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드라마나 연극보다는 주로 영화를 많이 보는데,
어떤 영화는 n차 찍고 보고 또 보고 이런 영화가 있는가 하면,
어떤 영화는 딱 한번 봤는데도 영화 그 자체, 극장 분위기, 그리고 몰입했던 내 상태 등등이 하나가 되어서, 정말 잊지 못할 기억이 되는 영화가 있거든.
사실 전자는 약간 덕질? 하는 느낌이 있는데 후자는 그냥 그 한편의 영화를 본 시간 자체로 완벽했던, 그 자체로 이미 완성된 경험이 된 영화들이거든.
나한테 이 카이로스는 딱 후자같은 드라마임.
이거 왜 봤냐면 황후의 품격 보고 카톡개한테 낚여서 다른거 뭐 있나 찾아보다가 평 좋길래 봤는데,
황품은 정주행 하긴 했지만 사실 다 보고 나서도 황제랑 황후 붙는 장면만 계속 돌려보고 또 보고 이랬는데, 카이로스는 그게 안됨. 모든 장면이 다 연결되어 있고 그때 느낀 내 감정도 다 연속적이라 특정 부분들만 추억하는게 어려워. 두꺼운 소설책 한권 첫 장을 펼쳐서 읽기 시작했는데 정말 정신없이 읽어서 날밤새고 해뜨는거 보면서 마지막 장 딱 덮게 되는, 그런 느낌이야...
물론 아쉬운 부분 분명히 있음.
중반까지는 다빈이 유괴 사건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유중건설 얘기가 조금씩 나오다가 후반부 되면 이제 유중건설 쪽으로 이야기가 넘어가잖아. 중반까지 빌런(?)역을 담당했던 서도균이나 강현채가 사실 후반부 지나가면서 되게 애매한 느낌이 되버려서, 분량은 많은데 이야기의 쫄깃함에 도움이 된다기 보단 오히려 짜증을 유발하는ㅋㅋㅋ
처음엔 자꾸 아무말 안하는 애리엄마가 되게 답답 고구마였는데 생각해보니 오히려 애리엄마는 그래도 현실적인것 같았어.
사실 유회장도 최종 빌런이라고 하기엔 쬐끔 어설픈 면도 있고ㅋㅋ 연기적으론 포스 쩔었지만.
그래도 두 주인공이 넘나 똑띠라 나머지 고구마 및 짜증 유발 상황들을 잘 해결해 나가 줘서 너무 좋았어.
완벽한 드라마는 아니고, 전반적으로 조금씩 허술한 부분이 있는데, 제일 좋은건 그 허술한 점이 나름 고르게 퍼져 있다는거?
그러니까 초반에 완전 힘주다가 끝에 가서 흐지부지해지는게 아니라, 전반적으로 만드는 사람들이 어떤 기준을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열심히 만들었다는 느낌을 주는 그런 이야기라 좋았어. 제작진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확실하게 있었던 것 같고 그걸 위해서 마지막까지 중심을 잡고 나갔다는게 느껴지는 드라마였음.
황품도 그랬는데, 이 드라마도 여기 맨 처음 글부터 검색하면서 하나하나 다 보고 있는데 완전 웃겨ㅋㅋㅋ
내가 정주행 하면서 느꼈던 감정들 다 고대로 느껴지고ㅋㅋㅋㅋ 이실장 화난 햄스터...? 아무튼 그거 보고 빵터짐ㅋㅋㅋㅋ
보니까 비슷한 드라마로 365, 라온마, 비숲, 시그널 이런게 언급되던데 내친김에 하나씩 다 봐야겠다.
웨ㅇㅂ 결재한거 나름 뽕 뽑겠구나ㅋㅋㅋ
비슷한류인 365 진짜 꿀잼이니까 꼭 봐줘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