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 마리랑 고모랑 식사할 때, 마리가 그러잖아.
유진한 걱정 안되냐고, 난리 났다 뭐 그런 식으로 근황 이야기 전달하는데...
난 여기서 혜준이가 나랑 상관 없다든가, 죄값을 치러야 한다든가 그런 냉정한 이야기만 하지 않고 입 다물고만 있어줘도 감지덕지였거든?
근데 거기서 한다는 대답이...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대....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세상에... 그, 그... 공명정대의 화신인 혜준이 입에서 나온 말이 맞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국부유출의 주범이자 경제사범으로 검찰에 쫓기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 지금 자기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다고......ㅠㅠㅠㅠㅠㅠㅠ
혜준이의 대쪽같은 성격 생각하면 이건 진짜 빼박이다 싶더라.
이거 뒤집어서 말하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입장상 그럴 수 없다는 거 잖아ㅠㅠㅠㅠㅠㅠㅠ
게다가 옆에서 고모가 나쁜 놈 아니냐고 한 마디 하니까 마리가 그건 그거고, 사람으로서 그냥 곁에 있어 줄 수는 있지 않냐는 뉘앙스로 답하잖아.
여기서 감이 파파팟 오더라. 아, 유진한이 어떤 죄를 지었고 앞으로 어떤 값을 치르더라도 혜준이가 묵묵히 기다려주고 받아들여준다는 거구나 하고ㅠㅠㅠㅠㅠㅠ
그 전까지는 혜준이의 성격상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고, 국익에 해가 되는 놈하고는 스스로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는 잘 되기 힘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 장면 덕분에 자신의 일과 소명을 다 하며 스스로를 관철하면서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유진한이 돌아올 자리가 되어주는 미래가 너무 가능해져서... 이건 그냥 나한테 어떻게 하면 유진혜준이 성립 가능한지를 공식에서 설명해주는 씬 같았어ㅠㅠㅠㅠㅠㅠ
거기다가 확인사살로 예의 공항 전화씬까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전화 받았을 때, 유진한이 자기 한국 아니라면서 벌써 도망갔다고 하잖아.
거기에 대고 혜준이가 한 첫 말이, 안심했다는 거였는데.... 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시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거야말로 진짜 혜준이 찐사랑 인정 해줘야 하는 발언 아니냐구ㅠㅠㅠㅠㅠ
그 대쪽 같은 혜준이 성격에2222222 지금 경제사범이 도망갔다고 하는데 안심이래잖아ㅠㅠㅠㅠㅠㅠ 공익<사익이 유일하게 혜준이 안에서 앞섰던 장면이 아닐까 싶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솔직히 유진한이 다시 돌아올 거라고, 더 강해져서 찾아올테니 그 때까지 잘 있으라고 인사하는데 무슨 둘이 우리한테 숨기고 프라이빗하게 사귀던 사이였는줄....;;;;;
거기에 대해 딱히 의문을 품거나 의아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한유진 씨로 이어지는 혜준이의 발언에 나 진짜 숨 멎었다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이랬으니 유진한은 오죽했겠어ㅠㅠㅠㅠㅠㅠ
아까 어떤 톨이가 이 때 이 타이밍에 굳이 혜준이한테 전화 걸은 건 대놓고 자길 붙잡아달라는 거 아니냐고 했었는데, 나도 딱 그렇게 느낌...
더 돌이키기 어려워지기 전에, 스스로 자신이 가야할 방향을 혜준이를 통해 확인받고 싶었던 건지도 몰라 무의식 중에......ㅠㅠㅠㅠㅠ
어쩜 얼굴 한 번도 안 보고 말 몇 마디 나눈게 다인데... 그 다만 몇 마디의 말에 마음이 사르르 녹아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내 도망자 신세로 숨어 다니며 어딘가 초췌하고 초라해 보이던 유진한이 혜준이의 말로 다시 본래의 자신감과 생기를 되찾는 모습...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아...ㅠㅠㅠㅠㅠ
그래도 그동안 유진한이 쌓아온 멋있는 빌런의 이미지를 깨뜨리지 않으려고 감옥 들어가고 지지고 볶고 뭐 이런 내용은 다 생략해버린 것 같은데 제작진 진짜 고맙다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
당최 예쁘게 무너지는게 상상이 안 갔는데, 상상할 필요도 없이 알아서 컷해줬엌ㅋㅋㅋㅋㅋㅋ
난 혜준이 마음이 이렇게 땅땅 나와준 것만으로 이제 충분히 행복회로 돌리면서 무한동력 착즙기 가동 가능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