 ㅠ;
그리고 서사에 캐릭터를 끼워맞추는 것 같다는 생각을 제일 강하게 한 건 범조 때문이었음.
범조가 인하를 좋아하게 된 게 인하 문자를 받으면서 관심이 생겨서... 였는데 일단 이게 1차로 크리피했는데
보다보니 범조라는 캐릭터는 그냥 박회장-송차옥 커넥션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였구나 그래서 캐릭터가 이렇게 애매하구나 싶더라고
크리피한 등장과, 중간에 계속 하명이한테 급발진하면서 화내는 장면들 때문에 계속 범조 너무 별로라고 생각했거든
너목들에서 섭남 그렇게 잘 썼던 박혜련이 맞나... 생각했는데, 범조 캐 자체가 성의있게 조형된 느낌은 아니었음.
차라리 범조가 진짜 박회장한테 녹음한 정보들을 모아서 하명이랑 인하가 사건 터트리는데 도움을 줬다면 모를까 그것도 아니고.
이래놓고 마지막 박회장 끌어내리는 카운터 역할은 범조가 한 건 또 별로였음....
하명이와 인하가 아무리 노력해도 다 철통방어 하던 박회장 철창에 보낸게 범조라서 ㅋㅋㅋ
과연 하명이의 완전한 복수가 이루어진게 맞는지.... 싶었음ㅋㅋ
뭐 하명이는 복수같은거 이제 생각 안한다 했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결국 주인공이 이뤄낸 건 뭐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제일 악역이었던 박회장이 '어머니'로서 '아들'때문에 폭주해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별로였어.
좀 더 멋들어진 악역이면 좋았을텐데 하필 어머니의 어쩌구... 를 보여준게 좀.
아 후반에 범조가 자수하러 가기 전에 "어머니가 이렇게 고단하게 일하시는걸 나는 몰랐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이건 진짜 좀 어이없었음....
박회장 캐릭터는 그냥 자기 욕망(돈)에 따라 악행을 저지른 사람 아니었나?
그런 사람을 갑자기 고단하게 일한 사람... 으로 표현하는게 별로였어. 물론 아들인 범조 입에서 나온거라지만
왜 이런식으로 갑자기 박회장을 포장하는거지? 하는 생각이 좀 들었음.
너목들에서 민준국도 마지막에는 포장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민준국은 어느정도는 사회구조에 의한 피해자이기도 해서 납득됐고
그런 장면들을 보여주면서도 "살인을 택한 것은 온전히 민준국의 잘못이고 변명할 수 없는 죄다" 라는 말을 해줬는데
여기선 그렇지 않아서 좀 껄끄럽게 느껴졌음.
오히려 "살인을 택한 건 내 잘못이다" 라는 대사를 재명이가 하고 있어서 어이없었음;ㅠ
박회장은 아들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고 누리게 하기 위해 고단하게 일한 엄마로 말했으면서.....
그밖에도 여러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암튼 크게 메인 럽라랑 범조 캐릭터, 악역 사용이 너무 아쉬웠어.
대신 좋은 부분은 재명하명 형제 서사. 이건 진짜 좋았어
흥미있게 본 것도 재명이 체포될 때까지였음ㅋㅋ
하명이는 하명이대로 형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건 자기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재명이는 자기때문에 하명이를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고
서로 자기 때문이라 자책하면서 서로를 아끼고 보듬는 이 형제가 자꾸만 눈에 밟히더라....
내심 재명이가 진짜 살인을 저지른 건 아닐거라 바랐지만
재명이 스스로 하명이에게 자수하고, 하명이가 그런 형을 고발하면서 둘이 함께 송차옥에게 펀치를 날린 건 너무 좋았음.
이때가 제일 재밌었다 정말....
그 뒷부분은 사실 이야기가 좀 너무 길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함.
20부작인데 16~18부작으로 끝낼 수도 있었을 것 같음.
그리고 송차옥 캐릭터!
사실 반성하는 캐릭터가 될 거라는 것은 예상했지만, 예상대로의 전개라도 깔끔하고 좋았어.
그리고 범조가 마지막 카운터를 넣는게 아니라 송차옥이 깔끔하게 내부고발자 돼서 끝내는 것도 좋았을 거 같고...
물론 후반에 송차옥이 하명이한테 "박회장에게서 대답을 이끌어내기 위한 질문을 던져라" 할 땐
어린 하명이랑 재명이 추궁하던 송차옥 오버랩돼서 좀 짱났지만ㅠㅋ....
진경이 연기를 정말 잘하고 이미지도 어울려서 송차옥 나오는 장면들 다 즐겁게 봤네
메인 캐릭터는 아쉬운 점 많았지만 조연들은 정말 좋았어. 기자들도 좋았고 찬수도 좋고 인하 아버지 할아버지도 좋고
조연 캐릭터 잘 만든거 보면 박혜련이 캐릭터를 잘 만드는게 맞긴 한데...ㅠ
아 그리고 이종석 연기ㅋㅋ 중반에 형이랑 붙는 씬들이 최고였음.
사실 초반에는 이종석 힘준 발성이 너무 별로라;;; 당황했는데 이건 나중에 나아졌고
중반에 형이랑 붙는 감정씬들은 다 좋았는데
후반에는 그런 감정표현할 씬이 별로 없어서 그런가 연기 볼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음.
암튼.... 겨울에 잘 어울리는 작품이긴 한듯. 조수원 화면은 역시 깔끔하구 좋았어.
솔직히 난 송차옥 결말도 별루였어
한집안 망하게 해놓고 잘살어... 존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