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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경력 5년인 배우 남주혁(25)에게도 칭찬이 쏟아진다. 그가 연기한 준하는 자신만만한 기자지망생으로 등장해 젊은 혜자를 설레게 한 또래 청년. 하지만 누구보다도 힘든 처지가, 꿈을 이루는 대신 뜻밖의 일을 하게 된 모습이 드러나 혜자를 안타까움에 빠뜨렸다.
청춘의 자신감부터 자괴감까지 절절하게 그려낸 남주혁의 연기는 주변에서도 놀라는 모양이다. 마지막회 방송을 앞두고 19일 오후 만난 그는 "무슨 특별한 계기가 있었냐, 연기 선생님이 누구냐, 주변에서 다양한 얘기를 듣고 있다"고 했다. 연기 칭찬에 대해 "제가 잘했다기보다 너무 좋은 선배님들, 감독님을 만났기 때문”이라며 "좋은 선배님들과 일하는 게 행복했다. 매 순간 촬영장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젊은 혜자, 늙어버린 혜자와 고루 호흡을 맞췄는데.
"1, 2부에서 젊은 혜자가 만난 준하는 너무 힘든 인생을 살고 있던 와중에 혜자가 들어와 속마음을 얘기하고 인생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친구가 생긴 것이다. 마음의 벽이 허물어졌다. 아무리 짧은 인연이라도 많은 걸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혜자(한지민)가 갑자기 사라지고 다시 마음의 문이 닫혔는데, 나이든 혜자(김혜자)가 말을 걸고 친한 척 하니까, 준하로서는 처음 보는 할머니가 왜 그러지 하는 마음 그대로 연기했다. 특별히 준비하기보다 상황이 흘러가는 대로, 다 열어 놓고 연기했던 것 같다."
기자가 되려던 준하가 일하는 홍보관은 사실상 노인들 등치는 곳이다.
"참 안타까웠다. 유일하게 의지하며 살았던 할머니마저 돌아가시고, 세상이 왜 이럴까 절망 속에 빠지고. 홍보관에 있을 때는 이 친구가 정말 삶을 포기하려 하는구나 싶었다. 근데 타고난 심성이라는 게 있잖나.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잘하려고 하는 준하를 연기하면서, 정말 많은 게 무너졌지만 이 친구가 자기도 모르게 사람들 대하는 태도만큼은 다 놓지 않았구나 생각했다."
9부 장례식장 장면의 눈물 연기도 화제가 됐는데.
"대본에는 우는 걸로 나와있는데 준하로서 울고 싶지 않았다.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싫었고 눈물조차 머금고 싶지 않았다. 근데 혜자가, 사는 게 별거 아니지 않냐, 나는 내 인생이 애틋하다, 너도 네 인생이 애틋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 '사는 게 참 별거 아니지'라는 대사부터 여기서(가슴을 가리키며) 막 올라오는 거다. 미쳐 버릴 것 같았다. '애틋했으면 좋겠다'는 한마디에 무너져 버렸다."
드라마에 그려지는 20대의 아픔과 70대의 아픔, 어느 쪽에 더 마음이 쏠렸나.
"어느 쪽이라기보다, 사람은 똑같이 살아가는 것 같다. 제가 지금 20대라도 결국 그 순간이 올 것이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게, 6부에서 혜자가 하는 대사였다. 꿈에서 다시 젊어져 같이 행복하게 데이트하고 사라지기 직전에, 지금 이 순간 이 행복한 '기억'으로만 산다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 그 말이 너무 마음 아팠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사는 게 아니라 행복했던 순간만을 기억하며 산다는 것, 많은 생각이 들었다."
시청자에게 10부의 반전이 충격을 줬는데.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시놉시스를 보고 하고 싶었고, 감독님을 만나 궁금했던 점을 물어봤는데 속 시원하게 말해주셨다. 대본이 12부까지 나와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더 완성도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었다."
'눈이 부시게'는 대본만 아니라 촬영까지 2월 첫 방송 이전에 모두 마친 사전제작 드라마다. 촬영은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1월까지 진행됐다.
남주혁은 현장을 이끈 연출자 김석윤PD를 "제 인생 최고의 감독님"이라고 했다. "모든 배우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긴장감을 풀어줬다. 리허설 때도 아닌 거는 확실하게 아니라 말해주고, 잘한 건 너무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연기가 좋아도 자동차 소리 같은 게 들리면 못 쓰는 건데 그런 거 신경 쓰지 말라고, 카메라에 마이크가 나와도 다 지울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자신의 새로운 도전을 "뭘 안 하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아무 것도 안 하려고 한 것은 처음인데 방송 전까지는 너무 겁났다"고 했다.
뭘 안 하려고 했다니, 그럼 전작들은 어땠나.
"'연기'를 하려고 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분노, 슬픔 이런 게 있으면 카메라 앞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근데 살아가면서, 저를 돌아봐도 그렇고, 화가 나도 티를 안 내는 사람도 있고, 너무 슬픈데 안 울고 사람 없는 데 나가서 우는 사람도 있지 않나. 준하라면 감정을 숨기는 아이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정말 힘든 일이 있는 사람일수록 안 드러낸다는 생각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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