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 '카이로스'에 그저 아쉬운 점은 낮은 시청률이다.
'카이로스'는 질 좋은 각본, 쫄깃한 연출, 연기자들의 열연까지… 일명 '웰메이드 삼박자'를 갖춰 거듭된 회차 내에서 완성도 높은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그럼에도 시청률의 반등은 좀처럼 쉽지 않아보인다. 드라마는 초반 3%에서 시작해 '떡밥'이 풀리는 크라이막스에 다다른, 지난 8일 방송된 12회차에도 2.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큰 변동없이 기존 수치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르물 마니아인 일부 시청자들은 '카이로스'에 '올해 원톱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아끼지 않고 있다. 먼저 입봉작이라는 말이 무색한 이수현 작가의 탄탄한 대본을 들 수 있다. 마치 '미드'를 연상케하듯 주인공을 극한의 위기로 몰아넣는 전개와 배우 남규리, 안보현 그리고 신구까지 예상치 못한 악역 캐릭터들의 등장도 매우 신선하다. 또한 타임슬립물에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짜임새 넘치는 얼개, 타임라인 디테일 그리고 '떡밥 수거'까지 빠짐없이 짚어내고 있다.
매회 '엔딩 맛집'이라고 불릴 만큼 맺고 끊김이 명확한 연출력은 극본에 더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깊이 끌어내는 배경음악 또한 화룡정점이다.
그러면 무엇이 문제였을까? 드라마 평론가 은구슬은 '초반 시선잡기 실패'와 '드라마 시청의 패턴 변화'라는 두 가지 요인을 꼽았다. 먼저 '카이로스'라는 언뜻 와닿지 않는 제목(그리스 어원으로 '기회'라는 뜻) 탓에 초반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시청률 20%를 웃돌고 있는 김순옥 작가의 신작 SBS '펜트하우스'와 다소 겹치는 시간대 편성도 간과할 수 없는 지점이다. 또한 시청자 유입도를 높여야 하는 초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생중계 시간과 겹치는 바람에 세 번의 결방을 피할 수 없었던 사정도 드라마에게 뼈아픈 악재가 됐다.
또한 은 평론가는 "요즘 시청자들은 하이라이트나 '짤영상'으로 드라마를 접하는 패턴에 익숙하다. 복잡한 스토리 라인을 가진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중간 유입이 쉽지 않다는 맹점을 갖고 있다. 장면마다 의미가 숨겨져있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카이로스'는 각잡고 정주행을 요하는 드라마다. 오히려 언제든 볼 수 있는 OTT 사이트의 작품이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반응을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드라마의 재미와 작품성을 시청률 수치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요즘이기도 하다. '카이로스'가 '용두용미'로 마무리된다면 재평가의 카이로스(기회)는 얼마든지 존재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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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사야 좀 잘 해봐... 답답해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