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에게 악귀라고 하며 악담을 퍼붓던 황진사가 묻는다
"마음만 먹었으면 나 하나 쏴죽이는 건 일도 아니었을 터. 이렇게 살려보내는 연유가 무엇이냐?"
"고민을 해봤는데, 아무래도 직접 보시는 것이 나을 듯 싶어서요."
헛웃음 짓는 황진사.
"내가...무슨 꼴을 더 봐야한다는 것이냐?"
"명심 아씨께서,"
"악귀의 배필이 되시는 것입니다."
(ㅅㅂ)
그리고 이 선전포고에 당황한 황진사는 명심을 빨리 다른 곳에 시집보내려고 매파를 불러들이지만....
"싫습니다. 파혼한지 얼마나 됐다고 매파를 들인단 말입니까?"
"그럴 만한 사정이 있어 이러는 것이니, 따르거라."
"싫다 하였습니다."
"한때나마 백년가약을 맺었던 정인이 지금 사지에 있습니다. 헌데, 소녀더러 다른 사내의 아내가 되라니요?"
"이는 금수만도 못한 짓입니다."
자리를 떠버리는 명심......
방으로 돌아온 명심아씨는 무언가를 꺼내봄
바로 이현이 예전에 손에 꼭 쥐어줬던 정표, 탄피
'탄피라는 겁니다. 보이는 건 이처럼 다 껍데기입니다.'
'아씨께서 보아오신 것도 제 껍데기. 그 속의 저는, 아씨께서 생각하시는 것 이상으로 훨씬, 강합니다.'
꼭 돌아오겠다던 약조를 되새기는 명심아씨와
명심아씨가 함께 싸우겠다며 보낸 매화 저고리를 이번에도 가져온 이현
매화가 수놓인 곳을 어루만지는 이현의 손과
탄피를 꼭 쥐는 명심 아씨의 손
매화를 쓰다듬던 이현은
긴 한숨을 내쉰다
출처: 더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